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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4화

허 아주머니가 간 후 허태준은 홀로 거실에 오래 앉아 있었다.

그는 당연히 허 아주머니가 한 말이 홧김에 한 말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와 진짜로 관계를 끊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허 아주머니는 허태준이 말을 듣지 않으면 심유진을 꼬드길 것이다.

그는 심유진과 미리 얘기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

이튿날 아침, 아침을 먹으면서 허태준은 심유진을 찔러보았다. ”요 며칠 어머니가 아이를 낳으란 얘기를 꺼낸 적이 있어?”

심유진은 놀랐다. ”태준 씨와도 얘기하셨어요?”

“응.” 허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어떻게 얘기했어요?”심유진은 급급하게 물었다.

어제 아무 말도 안 했으니 망정이지 허태준의 이유와 맞물리지 않다면 어머님이 의심하실것이다.

“애를 안 좋아하니 안 갖겠다고 했어.” 허태준은 말했다.

심유진은 더 놀랐다.

아무리 생각해도 허태준이 모든 것을 감당할 줄은 몰랐다.

그녀는 그의 용기에 박수라도 날리고 싶었다.

“어머님이 뭐라세요? 타협하셨어요?”

“아니.” 허태준은 뜨거운 김이 나는 커피를 들고 한 모금 마셨다.” 내가 말을 듣지 않으니 너를 꼬드기려 할 거야. 아무튼 뭐라 하든 내가 아이를 안 갖겠다고 했다 그래. 너도 날 설득하지 못했다고.”

심유진은 머그잔을 잡았다. 따뜻한 우유의 온도는 머그잔을 통해 그녀의 손바닥에 닿았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나요?” 그녀는 그의 방식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차피 이혼 할건데 몇 년 지나서 아이를 갖는다고 하지... 그럼 지금부터 화를 내시진 않을 거아니예요.”

“내가 말했지--”허태준은 그녀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았다. 날카로운 눈빛에는 경고가 숨어있었다. ”이혼 하지 않을 거야. 너도 이런 생각을 더는 하지 마.”

“칫.”심유진은 말했다.”좋아하는 사람이 아직 이혼을 안 했기 때문이잖아요? 태준씨가 이혼을 안 한다면 한평생 그 사람을 붙잡고 명분 하나 안 줄 건가요?”

허태준은 그녀와 이런 화제를 토론하기 싫었다.

그는 컵에 남은 마지막 한 모금 커피를 다 마셨다. 혀도 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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