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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4화

심유진의 몸이 돌처럼 딱딱하게 굳었다. 그녀는 함부로 움직일 엄두를 못 냈다. 숨쉬는 법조차 까먹은 것 같았다. 하지만 여형민과 심연희가 자신의 어색함을 알아차릴까 봐 그녀는 억지로 웃으면서 허태준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가볍게 토닥거렸다.

“다른 사람들도 있는데 뭐 하는 거예요.”

“있는데 뭐.”

허태준이 눈썹을 움찔했다. 차가운 시선이 맞은 편에서 밥을 먹고 있던 여형민에게 꽂혔다. 여형민은 고개를 더욱 푹 숙이고 입안의 밥을 채 씹지도 못한 채 다급하게 말했다.

“없는 사람이라 생각하세요.”

하지만 심유진은 그들을 없는 사람으로 취급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심연희가 못 보게 몸을 돌려서 허태준에게 눈빛으로 눈치를 줬다. 허태준은 아랑곳하지 않고 입꼬리를 씩 올리더니 새우를 젓가락으로 집어 세심하게 까더니 그녀의 입가에 가져갔다.

“아 해”

심유진은 저도 모르게 입을 벌려 새우를 받아먹었다. 그녀의 혀가 허태준의 손가락을 살짝 스쳤다. 짧은 순간이었기에 심유진은 느끼지 못했지만 허태준은 그 짧은 감촉에 가슴이 두근거렸다. 심유진은 부끄러워 얼굴이 터질 듯 빨개지고 있었다. 허태준은 붉어진 그녀의 귀를 보며 너무 귀여워 다가가 살짝 깨물었다. 심유진이 깜짝 놀라 몸을 떨었다. 그리고는 더 이상 허태준이 손대지 못하게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 허태준은 그런 심유진을 보며 웃음을 참느라 어깨를 들썩거렸다. 심연희는 이 장면을 보며 손에 쥔 젓가락을 부러뜨릴 정도로 손에 힘을 꽉 줬다. 그녀는 억지로 웃음을 지으려 애썼다.

“맞다 언니, 곧 설날인데 같이 집에 돌아갈까?”

이 물음에 심유진은 후끈 달아오른 체온이 순식간에 영하로 치닫는 기분이었다. 심유진은 허태준 어깨에 올려놓은 손을 내리며 담담하게 말했다.

“아니.”

가족들에 대한 감정을 내려놓고 얘기를 한다 하더라도 그녀는 심연희와 함께 돌아갈 수 없었다. 연말은 일 년 중 가장 바쁠 때였기에 처리해야 할 서류들과 진행해야할 회의가 많았다. 그리고 이때쯤에 결혼을 하거나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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