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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0화

심유진이 빈컵을 받아 탁자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허태준의 태양혈을 손가락으로 살살 문지르면서 안마해 줬다. 그녀는 팔꿈치로 소파를 짚으며 허태준 쪽으로 넘어지지 않게 지탱했다. 허태준은 그런 그녀를 빤히 쳐다보기만 했다. 그 눈빛이 너무 뜨거워 심유진은 더 이상 모른 척할 수가 없었다. 심유진이 어색하게 웃으면서 물었다.

“왜 그렇게 쳐다봐요?”

“예뻐서.”

허태준의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 심유진이 놀라서 손을 멈췄다. 둘의 눈빛이 마주쳤다. 허태준의 눈빛은 깊고 맑았다. 어린아이 같은 순수함과 천진난만함도 조금 엿보였다. 그의 입꼬리가 살짝 올라가는 게 보였다. 천진난만이라는 단어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사람이었는데 이 순간에는 이 단어만큼 그를 잘 형용할 수 있는 단어가 없을 것 같았다.

“진짜 예뻐.”

허태준이 심유진의 얼굴을 손으로 감싸며 얘기했다. 심유진은 순간 허태준이 자신을 놀리려고 그런 건지 아니면 취기에 말이 잘못 나온건지 가늠이 가지 않았다. 그녀는 최대한 담담한 태도를 유지하려 애쓰며 말했다.

“고마워요, 태준 씨도 예뻐요.”

그저 할 말이 없어서 예의상 대답해 준 건데 허태준은 이 말을 진지하게 맞받아쳤다.

“어디가 예쁜데?”

심유진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순서대로 칭찬했다.

“눈이 크고 눈썹이 짙고 속눈썹도 길어요. 코가 높고 입술은 얇고 피부가 좋고 비율도 좋죠.”

허태준은 이 대답에 만족한 것 같았다. 웃음은 더욱 환해지고 눈빛이 더욱 빛나는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럼 나 좋아해?”

“당연히 좋아하죠.”

이런 남자를 싫어할 여자도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근데 왜 날 떠나려고 해?”

허태준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사탕을 뺏긴 어린아이처럼 시무룩해진 표정이었다.

“제가 언제요?”

심유진은 당황했지만 금방 이 상황을 이해했다. 어쩌면 지금 허태준이 말하고 있는 상대는 자신이 아니라 성운 별장에서 고열에 시달릴 때 계속 외우던 그 여자인 것 같았다. 심유진은 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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