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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7화

“이미 시간도 늦었으니까, 내일이 되어야 고양이를 돌려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럼...”

심유진이 손을 꼼지락 대면서 말했다.

“오늘 밤만 같이 놀아도 될까요?”

심유진의 조심스러운 말투에 기대가 잔뜩 묻어있었다. 허태준은 고양이를 심유진 품에 안겨줬다.

“딱 오늘 밤까지만 이야.”

“만약 얘가 집을 더럽히기라도 하면 바로 던져버릴 거야.”

“그럴 리가 없어요!”

심유진이 고양이를 품에 감싸며 말했다. 허태준이 일어나더니 주머니에 손을 넣으며 물었다.

“저녁은 먹었어?”

“먹었어요.”

심유진이 고양이를 쓰다듬으며 건성으로 대답했다.

“점심에 어머님이 가져온 반찬이 좀 많더라고요. 저녁에 마저 데워 먹었어요.”

“그럼 나는?”

갑작스러운 질문에 심유진이 당황했다.

“네?”

“난 뭐 먹냐고.”

심유진은 그제야 허태준이 먹다 남은 반찬을 또다시 먹는 걸 싫어한다는 게 생각났다.

“음...”

심유진이 잠시 고민하다 말했다.

“냉장고에 얼마 전에 어머니가 보내준 만두도 있고 제가 만든 케이크도 있어요.”

“직접 만든 케이크라고?”

허태준이 조금 흥미를 느끼는 것 같았다.

“네, 어머니가 어제 가르쳐준 대로 해봤는데 맛이 괜찮더라고요. 단거 싫어하면 조금만 잘라서 먹어봐요.”

심유진은 자신의 솜씨에 자신이 있었다. 허태준은 바로 주방으로 들어갔지만 한참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심유진은 허태준이 뭘 하는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모든 신경이 눈앞의 이 귀염둥이한테 팔려있었기 때문이었다.

“앞으로 함부로 돌아다니면 안 돼. 알겠지?”

심유진이 손가락으로 고양이를 톡톡 치면서 혼을 내는 척했다.

“아까 내가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고양이는 그 말을 알아듣기라도 한 듯 손가락에 머리를 비비며 애교를 부렸다. 심유진은 그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며 점점 더 돌려보내기 싫어졌다.

반 시간 정도가 지나서야 허태준이 거실로 나왔다. 심유진은 여전히 고양이한테 정신이 팔려 허태준 쪽을 쳐다보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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