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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화

상황이 비슷해서인지 심유진은 저도 모르게 자신을 대입했다. 어쩌면 허태준이 지금 얘기하고 있는 여자는 자기보다 훨씬 행운스러울지도 모르겠다. 최소한 그 여자는 진심으로 자기를 사랑해 주는 사람이 있는 거니까.

“진짜?”

허태준이 진지하게 물었다. 순간 심유진은 그가 취하지 않은 건 아닐까 착각할뻔했다.

“정말이에요.”

그녀가 힘 있게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왜 당신을 속이겠어요.”

허태준이 심유진의 눈을 빤히 쳐다봤다. 거짓말인지 아닌지 확인하려는 것 같았다.

“그럼 앞으로 또 떠날 거야?”

허태준의 손이 얼굴을 타고 내려와 심유진의 손을 잡았다. 뜨거운 온기가 손을 타고 전해졌다. 심유진의 마음도 두근거렸다.

“안 가요.”

“그럼 언제 나한테 시집올 거야?”

허태준의 눈이 기대로 가득 차있었다.

“당신이 원할 때요.”

한두 번이 어렵지 세 번 속이는 건 어렵지 않았다. 심유진은 이제 더 이상 두근거리지 않았다. 아무튼 내일 아침 일어나면 허태준은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할 테니까.

“그럼 내일 혼인신고부터 할까?”

허태준이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듯 몸을 일으켰다. 다급히 뭔가 찾는 것 같았다. 심유진은 그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뭐 찾아요?”

“휴대폰.”

허태준은 옷의 모든 주머니를 다 뒤졌다. 그러다 외투 호주머니에서 휴대폰을 찾아냈다.

“여형민한테 전화를 걸어서 보증서를 가지고 오라고 해야겠어.”

그는 얘기를 하며 전화를 걸었다.

“무슨 보증서요?”

“당연히 내일 나랑 혼인신고 하러 가겠다는 보증이지. 하도 말한 대로 하지 않아서 이렇게 안 하면 마음이 안 놓여.”

심유진이 당황했다. 그냥 형식적인 위로를 건네려던 것뿐인데 이렇게까지 일이 꼬일 줄 몰랐다. 허태준은 이미 여형민에게 명령을 내리는 중이었다.

“잠깐 올라와.”

“파티가 아직 안 끝났는데...”

“지금 당장.”

만약 허태준이 지금 자신과 다른 여자를 헷갈려하는 게 아니라면 심유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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