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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화

허 선생님?

심유진이 아는 사람들 중 허 씨 성을 가진 유일한 사람은 허태준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허태준이 어떻게 그녀를 여기로 데려왔는 가다.

그녀는 기절하기 전에 분명히 장 씨의 집에 있지 않았나.

“지금이 몇 시죠?”

심유진이 간호사에게 물었다.

밖은 이미 어두워졌고, 하늘 색의 변화로는 정확한 시간을 짐작할 수 없었다.

“12시가 다 되어가요.”

간호사는 시계를 바라보며 말했다.

“고마워요.”

심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늦은 시간이니 허태준은 아마도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녀가 불을 끄고 안심하고 눈을 감자 간호사는 친절하게 방 문을 닫아주었다.

아마 거의 두 시간 동안 혼수상태였던 탓인지 심유진은 별로 졸리지 않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도 몰랐을 때, 병실 문이 누군가에 의해 열렸다.

그녀는 깜짝 놀라 빠르게 눈을 떴다.

남자의 큰 몸이 바깥 복도의 불빛을 가려 땅바닥에 거대한 그림자를 드리웠다.

그가 빛을 등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얼굴을 선명하게 볼 수 없었지만 익숙한 윤곽선 때문에 그녀는 즉시 그의 이름을 불렀다.

“허태준 대표님?”

"응?"

허태준의 차가운 목소리에는 약간의 불만이 담겨 있었고, 심유진은 즉시 호칭을 바꾸었다.

"...태준 씨.”

“그래.”

허태준은 만족한 듯 나지막이 대답을 하고는 불을 켜지 않은 채 문을 닫았다.

아마도 샤워를 했는지 몸에는 샤워젤 향이 은은하게 풍겨 공기 중에 떠다니는 소독제 냄새를 옅게 했다.

심유진은 침대 머리맡에 있는 전등을 켜려고 몸을 굽혔지만 허태준이 그녀를 막아섰다.

“불 켜지 마.”

그러자 심유진은 곧 동작을 멈추었다.

“안 보이지 않으세요?”

“괜찮아.”

문에 있는 작은 창문을 통해 희미한 빛이 비치고 있었고, 허태준은 심유진의 침대 끝을 돌아다니다가 옆에 있는 간이침대를 찾아냈다.

그는 외투를 벗은 뒤 침대에 누웠다.

"이제 자.”

그는 이불을 턱까지 끌어올리며 "잘 자"라고 말했다.

심유진은 흐릿한 옆모습을 바라보며 메마른 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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