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준은 몸을 숙이고는 그녀의 턱을 잡았고, 꽉 잡은 탓에 그녀의 입술까지 변형이 되었다.“몇 번을 말해, 허택양과 가까이 지내지 말라고!”그의 목소리는 싸늘했고, 목구멍에서 겨우 짜낸 듯했다.“알아듣지 못해?”그의 눈빛은 엄했으며 차가움이 흘러넘쳤다.심유진은 반발심이 생겨 그의 손을 뿌리치고 차갑게 노려보았다.“허택양 씨가 저한테 불리하게 행동한다고 했는데 허택양 씨랑 지내본 결과 저한테 어떠한 불리한 일도 하지 않았어요! 오히려 허태준 씨야말로 좋아하는 사람 때문에 제 생사에 관심이 없으셨죠.”허태준은 멍해 있다가 몸을 일으켜 웃으며 말했다.”까먹었네. 너는 항상 눈이 멀었지.”그는 가져온 점심을 침대 옆 책상에 놓고 말했다.”허택양과 친하게 지내고 싶으면 그렇게 해. 네 일에 내가 간섭을 못할 것 같네. 간섭하고 싶지도 않고.”그는 말을 하고는 떠났다.오후가 되어서 의사가 심유진에게 허태준이 그녀를 대신해서 퇴원 수속을 밟았으니 그의 조수가 와서 집으로 모시기를 기다리면 된다고 전했다. 허태준의 조수는 한 시간 후에 왔고, 여전히 저번에 봤던 그 사람이었다. 그는 성심성의껏 심유진의 짐을 정리했지만 유독 침대 옆의 장미만은 빼놓았다.그러자 심유진이 말했다.저것도 부탁드려요.”조수는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허 대표님께서 워낙에 꽃을 안 좋아하셔서요. 특별히 꽃은 집까지 가져오지 말라고 당부를 하셨어요.”“네.”심유진은 더 이상 말하지 않았다.그녀의 다리는 아직 낫지 않아 퇴원을 해도 침대에서 쉬어야 했다.병원과 유일한 다른 점은 위문을 오는 사람이 줄어든 것이다.심유진은 알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허태준의 진짜 목적이라는 것을.그런 심한 말을 내뱉었지만 그는 암암리에 그녀와 허택양을 갈라놓았다.허아주머니는 여전히 매일 심유진을 찾아와 각종 보신용 국물을 끓여다 주었다. 심유진은 고마웠지만 허아주머니에게 너무 많은 감정을 비출 수 없었다. 허아주머니도 허할아버지처럼 갑자기 그녀를 쌀쌀맞게 대할까 봐 두려웠다. 허택양은 그
심유진은 입을 삐죽거렸다.”집에 먹을 게 없어요.”이 라면 하나도 그녀가 금방 이사 왔을 때 허태준 몰래 산 것이었다. 그녀는 줄곧 그녀의 방에 숨겨놓았다.오늘에야 그 진가를 발휘하나 싶었는데 결국...괜히 좋아했다.“집에 먹을 것이 없으면 배달을 시키면 되잖아? 거실에서 한 발로 주방까지 뛰어왔으면 대문까지 몇 발 더 뛰어갈 수 있는 거지 않아? 움직이지 못하겠으면 엄마한테 전화를 해서 밥을 갖다 달라고 할 수도 있잖아!”허태준은 속사포처럼 말을 내뱉었고, 심유진은 멍해졌다.그녀는 한참 동안 반박할 말도 생각나지 않았다.“됐어요, 됐어요.”정소월은 그의 손을 잡고 말했다.”어쩌다 라면 한 번 먹는 것쯤은 괜찮아요.”허태준은 심유진을 노려보았지만 더는 말하지 않았다.심유진은 조리대를 짚고 앉으려 했지만 허리를 굽히자마자 허태준한테 뒷깃이 잡혔다.“또 뭘 하려고?”그는 짜증 나서 말했다.심유진은 바닥을 가리켰다.”쓰레기를 치우려고요.”“됐어.”그는 그녀를 한쪽에 밀어버리고 말했다.”몸이 그 지경인데 뭘 그렇게 신경 써. 나가서 기다려. 배달을 시키든지.”그가 일을 도맡아 한다니 그녀는 말리지 않았다.“그럼...고마워요.”그녀는 한쪽 다리로 힘겹게 앞으로 뛰어갔다. 정소월이 이를 보고 다가가서 부축하려 하였다.심유진은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됐어요. 제가 하면 돼요.”정소월은 돌아서서 아랫입술을 깨물면서 억울한 척 허태준을 바라보았다.허태준은 손에 일을 멈추고 긴 다리로 가서 심유진의 앞을 가로막았다.“소월이한테 사과해.”그는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얘기했고, 숨소리마저 차가움이 흘러넘쳤다.심유진은 넋을 잃었고, 마음속으로부터 밀려온 억울함은 정소월보다 적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내색하지 않았다.“죄송해요.”그녀는 정소월한테 말했다.정소월은 대인배인 척했다.”괜찮아요!”그리고는 허태준을 원망했다.”왜 사과하라고 했어요! 내가 뭘 어쩌지도 않았는데!”심유진은 그곳에 서서 둘의 사랑싸움을 보고 싶지 않아 더욱 빨리 뛰어갔고, 너무
심유진은 숨을 크게 들이마셨고,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혔다.그녀가 고개를 돌려 바라보자 정소월은 소파에 엎어졌고, 그녀의 한쪽 손은 마침 자신의 아픈 다리를 짓눌렀다. “죄송해요 죄송해요!”정소월은 두 손으로 소파를 짚으며 일어났다.그녀는 땅에 무릎을 꿇으며 황급히 다리에 붕대를 풀었다.아까 그 눌림은 너무 심해 정소월이 살짝 그녀의 다리를 스치기만 해도 심유진은 아파서 이를 악물 정도였다.허태준은 물건을 가지고 침실에서 나왔다. 정소월의 다급한 표정과 심유진의 하얗게 질린 얼굴을 보자 불안한 예감이 들었다.“무슨 일인데?”그는 낮은 소리로 물었다.심유진도 울지 않았는데 정소월이 먼저 눈물을 흘렸다.“죄송해요 죄송해요!”그녀는 계속 이 네 글자만 반복했고, 다른 말은 하지 못했다.그녀는 입을 틀어막으며 눈물을 흘렸고, 온 얼굴이 눈물 범벅이 되었다.심유진은 보다 못해 허태준한테 말했다.”휴지를 가져와서 닦아줘요.”허태준은 휴지를 연속으로 몇 장 뽑아 전부 정소월의 손에 쥐여줬다.“너는?”그는 머리를 숙여 심유진의 아픈 다리를 바라보고 물었다.”다리를 또 다친 거 아냐?”“똑똑하네요.”심유진은 힘겹게 웃어 보여 분위기를 만회하러 했지만 허태준은 그녀를 째려봤다. 그는 조심스레 그녀의 아픈 다리를 피한 채 그녀를 안아올렸다.“병원에 데려다줄게.”그는 큰 걸음으로 밖으로 나갔고, 정소월은 얼굴을 닦고 황급히 따라나섰다.“저도 같이 가요!”그녀는 차에서는 멀쩡했지만 응급실에 가서 의사가 상처에 대해 묻자 또 흑흑거리면서 울기 시작했다. 방안 사람들 모두 어안이 벙벙했다.“저 때문이에요...”그녀의 언어능력은 아까보다 많이 나아졌다.”일어설 때 중심을 못 잡아 심유진 씨의 몸에 넘어지면서 다리를 누르게 됐어요...”의사는 듣고 이마를 찌푸렸다.”골절 환자가 있다는 것을 알면서 이렇게 조심하지 않을 수가 있나요?”그의 말투는 그다지 엄숙하지 않았고, 책망이 조금 섞였을 뿐인데 정소월은 못 참겠다는 듯이 울면서 뛰쳐나갔다.허태준은 그
허태준은 이미 정소월을 잘 달랬고, 눈가는 빨갰지만 얼굴에는 눈물자국이 없어졌다.“병은 다 보였어?”허태준이 심유진에게 물었다.심유진은 고개를 끄덕이려 했지만 목이 굳어 움직일 수가 없었다.“네.”그녀는 입을 뻥긋했고, 입에서 입김이 나왔다.“의사가 뭐래?”“또 찢어졌대요. 의사가 다시 고정해줬 어요.”심유진은 상처가 더 심해졌다는 말을 도로 삼켰다.정소월은 입을 삐죽했다. 눈가에는 또 눈물이 아른거렸다.“다 제 잘못이에요...”“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잖아.”허태준은 부드럽게 위로해 줬다.정소월이 다시 평온해지자 심유진은 말했다.”갈까요? 얼어 죽을 것 같아요.”허태준은 그제야 그녀가 얼마나 얇게 입었는지를 알아챘다.그는 입을 오므렸고, 정장 외투를 벗어 그녀에게 덮어주었다.딱딱한 재질에도 그의 체온이 남아있었으며 담담한 박하 향도 났다.심유진은 마다하지 않고 그의 외투를 더욱 꽉 잡았다.정소월은 뒤에서 원망스러운 눈으로 그들을 바라보았다. **허태준은 먼저 정소월을 집까지 데려다주었다. 그녀는 새 아파트에 살고 있었고, 심유진이 저번에 갔던 허태준의 둘째 삼촌 집과는 다른 곳이었다.허태준은 그녀의 집 아래에 차를 세워 두었고, 정소월이 내릴 때 허태준도 같이 내렸다.유진은 뒷좌석에 누워 그들 둘이서 차 밖에서 얘기하는 모습을 바라보았다.“바래다줄까?”허태준은 물었다. 정소월은 고개를 저었고, 턱으로 차 안을 가리키며 말했다.””심유진 씨 혼자 차 안에 있는 건 안전하지 않아요. 얼른 같이 돌아가요.” “그래.”허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내일봐요~”정소월은 그들에게 손을 흔들고는 웃어 보였고, 돌아서서 아파트 안으로 걸어 들어갔다.허태준은 제자리에 서서 정소월이 들어간 후 위쪽을 바라보았다.길옆에 어두운 불빛을 빌어 심유진은 그의 턱선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눈가에 스쳐 지나간 어두운 빛을 보았다.정소월 앞에서 다정스러웠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심유진은 점점 더 그를 이해할 수 없었다. 돌아가는
정소월이 그녀의 다리를 짓누른 탓에 심유진의 휴가는 무한정으로 연장되었다.하지만 화로 인해 복을 얻는다 하였는가, 허태준은 더는 정소월을 데려오지 않았다.심유진은 가만히 앉아있지 못하는 성격이라 집에 가만히 앉아 티비를 보고 핸드폰을 노는 것 외에는 다른 할 일이 없어 불편하기 그지없었다.허아주머니가 날씨가 좋을 때마다 그녀를 데리고 집 아래를 산책하지 않았으면 그녀는 무료해서 죽어버렸을 것이다.이날 점심 후 허아주머니는 심유진을 데리고 집 아래 광장에서 광합성을 하고 있었다.이 시간에는 광장에 아이들을 데리고 산책 나온 노인네들뿐이었다. 심유진 나이대의 젊은이들은 거의 볼 수가 없었다.허아주머니도 다른 분들과 자주 만나 안면이 터 앉아 있을 때 얘기도 할 수 있었다.“친딸이에요?”옆에 앉은 아주머니가 심유진을 가리키며 허아주머니에게 물었다.허아주머니는 웃으면서 대답했다.”며느리예요. 친딸처럼 친해요.”심유진은 가슴이 따뜻해졌고, 햇볕을 쬐는 것보다 더 좋았다.“네.”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였고, 허아주머니와 집안 얘기를 더 나누었다.십여 분이 지나 핑크색 패딩을 입은 여자아이가 바람처럼 아주머니 앞으로 달려와 거친 숨을 내쉬면서 소리쳤다.”할머니 나 목말라!”아주머니는 보온병을 열어 아이에게 건넸다.”뜨거우니까 천천히 마셔!”물을 마시자 아이는 또 바람처럼 뛰어갔고, 다른 아이들과 광장 중심에 있는 미끄럼틀을 기어올라갔다.아주머니는 아이한테서 눈을 떼지 못했고, 안전하게 올라간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보온병을 다시 가방에 넣었다.허아주머니가 물었다.”애들을 혼자 보세요?”아주머니는 대답했다.”네. 애 아빠랑 엄마가 다 바쁘기도 하고 계속 외지로 출장을 가게 되어서 애를 볼 시간이 아예 없어요. 집에 도우미를 부르자니 뉴스에 도우미가 애들을 학대한다고 나오잖아요! 그래서 제가 볼 수밖에요. 그래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유치원에 가니까 거기는 선생님이 돌봐주잖아요. 저는 주말 이틀만 좀 고생하면 돼요.”“네.”허아주머니는 고개를 끄덕였
허 아주머니는 일이분을 머뭇거리다가 조심스레 심유진한테 물어보았다.”유진아,너랑 태준이, 언제 애를 가질 생각이니?”그리고는 급급히 설명하기 시작했다.” 나는 너희들이 빨리 애를 가지라는 게 아니야.오해는하지 말고!그냥 궁금해서 물어보는 거야. 그때 가서 미리 준비라도 할 수 있게.”허 아주머니의 모습은 심유진까지 미안하게 하였다.“그게...태준씨랑 의논한 적이 없어서요.”심유진도 심유진이지만 그녀와 허태준은 각자 필요한 것만 가져가는 계약결혼을 한 사이일 뿐이였다. 애시당초 아기를 가질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이런 말은 허 아주머니와 말씀 드릴수는 없어서 미루었을 뿐이다.허 아주머니는 실망스레 손을 비볐다.”그래.” **허 아주머니는 오늘 여기에서 오래 머물렀다.평소대로라면 해볕을 쪼이고는 돌아가셨는데 지금은--심유진은 주방에서 바삐 움직이는 사람을 보고 불안해졌다.다른 게 아니라--허태준이 또 정소월을 데리고 올가봐여서였다.다른 때에 정소월을 집에 데려오는 것은 괜찮았다--자기 세뇌를 거친 후 심유진은 더 이상 그들 둘 사이의 친밀함 때문에 질투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가지 않았다. 하지만 오늘은 허 아주머니가 계시는데 만일 서로 마주치기라도 한다면...그녀는 생각조차 하기 싫었다.여기까지 생각하니 그녀는 허태준한테 문자를 보냈다.” 오늘 어머님이 집에 오셨어요.저녁 드시고 가실 건가 봐요.”허태준은 간단하게 답장했다.”OK”표정만 하나 보냈다. **아마도 허아주머니가 계셨기 때문인지 허태준은 평소보다 일찍 돌아왔다.“오늘은 퇴근이 빠르구나.”허아주머니는 문을 열자마자 허태준을 봐서 놀랐다.“유진이가 와계신다고 하길래 같이 밥 먹으려고 일찍 돌아왔어요.”허태준은 이쁜 말을 했다.허아주머니는 그의 얼굴을 만지면서 칭찬했다.”역시 내 아들이야!”허태준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었다.심유진은 소파에 앉아 그들 모자의 행동을 바라보았다. 얼굴에는 무심결에 웃음꽃이 피었다.“유진아 태준이 왔다. 밥 먹자~”허 아주머
허태준은 심유진을 주방까지 안고 왔다. 그리고 그녀를 그녀의 자리에 올려 놓았다.사실 그의 집 주방에는 누구의 자리라는 것이 없었다. 다들 앉고 싶은 대로 앉았었다. 하지만 허 아주머니는 소녀같은 마음이 있으신 분이라 원래는 귀찮아서 간섭하려 하지 않았지만 매일 이리로 오시니 많은것들이 눈에 거슬리기 시작했다.제일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바로 아무 포인트도 없는 가구들이었다.집안에 더 사람 냄새가 나게 하기 위하여 많은 장식품을 샀다. 집안 곳곳에서 허 아주머니의 장식품들을 볼 수 있다.허태준의 집에 책상과 걸상은 모두 목재였다. 여름에는 편안했지만,겨울이 되면 추웠다.허 아주머니는 의자마다 털이 보들보들한 애니 의자 방석을 깔아놓았다.그리고는 매개인의 자리까지 규정하였다.심유진은 토끼,허태준은 곰,허 아주머니 자신은 허 아저씨가 절대 기르지 못하게 하는 고양이였다.허태준은 집안의 변화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어머니가 꾸미신 것이니 그는 원망할수가 없었다.심유진은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이런 것들을 배치하면서 허 아주머니와 관계가 더욱 돈독해졌다.허 아주머니는 일찌감치 저녁 준비를 끝마쳤다. 허태준을 기다리기 위해 음식이 식지 말라고 반찬마다 반찬 덮개를 덮어놓았다.허태준은 일일이 반찬 덮개를 열고 밥을 퍼담기 시작했다.허 아주머니의 자리는 주방과 마주하고 있어 두 손으로 턱을 받치고 웃음기 가득한 얼굴로 주방에서 움직이는 허태준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시름이 놓였다.“우리 태준이가 사람을 참 잘 챙겨.”허 아주머니는 심유진을 향해 눈을 찡그렸다. “마누라가잘 가르쳐준 덕분이지.”심유진은 고개를 숙였다.얼굴은 빨개졌다.그리고는 허태준을 위해 변명을 했다.”태준씨는 늘 사람을 잘 챙겼어요.”“너라서 그래.”허 아주머니는 입을 삐죽거렸다.그리고는 다른 얼굴을 하고는 화가 나서 말했다. “예전에 집에 있을 때 이런 일은 다 하인을 시켰지.”허태준은 밥 두 공기를 가져왔다.그리고는 심유진과 허 아주머니 앞에 놓았다.그는 차갑게 허
저녁을 먹고 나서도 허 아주머니는 떠날 생각이 없었다.심유진이 휴양을 해야 하므로 매일 밤 여덟 시 반이면 침대에 올라가서 잤다. 1분이라도 늦으면 허태준이 화를 냈다.그녀가 눕자 허 아주머니는 티비를 껐다. 빈 옆자리를 툭툭 치면서 허태준을 향해 손을 까딱했다.”와서 앉아. 엄마가 할 얘기가 있어.”허태준은 의혹스러워하며 가서 앉았다.“왜요?”“너랑 유진이 언제 아기를 가질 거니?”허 아주머니는 직접적으로 물었다.허태준은 아무 심리 준비도 없어 멍하니 있다가 대답했다. “ 저희는 애를 안 가질 거예요.”이것은 엄숙한 분위기였고 신중한 대화였다.그는 좀 더 기다렸다가, 가족들이 심유진을 받아들이면 그때 얘기하려고 했다.그때 가서는 그들이 불만족스러워도 그더러 심유진을 포기하라고 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하지만 허 아주머니가 갑자기 이 얘기를 꺼낼 줄 몰랐다.그는 허 아주머니를 속이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허 아주머니가 이 때문에 심유진한테 의견이 생기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제가 원하지 않아요.” 그는 책임을 전부 자신한테 돌렸다.“왜?!”허 아주머니는 놀랐다.”네가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아니?!”“알고 있어요.” 허 아주머니의 격동에 비해 허태준은 평온하였다.“저는 애들이 싫어요.”그는 말했다. ”너무 시끄러워요.”“너는 아직 너무 어려!” 허 아주머니는 머리를 저었다.”니 아버지도 옛날에 너랑 같은 생각이었어. 애들이 시끄럽고 장난쳐서 머리가 다 커지겠대! 하지만 너처럼 극단적이진 않았지. 나랑 상의를 해서 늦게 애를 갖자고 했지. 나는 동의하는 척하고 나중에 바늘로 콘돔에 구멍을 내서 너를 가졌어. 니가 갖 태어났을 때는 원숭이처럼 못생겨서 나도 네가 눈에 들어오지 않았어. 하지만 너희 아버지는--”무슨 생각 했는지 허 아주머니는 푸흡하고 웃었다.”매일 니 침대 옆에서 지키고 있었지. 니가 울면 바로 안아서 달랬어. 너보다 더욱 인내심 있었지! 젖 먹이는 건 할수가 없으니,기저귀를 갈고 목욕을 시켜주고 재우고 하는 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