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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5화

허 씨네 부자는 원래 말수가 적었고 유진 또한 아직 편하지 않았기에 밥을 먹을 때 허아주머니의 말소리만 들렸다.

"태준이가 말해줬지? 좀 있다가 둘째 삼촌네 집에 가야 해."

"네."

"만약 몸이 안 좋으면 집에서 쉬렴, 태준이한테 챙겨달라 하고. 엄마 아빠만 가면 되니까."

지금 태준과 둘만 있는다는 건 매우 공포스러운 일이었다.

둘째 삼촌네 집에 가기 싫었어도 그녀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했다.

"전 괜찮아요,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

**

허태준의 둘째 삼촌 집은 그다지 멀지 않았다.

부근 지역에 살고 있었는데 차 타고 가면 10여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세 집안사람들이 다시 모였고, 이미 할 대화들을 다 나누자 무료함을 느껴 그들은 고스톱을 치기로 했다.

"한 명이 모자라네~소월이가 올래 유진이가 올래?"

셋째 아주머니가 말했다.

"유진이랑 노세요!"

소월이 주동적으로 자리를 비켜주었다.

"저는 저녁밥도 준비해야 하거든요~"

셋째 아주머니가 그 말을 듣더니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칭찬했다.

"소월이는 정말 현모양처야, 우리한테 직접 밥도 차려주고!"

그러자 정소월이 쑥스럽게 웃더니 말했다.

"모두 어렵게 모인 자리인데요, 직접 밥을 해서 먹어야 명절 느낌이 나죠!"

"아이고, 우리 집 승하가 소월이 같은 와이프만 얻으면 얼마나 좋겠어! 그러면 내가 죽어서도 안심하고 눈을 감을 거 같아!"

셋째 아주머니가 말하자 소월은 웃으며 대꾸했다.

"셋째 아주머니, 거기까지만 말씀하세요, 부끄러워요!"

"뭐가 부끄러워, 내가 말한 건 다 사실인데!"

셋째 아주머니는 유진을 힐끗 보더니 암시라도 하듯 이어서 말을 꺼냈다.

"요즘 젊은 여자애들이 밥을 할 줄 아는 게 적어! 하나같이 다 곱게 키워서 게으르거든!"

두 사람이 북 치고 장구 치는 걸 듣는 게 둘째 이모는 즐거웠지만 허아주머니와 유진은 별다른 반응이 없이 모두 한 귀로 듣고 흘렸다.

**

유진은 고스톱을 칠 줄 알았지만 잘 칠 줄 몰랐기에 완전히 앞의 세 명의 '고인물' 들의 상대가 아니었다.

얼마 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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