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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심유진이 한참을 변명하고 나서야 제로는 그녀가 아무 문제없다는 걸 믿었다. 하지만 식사하는 내내 심유진은 계속 심연희와 허태준 생각이 나서 식사에 집중을 할 수가 없었다. 식사자리가 끝나고 심유진은 리친시아로 돌아왔다. 저 멀리 서있는 두 사람이 보였다. 마침 허태준이 차를 자주 세우는 위치였다. 가까이 다가가서야 심유진은 그 두 사람이 자신이 바로 자신이 계속 신경 쓰던 그 사람들이 맞다는 걸 확신할 수 있었다. 둘은 대화하는 내내 꽤 멀리 떨어져 있었다. 그 모습이 그다지 친밀해 보이진 않았다. 심유진은 더욱 궁금해졌다. 저 둘은 도대체 무슨 사이일까. 그녀는 그들을 방해하고 싶지 않았기에 차를 돌려 지하주차장으로 갔다. 리친시아의 지하주차장은 그들이 사는 아파트와는 조금 멀었다. 여형민이 자리를 양도하기는 했으나 심유진은 차를 세울 데가 전혀 없을 때 빼고는 지하주차장까지 와서 차를 세우는 일이 없었다. 하지만 허태준 앞을 지날 때 그에게 가로막히고 말았다. 그가 손을 갑자기 뻗었기에 급 브레이크를 밟지 않았다면 그를 칠 수도 있을뻔한 상황이었다. 허태준이 운전석의 창문을 가볍게 노크하자 심유진은 차창을 열지 않을 수가 없었다.

“어디가?”

허태준이 허리를 숙이고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주차장이요.”

심유진은 최대한 차분하게 말하려고 애썼다.

“전에는 계속 길옆에 세워두지 않았었나?”

심유진은 계속 심연희가 신경 쓰여 그녀를 힐끔힐끔 쳐다봤다. 허태준은 그런 그녀를 보고 지금 심유진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조금 알 것 같았다. 그는 자기 차 옆을 가리키며 명령하듯 말했다.

“저기에 세워.”

허태준의 손가락이 가리키는 방향을 보니 그의 스포츠카가 눈에 들어왔다. 심유진은 아까 심연희가 저 차에 타던 모습이 저도 모르게 떠올랐다.

“아니에요, 그냥 주차장에 세울게요.”

심유진이 차갑게 거절했다. 그때 심연희가 이쪽으로 걸어왔다.

“언니, 왜 이렇게 늦게 왔어?”

심연희가 차창을 잡으려다가 자연스럽게 허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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