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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9화

“우리 엄마 화나신 거 안 보여?”

정재하의 말투가 매우 차가웠다.

“당연히 보이지!”

“근데 언니랑 대화가 아직 안 끝났어. 난 못 가.”

“너 이게 어떤 자리인지 알기나 해? 근데 너희 언니랑 있었던 일을 왜 여기서 해결하려고 하는 거냐고.”

정재하는 이쯤 되니 심연희가 단순한 건지 멍청한 건지 헷갈렸다.

“좀 눈치 있게 행동할 수는 없어?”

정재하는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고는 당황해서 그대로 굳어버렸다. 당황한 건 심연희도 마찬가지였다. 지금까지 정재하는 한 번도 자신에게 언성을 높인 적이 없었다.

“지금 나한테 소리 지른 거야?”

심연희의 눈에 눈물이 고이자 정재하도 금방 마음이 약해져 그녀를 품에 안고 달랬다.

“미안해, 일부러 그런 건 아니야. 요즘 스트레스받는 일이 많아서 순간 욱했나 봐.”

그의 스트레스는 모두 부모님에게서 온 것이었다. 그들은 한 번도 심연희와의 교제를 인정해 준 적이 없었다. 게다가 정재하가 하고 있는 사업도 위기가 가득했다. 부모님 몰래 투자했던 항목들을 모두 손해를 봤고 저축해 놓은 돈도 곧 바닥을 드러내기 일보 직전이었다.

그런데 심연희는 계속 자신이 데리고 있는 bj들에게 선물을 보내달라 하고 명품 옷이며 가방을 사달라고 졸라대니 돈이 남아날 리가 없었다. 하지만 이 사실을 심연희에게 털어놓기에는 자신이 너무 무능력해 보일 것 같았다.

심연희는 한참을 울고는 겨우 진정했다. 정재하는 심연희에게 맹세했다.

“내가 꼭 언니랑 만날 수 있게 도와줄게.”

심연희가 떠났지만,분위기는 원래대로 돌아오지 않았다. 아무리 화제를 돌리려고 해도 다들 억지로 맞춰주기만 할 뿐 저도 모르게 심유진을 힐끔힐끔 쳐다봤다. 하지만 다행인 건 허태준 어머니가 심유진을 대하는 태도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정재하 부모님은 심유진을 찾아와 사과까지 건넸다.

“우리 아들이 데려온 손님인데 당연히 저희가 사과해야죠.”

심유진은 그들을 탓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누가 봐도 그들 역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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