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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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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유진은 정 씨 일가를 욕하고는 더는 이 사건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았다.

하지만 정현철을 또 만나게 될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그날 심유진은 관례대로 아랫방을 순찰하고 있었다.

갑자기 몸 뒤의 어느 객방문이 열려 무의식적으로 고개를 돌리니 돌리기도 직전에 손이 그녀의 목뒤로부터 넘어와 자극성 냄새가 나는 젖은 걸레로 그녀의 코와 입을 틀어막았다.

심유진은 두어 번을 몸부림쳤으나 금세 기절하고 말았고, 그녀가 다시 깨어났을 때는 이미 호텔 옥상이었다.

그녀는 굵은 동아줄로 손발이 묶여 있었고, 입에는 천 쪼가리가 물려져 있었다.

정현철은 그녀의 앞에 서 있었다.

그는 여전히 깔끔한 옷을 입었지만 저번에 만났을 때보다 많이 수척해졌고, 마른 몸에 얼굴색도 어두웠으며 다크서클이 턱밑까지 내려왔다.

지금 이 몰골은 오히려 그의 실제 나이에 부합했다.

심유진이 눈을 뜬 것을 확인하자 그는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했다.

하지만 상대방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정현철은 점점 초조해졌고, 표정도 점점 흉악해졌다.

“씨발!”

그는 심하게 욕설을 퍼부으며 분풀이라도 하듯 심유진을 발로 걷어찼다.

그는 온 힘을 다해 걷어차 심유진은 한쪽으로 쓰러졌고, 어깨는 땅에 세게 부딪혔다.

다행히 다친 곳 은 여러 번 갈라졌던 오른쪽 어깨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너무 아파 얼굴을 찡그렸다.

정현철은 쪼그리고 앉아 그녀의 몸을 더듬으면서 뭔가를 찾았다. 그녀의 외투 주머니에서 그녀의 핸드폰을 찾아 꺼냈다.

“비밀번호!” 그는 그녀의 입안에 든 천 쪼가리를 빼내고 험상궂게 물었다.

심유진은 숫자를 댔다--눈앞의 상황에선 말을 듣는 편이 나았다.

안 봐도 심유진은 그가 누구를 찾는지 알 것 같았다.

아니나 다를까 30초후--

“허대표님 접니다. 정현철이요.”정현철은 포악하게 웃었다.”저를 기억하시죠?”

“기억하시다니 다행이네요.”

“심유진의 핸드폰이 왜 제 손에 있냐고요? 당연히 심유진 본인이 제 손에 있기 때문이죠.”

“저는 지금 로열 호텔 옥상에 있습니다. 그녀를 구하고 싶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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