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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2화

섭섭함은 이미 그녀의 마음속에서 지워졌고, 심유진은 다시 마음을 가다듬었다.

'그녀는 그저 허태준이 부모님의 결혼 재촉에 대처하려고 데려온 존재에 불과했고, 그가 과거에 다른 여자와 무슨 일이 있었든 그녀와는 관계가 없었다.

허아주머니는 한편으론 안심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안타까웠다.

"유진아, 태준이 그 아이는......마음속으로 뭘 생각하든 간에 입밖으로 꺼내는 걸 좋아하지 않아서 종종 오해를 받고는 한단다. 네가 좀 더 감당해 주고 이해해 주렴. 만약 그 아이가 널 화나게 하는 일을 했다면 엄마가 대신 미안하다."

유진은 가벼운 미소를 지어 보이려 노력했다.

"그 사람은 절 화나게 한 적이 없는걸요. 저도 그이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요, 아니면 결혼도 하지 않았겠죠."

"그럼 다행이구나."

허아주머니는 그녀의 손을 다독이며 마음속으로 감탄했다.

'태준이가 이렇게나 속 깊은 아이를 만난 건 정말 그 아이의 복이야!'

**

얼마 지나지 않아 허태준과 허아주버님이 서재에서 돌아왔고, 문을 열자 심유진과 허아주머니 둘 다 자신의 방에 있는 것을 보고 그는 의외라고 생각했다.

"뭐 하세요?"

그는 눈썹을 찌푸리며 말했고, 어투로 보아 기분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내가 유진이를 네 방에 데려와 둘러보다가 네 어릴 적 얘기도 겸사겸사했단다."

허아주머니가 얘기했다.

허태준은 방안을 한 번 둘러보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또 제 물건을 멋대로 만지셨어요?”

"안 그랬어!"

허아주머니는 재빨리 부정했다.

"그냥 유진이한테 꺼내 보여주고 금방 다시 제자리에 돌려놓은 것뿐이야!"

허태준은 그녀의 행동이 마음에 안 든 듯 입을 꾹 다물었다.

"음......갑자기 네 아빠와 할 말이 있었다는 게 생각났다. 먼저 나가마, 둘이 잘 이야기 나누고, 싸우지 마!"

허아주머니는 허태준이 화를 낼까 무서워 핑계를 대고는 급히 나갔다.

심유진은 혼자 남아 허태준에게 할 말이 없어 그저 그를 바라만 보았고, 허태준은 방문을 닫고 나서 심유진한테 물었다.

"우리 엄마가 너한테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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