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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집안에서 계속 상황을 지켜보던 여인이 그 말을 듣고 휴대폰을 들었다. 남성은 손에 들었던 문서들을 팍 땅바닥에 내팽개치고는 문을 쾅 닫았다. 심유진이 제때에 뒤로 물러났기에 망정이지 부딪혔으면 어디 하나쯤은 부러졌을 것이다. 심유진은 다시 문을 두드리지 않고 문서들을 주은 후 조용히 서서 경찰들이 오기를 기다렸다. 그녀는 경찰이 두렵지 않았다. 오히려 빨리 와서 도대체 어떻게 된 상황인지 진상 규명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었다. 20분쯤 지나서야 경찰 두 명이 느릿느릿 집 앞으로 왔다. 그 둘은 심유진을 힐끗 쳐다봤다. 비록 그녀가 신고 내용 중의 “주거지에 침입한 여성 사기꾼”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너무 덤덤한 모습에 또 아닌가 싶기도 했다.

“집주인분이신가요?”

“제가 집주인인데요. 안에 모르는 분이 살고 계셔서요.”

심유진이 벨을 눌렀다.

“자초지종을 잘 조사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누구랑 이 집을 계약했는지도요.”

“네?”

경찰들이 놀라서 서로 마주 봤다. 신고전화랑 내용이 정말 달랐다. 중년남성이 다시 문을 열었다. 경찰들을 보자 조금 격양된 어조로 얘기를 시작했다.

“이분 완전 사기꾼이에요. 집주인이라고 속이더니 위조한 집문서랑 신분증까지 보여주더라니까요. 저희 집에 들이닥쳐서 물건을 훔치려던 것 같아요.”

경찰들은 둘을 번갈아보며 대체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는 눈치였다.

“제가 집주인 맞고요. 집문서도 위조한 거 아니에요.”

심유진이 문서를 경찰에게 건넸다. 경찰은 한참을 바라보더니 난감해하며 말했다.

“죄송하지만 이것만 보고서는 진짜인지 가짜인지 구분하기 어렵거든요...”

그 말을 듣자 남성은 더욱 기고만장해졌다.

“무조건 사기꾼이죠! 저희 집주인분은 복사본이 아니라 집문서 원본을 가지고 오셔서 저희랑 계약하셨어요.”

원본이라는 말을 듣자 심유진은 왠지 어떻게 된 일인지 알 것 같았다. 원본은 조건웅에게 있었고 조건웅이 사라지면서 문서들도 어디에 숨겼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다.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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