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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9화

음력 1월 3일, 허아주버님과 허아주머니는 허아주머니의 처가에 가야 해서 아침 일찍 떠났다.

문을 나서기 전 허아주머니는 잊지 않고 문을 두드려 허태준에게 당부했다.“잊지 말거라. 오늘 너네 집으로 돌아가!”

허태준은 오후가 되어서야 옷을 갈아입고 심유진과 떠나려 했다.

심유진은 그와 합의를 보려 했다.“당신은 먼저 집에 가고 저는 호텔에 계속 있으면 안 되나요?”

“안돼.”허태준은 단칼에 거절했다.“이미 경주로 넘어왔으면 출장이 아니지. 호텔 측에서도 예외로 공짜 거처를 제공해 줄 수는 없어. 나랑 같이 있는 게 싫다면 나가서 집을 구하도록 해봐. 정을 생각해서 귀띔하나 해줄게. 로열 근처 동네는 월 이백만 원 정도 할 거야. 잘 생각하고 결정하도록 해.“

내키지 않았지만 심유진은 어쩔 수 없이 타협하기로 했다.

**

허태준의 경주에 있는 집은 대구 집과 같았고, 인테리어도 거의 똑같았다.

불현듯 심유진은 대구에 온 것만 같은 착각이 들었다.

그들은 각방을 썼다.

심유진이 머무는 객실은 금방 배치를 한 것이었기에 대부분 물건들은 전부 새것이었고, 금방 포장을 뜯은 듯한 냄새가 났다.

그녀는 생각할 힘조차 없었다.

밤을 새웠더니 지금 유일하게 하고 싶은 일은 잠을 자는 것이었다.

그녀가 막 침대에 눕자 정소월한테서 전화가 왔다.

전화기 너머로 정소월의 목소리가 들려오자 심유진은 조금 놀랐다.

전에 몇 번의 만남에서 그들 둘은 연락처를 교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소월은 물었다.”혹시 잠시 얘기할 시간이 있나요?“

심유진은 그녀와 얘기하기 싫었으나 거절을 한다면 쪼잔하게 보일 것만 같았다.

“어떤 얘기가 하고 싶으신 건가요?”

“태준이요.”정소월은 말했다.

그녀가 돌직구를 날렸기에 심유진도 겉치레로 얘기하고 싶지 않아졌다.”다른 여자와 제 남편에 대해 얘기를 하고 싶지 않네요.”

“심유진 씨. 태준이는 당신을 좋아하지 않아요. 당신과 결혼한 건 단지 결혼할 나이가 되어서예요.”정소월의 말투에는 우월감이 녹여져 있어 심유진은 화가 났다.

“무슨 이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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