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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심연희의 꿈은 아름다웠고 존중해 줄 만했다. 하지만 모든 걸 포기하고 대구에서 다시 시작하겠다는 결정은 조금 충동적인 것 같다고 심유진은 생각했다. 심연희는 평생을 편안한 환경에서 지내왔기에 실패나 좌절을 겪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서 취직을 어린애들 장난정도로 가볍게 생각하는 것 같았다.

“일자리는 그렇게 쉽게 구할 수 있는 게 아니야. 특히 너 같은 인턴은 회사경험도 많지 않아서 큰 회사에 들어가기는 힘들어.”

심연희는 대수롭지 않아 했다.

“친구한테 부탁해서 일자리 좀 알아봐 달라고 하면 돼. 나 친구도 많고 다들 직장도 다양하거든. 그리고 그냥 나 자신을 시험해보고 싶은 거라 월급 같은 면에서 요구도 높지 않아.”

심연희가 이렇게까지 결심을 내렸다니 심유진도 더 이상 말릴 수가 없었다. 나중에 현실을 직면하면 자연스럽게 포기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어쩌면 끝까지 견지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뭐가 됐든 이건 심연희의 인생이기에 심유진과는 큰 상관이 없었다.

“늦었으니까 얼른 씻고자.”

심유진이 그만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심연희가 그녀의 손을 잡았다.

“언니.”

심연희가 불쌍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

“나 대구에 남으면 언니랑 같이 살면 안 돼?”

심유진은 이 말만을 기다렸다. 애석하게도 심연희는 아직 심유진을 잘 알지 못했다.

“최대로 일주일까지만 여기서 지내게 해 줄게. 일주일 뒤에도 직장도 집도 못 구하면 그냥 경주로 돌아가. 독립하겠다는 꿈 그때는 접고 그냥 계속 공주님으로 살아.”

심연희는 머뭇거리다가 결국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어.”

심연희가 심유진의 집에 머물 동안 심유진은 매우 바빴기에 심연희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그냥 가끔 집에 있을 때 밥을 차려줬고 그 외의 시간에는 모두 심연희 혼자 시켜 먹거나 사 먹는 방식으로 끼니를 해결했다. 정재하는 수시로 심유진에게 전화를 걸었다. 처음에는 사과를 했고 그다음부터는 심연희의 근황을 물었다. 그는 자신을 바짝 낮추며 심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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