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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9화

그 과정이 조금 더 힘들었지만 그를 알몸으로 마주하는 것보다는 나았다.

허태준은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고는 팔짱을 낀 채 문틀에 기대어 여유롭게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럼 상의를 한 번 벗어봐 봐.”

그는 그녀가 혼자서 절대 옷을 벗을 수 없다고 확신하는 것 같았다.

심유진은 얼굴이 붉어지며 화를 내며 말했다.

"태준 씨가 아직 여기에 있는데 어떻게 옷을 벗어요?”

그러자 허태준은 조용히 등을 돌렸다.

“이제는 괜찮지?”

그러자 심유진은 그가 엿보지 않을 거라는 걸 확인한 후 그녀도 등을 돌렸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왼손으로 단추를 하나씩 풀었다.

다행히 환자복의 단춧구멍이 커서 모든 과정에 많은 노력이 들지는 않았다.

오른쪽 어깨에 붕대를 감고 있었기 때문에 환자복을 평소보다 한 사이즈 크게 입었고, 왼쪽 옷깃을 뒤로 젖히자 소매 전체가 팔에서 떨어져 나갔다.

그런 다음 오른쪽 소매를 잡고 아래로 끌어내렸고, 상의를 완전히 벗어냈다.

그러자 심유진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

“다 벗었어요.”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허태준이 언제 돌아섰는지 그 순간 그녀를 주시하고 있었다.

"악!”

심유진은 비명을 지르며 벗은 상의로 몸을 가렸다.

"변태! 빨리 나가요!”

그녀는 무심코 옆 선반에서 샤워젤인지 샴푸인지 알 수 없는 병을 집어 그에게 던졌다.

하지만 허태준은 침착하게 그 병을 잡아냈고, 어두운 눈동자에는 억울한 기색이 역력했다.

"나는 단지 네가 혼자 옷을 벗는 게 힘들 것 같아서 도와주려고 한 건데, 게다가 넌 부끄럼이 많으니까 절대로 나한테 직접 부탁하지도 않을 것 같아서 내가 먼저 물어봤을 뿐이야. 그리고……”

그는 창밖으로 시선을 돌려 결백을 표시하면서 동시에 우스갯소리로 말했다.

"내가 정말로 뭔가를 하고 싶다면 이렇게 몰래 할 필요가 있을까? 네 체력은 나보다 훨씬 열등해. 또 넌 어깨를 다쳐서 저항할 힘도 없잖아.”

그의 표정은 너무나도 차분했고, 그의 말에는 일리가 있었다.

심유진의 마음은 점차 흔들렸다, 정말로 그를 오해한 걸까?

"미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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