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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8화

아기 고양이는 심유진의 품을 떠나자 불안해 보였다. 낯선 환경에서 심유진의 모습도 보이지 않으니 고양이는 쏘파 구석에 몸을 숨기고 울기만 했다.

바들바들 떠는 고양이를 보며 허태준은 그날 응급실에서 기다리고 있던 심유진이 떠올랐다. 그는 저도 모르게 고양이를 품에 안았다. 작은 몸이 따뜻한 온기를 내뿜으며 허태준의 손을 덥혀줬다. 허태준은 심유진의 행동을 따라 하며 천천히 고양이의 머리를 쓰다듬어 줬다. 허태준은 불과 몇 분 만에 이 작은 존재로 인해 자신의 마음도 많이 따뜻해졌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또 그는 저도 모르게 심유진과 고양이가 겹쳐 보였다. 어쩌면 고양이를 남겨주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심유진은 최대한 빠른 속도로 샤워를 마치고 거실도 뛰어나왔다. 하지만 거실은 걱정과는 달리 매우 평온한 모습이었다. 허태준은 TV채널을 이리저리 넘기고 있었고 고양이는 이미 잠들어 있었다.

“사고 안 쳤죠?”

심유진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안쳤어.”

허태준의 대답에 심유진은 그제야 안심했다. 심유진은 조심스레 고양이를 들어 올리고 케이지에 넣은 다음 나지막한 목소리로 잘 자라고 인사해 줬다.

“저도 들어가서 잘게요.”

“그래.”

심유진이 방문을 열려는 찰나 허태준이 말했다.

“그렇게 돌려보내기 싫으면 그냥 남겨둬도 돼.”

“뭐라고요?”

심유진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허태준은 TV를 끄고 다시 한번 얘기했다.

“맨날 심심하다고 귀찮게 굴까 봐 그러는 거야.”

“대신...”

“나 결벽 심한 거 알지.”

심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리 집에서 털 한 가닥도, 아무런 배설물도 보고 싶지 않으니까 알아서 잘해.”

“그럼요! 제가 꼭 잘 챙길게요!”

심유진이 기뻐하며 대답했다.

“그러던지.”

허태준이 말했다.

다음날, 허태준 어머니는 고양이가 아무 탈 없이 쏘파에서 자고 있는 모습을 보고 조금 놀랐다. 자기 아들 성격이라면 이미 고양이를 죽이고도 남았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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