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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9화

어머니는 냉장고 문을 열고 달걀을 꺼내려고 하다가 한참을 냉장고를 바라보기만 하더니 심유진에게 물었다.

“어제 케이크는 다 먹었어?”

“아니요.”

심유진이 휠체어에 탄 채 냉장고 쪽으로 가까이 다가갔다.

“한 조각만 먹고 냉장고에 넣어뒀어요. 어제 태준 씨가 저녁을 안 먹고 들어와서 아마 조금 먹었을걸요.”

“그럼 남은 건?”

어머니가 냉장고 문을 활짝 열어 확인했다. 케이크를 제외하고는 냉장고 안의 모든 재료가 어제 그대로였다. 심지어 쓰레기통에서조차 케이크의 잔해를 찾지 못했다. 이 미스터리는 허태준이 집에 돌아와서야 풀렸다.

“케이크? 내가 먹었어.”

“다 먹었다고요?”

심유진이 놀라서 물었다. 허태준은 고개를 끄덕였다.

“무슨 문제라도 있어?”

“아니요, 그건 아니지만... 느끼하지 않았어요?”

심유진은 단 걸 좋아하는 사람이었지만 이런 그녀에게도 그 케이크는 한 조각만 먹어도 느끼했다. 게다가 허태준은 디저트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모르겠던데? 배고팠나 보지 뭐.”

그리고 그다음 날, 심유진은 전날에 만들어서 넣어둔 에그타르트 6개가 또 깔끔하게 사라진 걸 발견했다. 역시나 허태준이 먹은 것이었다.

“저녁 먹었다고 하지 않았어요?”

”배가 안 불러서.”

세 번째 날도, 네 번째 날도... 상황은 여전히 똑같았다. 나중에 심유진은 아예 디저트를 만들고 냉장고에 넣어두는 게 아니라 식탁에 올려뒀다. 이러면 허태준이 재차 가열하지 않아도 되니까 말이다.

허태준 어머니는 매일 찾아와서 심유진에게 베이킹을 가르쳐주는 동시에 허태준이 고양이에 대한 태도도 물어봤다.

“태준이는 고양이랑 잘 지내?”

“나쁘지 않아요.”

심유진은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었다. 적어도 허태준은 이제 고양이를 던져버리겠다느니 하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냥 가깝게 지내지 않을 뿐이었다.

어머니는 이 대답에 매우 만족했다. 다음 단계를 진행해도 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토요일 저녁에 다른 일정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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