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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좋다.”

허태준이 낮게 말했다. 심유진은 순간 마음이 쿵 내려앉는 느낌이었다. 눈물이 고여 앞이 흐려졌다. 왜 허태준의 마음속에 있는 여인이 자신이 아닐까 하는 아쉬움을 느끼게 될 줄 몰랐다. 아마 그 여자라면 집안의 압박하에 이루어진 인연일지라도 그를 버리고 떠나지 않을 것 같았다.

“자요.”

심유진이 허태준의 등을 토닥거리며 말했다.

“제가 옆에 있을게요.”

허태준은 금방 잠이 들었다. 심유진은 그의 긴 속눈썹을 세어 보기도 하고 또 참지 못하고 그의 얼굴을 매만지기도 했다. 피부가 부드러웠다. 나중에 꼭 피부관리 비결을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계를 보니 벌써 새벽 한 시였다. 그녀는 놀라서 얼른 침대에서 내려오려 했다. 하지만 허태준이 그녀를 꽉 껴안고 있어서 도저히 벗어날 수가 없었다. 혹시 그가 깨진 않을까 싶어 차마 크게 움직일 수도 없었다. 그때 허태준이 살짝 눈을 떴다. 그녀가 시야 안에 있는 것을 보고 그는 미소를 지으며 그녀에게 얼굴을 파묻었다.

“진짜 옆에 있네.”

잠결에 웅얼거리며 말했지만 심유진은 그 말을 똑똑히 들었다. 금방 다시 잠든 허태준을 보며 심유진은 작게 한숨을 쉬고는 그 품을 벗어나는 걸 포기했다.

심유진은 아침에 허태준 때문에 강제로 기상했다. 허태준은 이불을 개고 그녀를 품에 안더니 어딘가로 걸어갔다. 심유진은 잠결에 눈도 제대로 못 뜨고 있었다. 허태준이 문을 열자 찬 공기가 확 느껴졌다. 심유진은 몸이 덜덜 떨리며 재채기가 나왔다. 그제야 정신이 돌아오는 느낌이었다. 심유진이 똑바로 상황을 인지했을 때 허태준은 이미 그녀를 안고 심유진 집의 대문 앞에 서있는 상태였다. 허태준이 심유진의 손을 잡고 엄지를 지문인식구역에 가져다 댔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나자 심유진은 필사적으로 그의 품에서 벗어나려고 했다.

“괜찮아요, 저 혼자 걸어갈게요.”

“가만히 있어.”

허태준이 차갑게 말했다. 심유진은 더 이상 움직일 엄두를 못 냈다. 허태준은 그대로 심유진을 품에 안은채 침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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