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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허태준, CY 그룹의 대표인 그가 고작 몇 천 원밖에 안 하는 배달비를 걱정한다고?

과연 부자라서 돈에 더욱 인색한 건가?

허태준은 아래층으로 내려가 옆에 있는 슈퍼에서 담배 한 갑을 산 뒤 한 개비를 꺼내 불을 붙였다.

한 모금을 들이마시며 속 안에 있던 포악함을 짓누르고 나서야 주머니에서 한참 동안 울려대던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받았다.

“일은 잘 된 건가?”

그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

“네, 잘 해결됐습니다.”

상대방이 대답했다.

“두 건 다?”

“네.”

허태준은 손을 내리고 담뱃재를 털었다.

“돈은 조금 뒤에 계좌에 입금을 해 주지.”

그는 피고 있던 담배를 끈 뒤 남은 담배 반 갑을 라이터와 함께 쓰레기통에 버렸다.

한 시간 남짓이 지난 뒤 허태준은 돌아왔고, 손에는 로열 호텔 로고가 박혀 있는 종이봉투를 들고 있었다.

그는 종이봉투에서 음식을 꺼내 심유진의 병상 위에 있는 테이블에 세팅을 했다.

심유진은 다시 한번 눈을 크게 떴다.

“그러니까……로열 호텔에 가서 점심을 산 거예요?”

로열 호텔은 S 대학병원에서 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가깝지도 않았다.

그가 차를 몰고 다니며 쓴 기름값이 음식 배달비보다 훨배는 더 비쌀 것이다.

“주변에 있는 음식점들 퀄리티가 다 너무 낮더군.”

허태준은 불만에 가득 찬 얼굴로 말했다.

“로열 호텔의 요리는 보통이지만 적어도 위생적이지.”

공립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오는 사람은 대부분 일반 서민이었고, 주변에는 모두 가성비가 좋은 식당들 뿐이었기에 위생에는 그렇게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

여기 있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단지 배를 채우기 위해 식사를 할 뿐 허태준처럼 트집을 잡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의 심각한 결벽증을 생각하자 심유진은 그러려니 했다.

저녁이 되자 장 씨는 심유진에게 전화를 걸어 그녀가 머물고 있는 병원과 병실이 어딘지 물었고,퇴근 후 그녀는 남편을 데리고 심유진을 보러 왔다.

허태준을 본 두 사람은 모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장 씨는 반갑게 그를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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