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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8화

사람들은 이런 가정사를 듣기 좋아하기 마련이다. 다들 하던 얘기를 멈추고 이쪽을 주목했다. 따가운 시선이 등 뒤로 느껴졌다.

“이 일은 나중에 얘기하자.”

심유진이 간신히 화를 참으며 말했다.

“오늘은 기쁜 자리니까 이런 일로 흥을 깨지 않는 게 좋을 것 같네.”

하지만 심연희는 그런 걸 신경 쓸 사람이 아니었다. 심연희는 심유진이 찔리는 구석이 있어서 그러는 줄 알고 계속 말을 이어 나갔다.

“이런 자리 아니면 언제 언니를 만날 수 있겠어? 전화도 안 받고 문자도 안 받고 집에 찾아가도 문도 안 열어주고.”

또 눈물을 흘리려는 심연희를 보며 심유진은 어쩔 수 없다는 듯 타협했다.

“그래, 굳이 얘기하고 싶은 거면 다른 사람들한테 피해 주지 말고 나가서 얘기하자.”

“왜 그래야 돼? 그냥 다들 듣는 데서 시시비비를 가리면 되지.”

심연희는 오늘 꼭 심유진이 시어머니의 친척들 앞에서 망신당하는 꼴을 보고 싶었다. 심유진이 시어머니에게 사랑받는 모습도 꼴 보기가 싫었다. 정재하의 부모님이 자신에게 대하는 태도를 생각하면 심유진에 대한 미움이 더욱 커졌다.

“무슨 시비를 가린다는 거지?”

정적 속에서 허태준 어머니가 입을 열었다.

“아가씨, 여기가 법원도 아니고 누구도 가정사를 해결해 줄 수 없어요.”

허태준 어머니가 나서서 얘기하자 심연희는 당황했다. 그냥 심유진이 시어머니와 사이가 악화되기를 바랐을 뿐 자신이 안 좋은 인상을 남기게 되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심연희는 아직도 자신이 그 집 며느리가 되는 날을 바라고 있었으니 말이다.

“죄, 죄송합니다.”

심연희가 얼른 사과했다.

“제가 너무 흥분해서 아무 소리나 막 했네요.”

심연희가 불쌍한 표정을 하며 말했다. 어머니는 한평생 심연희 같은 인간들을 많이 봐왔었다.

“정 사모님.”

허태준 어머니가 뒤에 숨어있던 정재하 어머님을 불렀다.

“미래에 집안 며느리가 될 애인데 좀 관리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남 잔치에 와서 뭔 행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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