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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5화

모두가 와서 싸움을 말렸다. 어머니는 허태준을 매섭게 노려보다가 결국 손을 놓았다. 심유진은 방금 어떤 상황이 벌어졌는지 몰라 그냥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했다. 허태준은 어머니의 손을 뿌리치고 심유진 옆의 빈자리에 앉았다.

“봐요, 당신 조카예요.”

심유진이 지안이를 보여주며 말했다. 허태준은 지안이를 유심히 들여다보더니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못생겼어.”

아이 엄마가 앞에 있는데 이런 말을 하는 허태준 때문에 심유진은 당황해서 다급히 정은결에게 사과했다.

“죄송해요, 태준 씨는 그런 뜻이 아니라...”

정은결도 몹시 당황했다. 정확히 말하면 불쾌했다. 하지만 상대가 허태준이었기에 기분이 나빠도 얘기할 수 없었다.

“괜찮아요, 원래 신생아 때는 다 못생겼거든요. 저랑 애 아빠도 못생겼다고 막 놀리고 그랬어요.”

심유진은 당연히 이게 예의상 하는 말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하지만 허태준은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눈치 없이 말을 보탰다.

“봐, 친부모도 못생겼다 하는 거 보면 진짜 못생긴 거네.”

정은결은 이제 표정 관리도 하기 힘들었다. 심유진은 마음속으로 허태준을 욕하며 눈짓으로 그만 말하라고 눈치 줬다.

“지안이가 얼마나 예쁜데요.”

심유진이 지안이를 바라보며 얼굴을 살살 쓰다듬었다.

“이 눈을 좀 봐요. 똘망똘망하니 얼마나 예뻐요. 피부는 또 얼마나 좋고요! 크면 무조건 여자아이들이 환장하는 미남일걸요.”

심유진은 예의상 말한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그 진심 어린 눈빛을 보며 허태준은 지금 심유진 품에 있는 아이가 우리 둘의 아이였으면 어땠을까 하는 상상을 했다. 그런 기대를 하니 저도 모르게 심장이 뛰었다. 어머니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카메라에 담았다. 아이를 안 좋아한다고 했던 말을 허태준이 언젠가는 후회할 거라 생각하며 어머니는 득의양양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정재하와 심연희가 떠나려고 할 때 그들은 다급히 들어오는 허태준을 마주쳤다. 심연희는 더 이상 발걸음을 옮길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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