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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화

심유진은 입을 삐죽거렸다.”집에 먹을 게 없어요.”

이 라면 하나도 그녀가 금방 이사 왔을 때 허태준 몰래 산 것이었다. 그녀는 줄곧 그녀의 방에 숨겨놓았다.

오늘에야 그 진가를 발휘하나 싶었는데 결국...

괜히 좋아했다.

“집에 먹을 것이 없으면 배달을 시키면 되잖아? 거실에서 한 발로 주방까지 뛰어왔으면 대문까지 몇 발 더 뛰어갈 수 있는 거지 않아? 움직이지 못하겠으면 엄마한테 전화를 해서 밥을 갖다 달라고 할 수도 있잖아!”허태준은 속사포처럼 말을 내뱉었고, 심유진은 멍해졌다.

그녀는 한참 동안 반박할 말도 생각나지 않았다.

“됐어요, 됐어요.”정소월은 그의 손을 잡고 말했다.”어쩌다 라면 한 번 먹는 것쯤은 괜찮아요.”

허태준은 심유진을 노려보았지만 더는 말하지 않았다.

심유진은 조리대를 짚고 앉으려 했지만 허리를 굽히자마자 허태준한테 뒷깃이 잡혔다.

“또 뭘 하려고?”그는 짜증 나서 말했다.

심유진은 바닥을 가리켰다.”쓰레기를 치우려고요.”

“됐어.”그는 그녀를 한쪽에 밀어버리고 말했다.”몸이 그 지경인데 뭘 그렇게 신경 써. 나가서 기다려. 배달을 시키든지.”

그가 일을 도맡아 한다니 그녀는 말리지 않았다.

“그럼...고마워요.”그녀는 한쪽 다리로 힘겹게 앞으로 뛰어갔다. 정소월이 이를 보고 다가가서 부축하려 하였다.

심유진은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

“됐어요. 제가 하면 돼요.”

정소월은 돌아서서 아랫입술을 깨물면서 억울한 척 허태준을 바라보았다.

허태준은 손에 일을 멈추고 긴 다리로 가서 심유진의 앞을 가로막았다.

“소월이한테 사과해.”그는 아래를 내려다보면서 얘기했고, 숨소리마저 차가움이 흘러넘쳤다.

심유진은 넋을 잃었고, 마음속으로부터 밀려온 억울함은 정소월보다 적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내색하지 않았다.

“죄송해요.”그녀는 정소월한테 말했다.

정소월은 대인배인 척했다.”괜찮아요!”그리고는 허태준을 원망했다.”왜 사과하라고 했어요! 내가 뭘 어쩌지도 않았는데!”

심유진은 그곳에 서서 둘의 사랑싸움을 보고 싶지 않아 더욱 빨리 뛰어갔고,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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