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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5화

조금 전의 두근거림은 완전히 사라지고 심유진은 아무 말도 없이 밥만 먹었다. 분위기가 어두워지는 걸 느끼고 여형민은 가벼운 화제로 말을 돌렸다.

“크리스마스에 뭐 하실 생각이세요?”

“야근이요.”

여형민이 망설이지도 않고 대답했다.

“벌써 바쁜 일들이 몰려들기 시작해요. 아마 설이 지나서야 좀 한가해질 것 같아요.”

“아... 그럼 제 크리스마스 파티에는 못 오시겠네요?”

여형민이 아쉬워하며 말했다. 심유진은 차마 그를 실망시킬 수 없었다.

“만약에 일찍 퇴근하게 되면 들릴게요.”

“좋아요! 혹시 오시게 되면 작은 선물 하나 준비해 주실래요? 선물을 교환하는 시간이 있거든요. 재밌을 거예요.”

심유진은 원래도 형식적으로 한 대답이었지만 이 말을 들으니 더욱 가지 말아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여형민의 친구들은 모두 부자들이니 싼 선물은 차마 들이밀지 못할 것이고 비싼 선물은 자신이 부담하기 힘들었다. 그녀의 이러한 걱정을 알아채기라고 하듯 여형민이 말을 보탰다.

“저희만의 규정이 또 있거든요. 선물은 20만 원을 초과하면 안 돼요. 그리고 실용적인 선물이어야 하고 성의가 담겨있어야 해요.”

심유진은 잠깐 고민했지만 결국 호텔에서 야근이나 열심히 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 그녀는 인터넷에서 뜨개질 세트를 구매했다. 모자와 목도리 그리고 장갑을 손수 떠볼 생각이었다. 심유진은 대학교를 다니면서 뜨개질을 배웠었다. 그때는 남자친구에게 뜨개질을 해서 선물하는 것이 유행하던 때라 남자들 사이에서는 누구의 여자친구가 뜨개질 솜씨가 더 좋은지 비교하기도 했다. 심유진네 기숙사에는 총 네 명이 있었는데 심유진을 제외하고는 다 남자친구가 있었다. 겨울만 되면 그 세명은 뜨개질을 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심유진만 혼자 무리에 끼지 못하는 느낌이 들진 않을까 싶어서 하은설은 그녀에게도 뜨개질 도구들을 사줬었고 심유진은 그때부터 자신이 뜨개질에 재능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다른 사람들은 3,4일 걸리는걸 심유진은 이틀 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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