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 회사에서 심연희와 나에 대한 소문을 퍼뜨린 사람이 사실은 너란 말이야?" 허태준은 눈을 가늘게 뜨며 위협적인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심유진은 온몸이 얼어붙었고, 그녀의 두꺼운 코트로는 허태준에게서 뿜어져 나오는 한기를 견딜 수 없었다. 그녀는 방금 한 말을 뒤엎고 모든 것을 부인하고 싶었다. 하지만 다행히 그녀의 이성은 빨리 돌아왔고, 그와 시선을 마주한 채 무겁게 고개를 두 번 끄덕였다. “맞아요.” 허태준이 김이현을 추적하고 제로와 이율을 연루시키는 것보다 그녀가 혼자서 책임을 지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그녀와 허태준의 친분에 의하면 아마도, 어쩌면 그들은 여전히 일종의 ‘친분’ 을 가지고 있고, 그는 화를 내고 벌을 내릴 수도 있지만 그녀를 죽일 정도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다. 허태준의 미소가 깊어질수록 그의 눈은 더욱 차가워져만 갔다. “좋아.”두 글자가 그의 입에서 나왔다. 심유진은 또 한 번 몸을 떨었고, 그는 그 이후로 다시 말하지 않았다. 그는 젓가락을 바꾼 뒤 묵묵히 식사를 마쳤다.중간중간 여형민이 여러 번 분위기를 환기시키려 노력했지만 허태준은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고, 심유진도 줄곧 정신을 딴 데 두고 있자 여형민도 더 이상 생각하지 않았다. 허태준은 빈 도시락을 쓰레기통에 버리고는 손목을 들어 시간을 확인했다."1시 반이 다 돼 가는데 왜 안 가고 있어?”그가 심유진에게 물었고, 그녀는 줄곧 겁에 질린 채로 있어서 시간이 흐르는 지도 모르고 있었다. 1시 30분쯤 됐다는 말을 들은 그녀는 재빨리 남은 밥을 버리고 가방을 손에 든 채 소파에서 일어났다."저는 다시 일하러 갈게요! 그럼 두 분도 잘 계세요!" 그녀는 출근 시간이 늦어졌다는 생각과, ‘수라장’에서 탈출해야 한다는 절박함에 발걸음을 재촉했다. 하지만 그녀가 두 걸음도 떼기 전에 허태준이 뒤에서 그녀의 손목을 붙잡았다. “내가 데려다줄게.”그가 너무 단호하게 말한 탓에 그녀는 거절할 타이밍도 잡지 못했다. 허태준은 심유진의 손을 덥
"허 대표님, 저는 이 행동이 제 책임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요."그녀는 단지 그의 여자친구인 척했을 뿐이지, 그들이 실제 커플이 할 일을 하겠다는 뜻은 결코 아니었다. 그러자 허태준은 한 손을 주머니에 집어넣고 입술을 살짝 깨물며 말했다.“이건 네가 함부로 루머를 퍼뜨린 대가야. 물론 이걸로 그치지 않을 거야. 나와 심연희의 스캔들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까지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 놓도록 해.” 그 순간 심유진의 얼굴이 십 년은 늙은 듯했다. "여기까지만 데려다주지, 그럼 저녁에 봐.”허태준은 손을 흔들며 몸을 돌렸고, 그녀에게 유독 시크한 뒷모습만 보여주고는 떠났다. 그들이 얘기를 하는 동안 엘리베이터는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갔고, 심유진은 너무 화가 나서 버튼을 힘껏 두 번 쳤다.그러자 멀리서 허태준의 희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렇게 세게 쳐서 부수면 물어내야 할걸.”심유진은 그의 말에 즉시 손을 등 뒤로 숨겼고 서둘러 부인했다."아뇨, 제가 안 했어요, 잘못 들은 거겠죠.” 허태준이 사무실에 들어서자마자 잡담을 나누던 소리는 순식간에 사라졌다. 귓속말을 나누던 무리들도 모두 의식적으로 고개를 숙이고는 진지하게 업무를 보는 척 양손으로 키보드를 두드리기 시작했다.허태준은 박수를 두 번 치며 모두를 주목시켰다."다들 기억하도록 하세요, 방금 나간 심유진 씨가 바로 제 여자친구입니다. 이 일을 여러분이 아는 어느 누구라도 다 말하고 다녀도 됩니다.” 그가 해도 된다는 것은 “무조건” 하라는 뜻이기도 하다.대표 사무실에 있는 직원들은 모두 그의 숨은 의도를 꿰뚫고 있었다. “알아들었습니까?”허태준이 물었다.그러자 모두가 만장일치로 대답했다.“네, 알겠습니다!” 여형민은 여전히 허태준의 사무실에 머물면서 테이블에 남은 음식을 “소탕”하고 있었다. 이때, 입구에서 소리가 들리자 그는 고개를 돌려 허태준을 발견하고는 놀라서 물었다. "심유진을 데려다주고 오는 거 아니었어? 왜 이렇게 빨리 돌아온 거야?” “그냥
심유진은 서둘러 호텔로 돌아와 간신히 오후에 출근을 했다. 하지만 그녀가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소미는 그녀에게 미친 듯이 윙크를 하며 입모양으로 그녀에게 말했다."뒷문으로 가요!”로비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그녀가 이소연을 피하기 위해 매일 뒷문으로 가곤 했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소미의 눈짓과 입모양으로 심유진은 곧장 이소연이 또 왔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이건 불가능한 일도 아니었다.여형민이 보낸 경고장은 어제 아침 조 씨 집안에 도착했고, 그것도 이소연이 직접 받은 것이었다. 시간을 계산해 보면 그녀가 싸우고 싶은 건지, 아니면 화해를 하고 싶은 건지, 뭐가 되었든 올 게 온 것이다. 심유진은 가방을 꽉 붙들고 떠나려고 몸을 돌렸지만 이미 너무 늦은 후였다.그녀의 뒤를 쫓는 발소리는 경쾌했고, 나이가 든 이소연 같지 않았다. “거기 서!” 한 사람이 그녀 앞으로 달려오더니 팔을 뻗어 그녀를 막아섰다. 심유진은 어쩔 수 없이 걸음을 멈췄고, 자세히 보니 그녀의 추측과는 달리 눈앞에 있는 사람은 조건이었다. "왜, 찔리는 거라도 있어서 도망치려 했나 봐?” 그러자 심유진은 정신을 가다듬고 침착하게 되물었다."내가 찔리는 게 뭐가 있다고?” "네가 우리 집안을 망하게 해놓고서는 아직도 찔리는 게 없다는 거야?”조건이는 분노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대답했다."심유진, 넌 뻔뻔한 거야, 아니면 양심이 없는 거야?”"네가 잘 알았으면 좋겠는데,”심유진은 인내심을 가지고 그에게 말했다.“이 일은 내가 시작한 게 아니야. 가능하다면 계속해서 너희랑 얽히고 싶지도 않아. 그러니까 빨리 네 엄마한테 가서 임대료를 돌려달라고 해. 그럼 아무 일도 없었던 걸로 할 테니까. 안 그러면 법정에서 험한 꼴을 당하게 될 수도 있어.” "우리가 왜 임대료를 돌려줘야 하지?”조건이가 당당한 모습을 한 채 말했다. "부동산 증서에는 우리 형 이름이 분명하게 적혀 있어. 형이 죽어도 이 집은 우리 엄마 아빠의 몫이 있는데, 네가 무슨 근거로 다
“우선, 네 형은 내가 죽인 게 아니야.”그녀는 이 점을 강력하게 부인함과 동시에 사실을 분명하게 얘기했다.“내 기억이 맞다면 넌 경찰에 네 형이 평생 반신불수의 몸으로 살 운명이 되자 집안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 자살을 했다고 진술했어.”그러자 조건이가 반박하려 했다. “그건……”그는 무슨 생각이라도 난 듯 반쯤 말한 뒤 입을 다물었다. "그건 너희가 우리 엄마한테서 2억 원의 입막음 비용을 받았기 때문 아닌가?”심유진이 그의 말을 받으며 말했다.“네 형은 알까? 자신이 가족들에게 고작 2억 원의 가치밖에 되지 않는다는 걸?”그녀가 이미 다 까발리자 조건이도 더 이상 숨길 것이 없었다.“네가 잘못이 없다면, 너희 엄마가 우리 가족에게 2억 원을 왜 보상했지?” 그는 어깨를 펴며 말했다. 심유진은 지금 이 장면을 녹화해 그녀의 똑똑한 친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었고, 그녀의 섣부른 판단 때문에 그녀의 딸이 어떤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 똑똑히 알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사영은은 신경도 쓰지 않을 게 분명했다.조 씨 집안사람들이 이 문제를 들춰내서 심 씨 집안에 폭로하지 않는 한 심유진이 어떤 오해를 받고 어떤 굴욕을 당하든 서영은에게는 상관없는 일이다."네 형의 자살 원인은 본인 외에는 아무도 몰라. 그런데 무슨 근거로 다 내 탓으로 모는 거야? 그럼 나는 네 부모가 매일 병실에서 말다툼을 하고, TV에 나와서 창피를 줘서 네 형이 죽은 거라고 할 수도 있어. 그럼 원인은 네 부모에게 있으니 너희 부모가 보상을 해 줘야지. 난 아직 네 형이랑 이혼을 안 했고, 그 사람의 병원비도 다 내가 냈으니까.”심유진은 한 치도 양보하지 않았고, 다년간의 직장 생활은 그녀에게 인내심뿐만 아니라 필요할 때 강하게 나가는 법도 알려 주었다.조건이는 그녀를 당해낼 수 없다."너, 너 이건 억지라고!”그는 심유진을 가리키며 눈을 크게 뜨고 욕을 퍼부었고, 그의 얼굴은 화가 나서 벌겋게 달아올라 우스꽝스러워 보이기도 했다. 그러자 심유진은 옅
심유진은 말 한마디 없이 치료비와 수고비를 그에게 보내 주었고, 사과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냈으나 중개인은 여전히 그녀를 무시했다.그녀는 다시 조건이에게 문자를 보냈다. ‘임차인이 너희들이 돌려준 임대료를 받지 못했다고 하던데, 이체 기록을 보내줘봐.’조건이는 정말로 그녀에게 은행의 모바일 앱에서 캡처를 한 사진을 그녀에게 보냈는데, 몇 시간 전 계좌로 200만 원 정도의 돈을 이체했다고 나와 있었다. 이 금액은 지불한 임대료와 딱 일치했고, 심유진은 생각을 거치지 않고 이 사진을 가지고 중년 부부를 찾으러 갔다.그녀가 처음 초인종을 눌렀을 때 그들은 문도 열어주지 않고 문짝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그녀에게 소리쳤다.“우리는 월세를 냈으니 절대로 이사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소연 씨의 아들이 임대료를 돌려줬다고 하는데요.”심유진은 문에 바짝 붙어서 말했다."게다가 계좌이체 기록을 캡처해서 보내주기까지 했어요.” “무슨 이체 기록이요?”문 안의 남자는 더욱 화를 냈다. "돈을 돌려주지도 않았는데 계좌이체 기록이 어떻게 있다는 겁니까? 설마 두 사람이 짜고 쳐서 우리를 속이려는 건 아니겠죠?” 그의 분노는 가짜처럼 느껴지지 않았고, 또 조건이는 다른 전과가 많은 자였기에 심유진은 그 캡처 사진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문 좀 열어주시겠어요.” 그녀는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이 계좌가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습니다. 만약 아니라면 제가 다시 이소연 씨를 찾아가겠습니다.” 방은 한동안 조용했고, 심유진은 인내심을 갖고 마침내 그 남자가 문을 열어줄 때까지 기다렸다. 그는 문을 아주 조금만 열고 한 손으로는 문짝을 잡고, 다른 한 손에는 빗자루를 쥐고 만반의 방어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사진은 어디 있죠?" 그는 경계를 하며 심유진을 쳐다보았고, 두 눈은 얼굴처럼 붉었으며 말을 할 때마다 강한 술 냄새가 풍겨졌다. 심유진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더 인상을 쓰지 않기 위해 숨을 참았다.그녀는 손을 뻗어 그가 볼 수 있도록 휴대폰을
"상관 쓰지 말지!" 남자는 그녀를 맹렬하게 노려보았다. "난 저 사기꾼을 때리는 거니까 끼어들기라도 하면 당신도 같이 맞을 줄 알라고!” 장 씨는 돌아서서 집 안으로 소리쳤다. "여보! 어서 부엌에 있는 식칼을 가져와!"그녀는 심유진의 손을 잡고 그녀를 집으로 끌고 들어왔다. 장 씨의 남편은 순순히 식칼을 꺼내 들고 오며 말했다.“식칼이 왜 필요한데? 응? 심유진 씨?”장 씨는 심유진을 자신의 남편에게 떠넘기며 대답했다."유진이를 잘 지키고 있어."그리고선 남편의 손에서 부엌칼을 빼앗고 문으로 돌아온 뒤 바깥을 향해 소리쳤다. "네가 감히 유진이를 때리다니, 내가 네 가족들을 다 몰살할 줄 알라고! 어디 한 번 계속해보던가!” 욕을 마친 그녀는 문을 쾅 닫았다.“후.”장 씨는 문에 기대어 가슴을 쓰다듬으며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진짜 깜짝 놀랐네. 참, 유진이.”그녀는 다시 심유진에게 주의를 돌렸다."도대체 무슨 일이야?”“그건 나중에 자세히 알려줄게.”심유진은 한참을 떨다가 겨우 한 문장을 내뱉었다.“장 언니, 경찰에 신고 좀 해줘. 그리고 구급차도 부탁해.”“아아, 그래!”장 씨는 다급히 휴대폰을 찾았다.그녀가 두 통의 전화를 마친 뒤 그녀의 집 현관 문에서 쾅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소리는 손으로 두드리는 것이 아닌 금속과 금속이 충돌하는 소리에 가까웠다. 장 씨는 대문의 구멍을 통해 보더니 순간 충격에 휩싸였다.“그 정신 나간 남자가 식칼을 들고 와서 지금 우리 집 대문을 베고 있어!” “여보, 어떻게 해야 돼?”그녀는 고개를 돌려 물었다.“그 사람이 우리 집 자물쇠를 부수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는 거 아니야?”하지만 그녀의 남편은 침착한 태도를 유지한 채 대답했다."우리 집 문에 얼마를 들였는데, 그렇게 쉽게 부러지지 않을 거야!”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심유진을 일으켜 세웠다."그래도 안전을 위해 안방으로 가 있자. 여보, 다시 한번 신고 전화를 걸어. 그 정신병자가 손에 칼을 쥐고 있
허 선생님? 심유진이 아는 사람들 중 허 씨 성을 가진 유일한 사람은 허태준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허태준이 어떻게 그녀를 여기로 데려왔는 가다.그녀는 기절하기 전에 분명히 장 씨의 집에 있지 않았나. “지금이 몇 시죠?”심유진이 간호사에게 물었다. 밖은 이미 어두워졌고, 하늘 색의 변화로는 정확한 시간을 짐작할 수 없었다.“12시가 다 되어가요.” 간호사는 시계를 바라보며 말했다.“고마워요.” 심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늦은 시간이니 허태준은 아마도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녀가 불을 끄고 안심하고 눈을 감자 간호사는 친절하게 방 문을 닫아주었다. 아마 거의 두 시간 동안 혼수상태였던 탓인지 심유진은 별로 졸리지 않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도 몰랐을 때, 병실 문이 누군가에 의해 열렸다. 그녀는 깜짝 놀라 빠르게 눈을 떴다.남자의 큰 몸이 바깥 복도의 불빛을 가려 땅바닥에 거대한 그림자를 드리웠다.그가 빛을 등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얼굴을 선명하게 볼 수 없었지만 익숙한 윤곽선 때문에 그녀는 즉시 그의 이름을 불렀다.“허태준 대표님?”"응?" 허태준의 차가운 목소리에는 약간의 불만이 담겨 있었고, 심유진은 즉시 호칭을 바꾸었다."...태준 씨.”“그래.”허태준은 만족한 듯 나지막이 대답을 하고는 불을 켜지 않은 채 문을 닫았다.아마도 샤워를 했는지 몸에는 샤워젤 향이 은은하게 풍겨 공기 중에 떠다니는 소독제 냄새를 옅게 했다. 심유진은 침대 머리맡에 있는 전등을 켜려고 몸을 굽혔지만 허태준이 그녀를 막아섰다. “불 켜지 마.”그러자 심유진은 곧 동작을 멈추었다.“안 보이지 않으세요?”“괜찮아.”문에 있는 작은 창문을 통해 희미한 빛이 비치고 있었고, 허태준은 심유진의 침대 끝을 돌아다니다가 옆에 있는 간이침대를 찾아냈다. 그는 외투를 벗은 뒤 침대에 누웠다."이제 자.”그는 이불을 턱까지 끌어올리며 "잘 자"라고 말했다.심유진은 흐릿한 옆모습을 바라보며 메마른 입술
첫 번째로는 부동산 중개소 직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그녀가 원래 집을 대행업체에 맡겼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조 씨 집안의 뻔뻔한 사람들이 그녀의 집을 다른 사람에게 임대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그는 중개인에게 자신이 심유진의 남자친구라며 밤늦게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아 걱정하고 있다고 둘러댔다.그러자 중개인은 즉시 그에게 단서를 제공했다."가서 그 사람 집을 살펴보세요. 집에 없으면 그 집을 빌려준 사람을 찾으러 간 걸 겁니다.” 조 씨 일가는 모두 고향으로 돌아갔고, 대구에서 차로 3시간 남짓한 거리였지만 그녀가 이 정도의 일로 일부러 거기까지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는 즉시 그녀의 이전 거주지로 차를 몰고 갔지만 예기치 않게 아래층에서 경찰차를 발견했다. 그는 마음이 조여왔고, 황급히 위층으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한 발짝 내딛자마자 다시 한 쌍의 손에 의해 밀려났다. 경찰복을 입은 남성이 그에게 소리쳤다.“다른 층으로 가세요!” 그는 경찰 뒤에서 취한 남자가 부엌칼을 휘두르는 것을 보았고, 술 취한 남자가 고함을 지르는 것을 들었다.“여기로 오지 마!” 몇몇 경찰은 빈손으로 술 취한 남자의 손에 든 칼을 경계하며 앞으로 나아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그는 그 사람들 사이에서 심유진을 보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무사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허태준이 경찰에게 물었다.“혹시 심 씨 성을 가진 여성이 이곳에 왔었습니까?” 경찰관은 혼란스러워했다.“심 씨 성을 가진 여성이요?” 그러자 술에 취한 남자는 그의 말에 격렬하게 반응했다. "그 사기꾼! 난 그 여자를 죽일 거야! 죽일 거라고! 앞으로도 감히 그 여자가 나를 속여 내 돈을 빼앗을 수 있는지 두고 보자고!” 경찰의 만류를 무시한 허태준은 달려가 술 취한 남자를 발로 걷어차 넘어뜨렸고, 떨어진 부엌칼을 주워 취한 남자의 목에 들이댔다.그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고, 경찰이 없었다면 칼날은 술 취한 남자의 살갗에 꽂혔을 것이다.경찰은 술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