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네 형은 내가 죽인 게 아니야.”그녀는 이 점을 강력하게 부인함과 동시에 사실을 분명하게 얘기했다.“내 기억이 맞다면 넌 경찰에 네 형이 평생 반신불수의 몸으로 살 운명이 되자 집안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아서 자살을 했다고 진술했어.”그러자 조건이가 반박하려 했다. “그건……”그는 무슨 생각이라도 난 듯 반쯤 말한 뒤 입을 다물었다. "그건 너희가 우리 엄마한테서 2억 원의 입막음 비용을 받았기 때문 아닌가?”심유진이 그의 말을 받으며 말했다.“네 형은 알까? 자신이 가족들에게 고작 2억 원의 가치밖에 되지 않는다는 걸?”그녀가 이미 다 까발리자 조건이도 더 이상 숨길 것이 없었다.“네가 잘못이 없다면, 너희 엄마가 우리 가족에게 2억 원을 왜 보상했지?” 그는 어깨를 펴며 말했다. 심유진은 지금 이 장면을 녹화해 그녀의 똑똑한 친엄마에게 보여주고 싶었고, 그녀의 섣부른 판단 때문에 그녀의 딸이 어떤 난처한 상황에 처하게 되었는지 똑똑히 알게 하고 싶었다. 하지만 사영은은 신경도 쓰지 않을 게 분명했다.조 씨 집안사람들이 이 문제를 들춰내서 심 씨 집안에 폭로하지 않는 한 심유진이 어떤 오해를 받고 어떤 굴욕을 당하든 서영은에게는 상관없는 일이다."네 형의 자살 원인은 본인 외에는 아무도 몰라. 그런데 무슨 근거로 다 내 탓으로 모는 거야? 그럼 나는 네 부모가 매일 병실에서 말다툼을 하고, TV에 나와서 창피를 줘서 네 형이 죽은 거라고 할 수도 있어. 그럼 원인은 네 부모에게 있으니 너희 부모가 보상을 해 줘야지. 난 아직 네 형이랑 이혼을 안 했고, 그 사람의 병원비도 다 내가 냈으니까.”심유진은 한 치도 양보하지 않았고, 다년간의 직장 생활은 그녀에게 인내심뿐만 아니라 필요할 때 강하게 나가는 법도 알려 주었다.조건이는 그녀를 당해낼 수 없다."너, 너 이건 억지라고!”그는 심유진을 가리키며 눈을 크게 뜨고 욕을 퍼부었고, 그의 얼굴은 화가 나서 벌겋게 달아올라 우스꽝스러워 보이기도 했다. 그러자 심유진은 옅
심유진은 말 한마디 없이 치료비와 수고비를 그에게 보내 주었고, 사과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냈으나 중개인은 여전히 그녀를 무시했다.그녀는 다시 조건이에게 문자를 보냈다. ‘임차인이 너희들이 돌려준 임대료를 받지 못했다고 하던데, 이체 기록을 보내줘봐.’조건이는 정말로 그녀에게 은행의 모바일 앱에서 캡처를 한 사진을 그녀에게 보냈는데, 몇 시간 전 계좌로 200만 원 정도의 돈을 이체했다고 나와 있었다. 이 금액은 지불한 임대료와 딱 일치했고, 심유진은 생각을 거치지 않고 이 사진을 가지고 중년 부부를 찾으러 갔다.그녀가 처음 초인종을 눌렀을 때 그들은 문도 열어주지 않고 문짝 하나를 사이에 두고 그녀에게 소리쳤다.“우리는 월세를 냈으니 절대로 이사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이소연 씨의 아들이 임대료를 돌려줬다고 하는데요.”심유진은 문에 바짝 붙어서 말했다."게다가 계좌이체 기록을 캡처해서 보내주기까지 했어요.” “무슨 이체 기록이요?”문 안의 남자는 더욱 화를 냈다. "돈을 돌려주지도 않았는데 계좌이체 기록이 어떻게 있다는 겁니까? 설마 두 사람이 짜고 쳐서 우리를 속이려는 건 아니겠죠?” 그의 분노는 가짜처럼 느껴지지 않았고, 또 조건이는 다른 전과가 많은 자였기에 심유진은 그 캡처 사진에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문 좀 열어주시겠어요.” 그녀는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이 계좌가 사실인지 확인하고 싶습니다. 만약 아니라면 제가 다시 이소연 씨를 찾아가겠습니다.” 방은 한동안 조용했고, 심유진은 인내심을 갖고 마침내 그 남자가 문을 열어줄 때까지 기다렸다. 그는 문을 아주 조금만 열고 한 손으로는 문짝을 잡고, 다른 한 손에는 빗자루를 쥐고 만반의 방어 태세를 갖추고 있었다."사진은 어디 있죠?" 그는 경계를 하며 심유진을 쳐다보았고, 두 눈은 얼굴처럼 붉었으며 말을 할 때마다 강한 술 냄새가 풍겨졌다. 심유진은 눈살을 살짝 찌푸리며 더 인상을 쓰지 않기 위해 숨을 참았다.그녀는 손을 뻗어 그가 볼 수 있도록 휴대폰을
"상관 쓰지 말지!" 남자는 그녀를 맹렬하게 노려보았다. "난 저 사기꾼을 때리는 거니까 끼어들기라도 하면 당신도 같이 맞을 줄 알라고!” 장 씨는 돌아서서 집 안으로 소리쳤다. "여보! 어서 부엌에 있는 식칼을 가져와!"그녀는 심유진의 손을 잡고 그녀를 집으로 끌고 들어왔다. 장 씨의 남편은 순순히 식칼을 꺼내 들고 오며 말했다.“식칼이 왜 필요한데? 응? 심유진 씨?”장 씨는 심유진을 자신의 남편에게 떠넘기며 대답했다."유진이를 잘 지키고 있어."그리고선 남편의 손에서 부엌칼을 빼앗고 문으로 돌아온 뒤 바깥을 향해 소리쳤다. "네가 감히 유진이를 때리다니, 내가 네 가족들을 다 몰살할 줄 알라고! 어디 한 번 계속해보던가!” 욕을 마친 그녀는 문을 쾅 닫았다.“후.”장 씨는 문에 기대어 가슴을 쓰다듬으며 한숨을 깊게 내쉬었다."진짜 깜짝 놀랐네. 참, 유진이.”그녀는 다시 심유진에게 주의를 돌렸다."도대체 무슨 일이야?”“그건 나중에 자세히 알려줄게.”심유진은 한참을 떨다가 겨우 한 문장을 내뱉었다.“장 언니, 경찰에 신고 좀 해줘. 그리고 구급차도 부탁해.”“아아, 그래!”장 씨는 다급히 휴대폰을 찾았다.그녀가 두 통의 전화를 마친 뒤 그녀의 집 현관 문에서 쾅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 이 소리는 손으로 두드리는 것이 아닌 금속과 금속이 충돌하는 소리에 가까웠다. 장 씨는 대문의 구멍을 통해 보더니 순간 충격에 휩싸였다.“그 정신 나간 남자가 식칼을 들고 와서 지금 우리 집 대문을 베고 있어!” “여보, 어떻게 해야 돼?”그녀는 고개를 돌려 물었다.“그 사람이 우리 집 자물쇠를 부수면 우리 모두 여기서 죽는 거 아니야?”하지만 그녀의 남편은 침착한 태도를 유지한 채 대답했다."우리 집 문에 얼마를 들였는데, 그렇게 쉽게 부러지지 않을 거야!” 그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심유진을 일으켜 세웠다."그래도 안전을 위해 안방으로 가 있자. 여보, 다시 한번 신고 전화를 걸어. 그 정신병자가 손에 칼을 쥐고 있
허 선생님? 심유진이 아는 사람들 중 허 씨 성을 가진 유일한 사람은 허태준이었다. 하지만 그녀가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허태준이 어떻게 그녀를 여기로 데려왔는 가다.그녀는 기절하기 전에 분명히 장 씨의 집에 있지 않았나. “지금이 몇 시죠?”심유진이 간호사에게 물었다. 밖은 이미 어두워졌고, 하늘 색의 변화로는 정확한 시간을 짐작할 수 없었다.“12시가 다 되어가요.” 간호사는 시계를 바라보며 말했다.“고마워요.” 심유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너무 늦은 시간이니 허태준은 아마도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녀가 불을 끄고 안심하고 눈을 감자 간호사는 친절하게 방 문을 닫아주었다. 아마 거의 두 시간 동안 혼수상태였던 탓인지 심유진은 별로 졸리지 않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도 몰랐을 때, 병실 문이 누군가에 의해 열렸다. 그녀는 깜짝 놀라 빠르게 눈을 떴다.남자의 큰 몸이 바깥 복도의 불빛을 가려 땅바닥에 거대한 그림자를 드리웠다.그가 빛을 등지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얼굴을 선명하게 볼 수 없었지만 익숙한 윤곽선 때문에 그녀는 즉시 그의 이름을 불렀다.“허태준 대표님?”"응?" 허태준의 차가운 목소리에는 약간의 불만이 담겨 있었고, 심유진은 즉시 호칭을 바꾸었다."...태준 씨.”“그래.”허태준은 만족한 듯 나지막이 대답을 하고는 불을 켜지 않은 채 문을 닫았다.아마도 샤워를 했는지 몸에는 샤워젤 향이 은은하게 풍겨 공기 중에 떠다니는 소독제 냄새를 옅게 했다. 심유진은 침대 머리맡에 있는 전등을 켜려고 몸을 굽혔지만 허태준이 그녀를 막아섰다. “불 켜지 마.”그러자 심유진은 곧 동작을 멈추었다.“안 보이지 않으세요?”“괜찮아.”문에 있는 작은 창문을 통해 희미한 빛이 비치고 있었고, 허태준은 심유진의 침대 끝을 돌아다니다가 옆에 있는 간이침대를 찾아냈다. 그는 외투를 벗은 뒤 침대에 누웠다."이제 자.”그는 이불을 턱까지 끌어올리며 "잘 자"라고 말했다.심유진은 흐릿한 옆모습을 바라보며 메마른 입술
첫 번째로는 부동산 중개소 직원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는 그녀가 원래 집을 대행업체에 맡겼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조 씨 집안의 뻔뻔한 사람들이 그녀의 집을 다른 사람에게 임대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다. 그는 중개인에게 자신이 심유진의 남자친구라며 밤늦게까지 집에 돌아오지 않아 걱정하고 있다고 둘러댔다.그러자 중개인은 즉시 그에게 단서를 제공했다."가서 그 사람 집을 살펴보세요. 집에 없으면 그 집을 빌려준 사람을 찾으러 간 걸 겁니다.” 조 씨 일가는 모두 고향으로 돌아갔고, 대구에서 차로 3시간 남짓한 거리였지만 그녀가 이 정도의 일로 일부러 거기까지 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는 즉시 그녀의 이전 거주지로 차를 몰고 갔지만 예기치 않게 아래층에서 경찰차를 발견했다. 그는 마음이 조여왔고, 황급히 위층으로 올라갔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한 발짝 내딛자마자 다시 한 쌍의 손에 의해 밀려났다. 경찰복을 입은 남성이 그에게 소리쳤다.“다른 층으로 가세요!” 그는 경찰 뒤에서 취한 남자가 부엌칼을 휘두르는 것을 보았고, 술 취한 남자가 고함을 지르는 것을 들었다.“여기로 오지 마!” 몇몇 경찰은 빈손으로 술 취한 남자의 손에 든 칼을 경계하며 앞으로 나아갈 엄두도 내지 못했다.그는 그 사람들 사이에서 심유진을 보지 못했지만 그렇다고 그녀가 무사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았다. 허태준이 경찰에게 물었다.“혹시 심 씨 성을 가진 여성이 이곳에 왔었습니까?” 경찰관은 혼란스러워했다.“심 씨 성을 가진 여성이요?” 그러자 술에 취한 남자는 그의 말에 격렬하게 반응했다. "그 사기꾼! 난 그 여자를 죽일 거야! 죽일 거라고! 앞으로도 감히 그 여자가 나를 속여 내 돈을 빼앗을 수 있는지 두고 보자고!” 경찰의 만류를 무시한 허태준은 달려가 술 취한 남자를 발로 걷어차 넘어뜨렸고, 떨어진 부엌칼을 주워 취한 남자의 목에 들이댔다.그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고, 경찰이 없었다면 칼날은 술 취한 남자의 살갗에 꽂혔을 것이다.경찰은 술에
심유진은 병실 침대에 누워 그녀를 면회하러 온 여형민과 메모를 하러 온 경찰을 맞이했다.경찰은 그녀에게 주대영, 즉 집을 빌린 중년 남성이 구금되어 3~5년 동안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주대영의 아내는 연루될 것을 두려워하여 밤새 집을 비워 그녀의 행방이 묘연했다. 즉 심유진의 집은 우여곡절 끝에 마침내 자신의 손으로 돌아왔다.하지만 심유진은 이 결과에 별로 만족하지 않았다. 여형민은 주대영의 은행 계좌 내역을 확인했고, 그 결과 조건이로부터 임대료 환불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그는 이 점에 대해 거짓말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심유진은 여형민에게 그녀를 대신해 이소연을 고소하는 일을 맡기고 결코 합의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중개인은 다시 심유진에게 연락해 한 사람이 자신의 집에 관심을 갖고 가구 전체와 함께 사고 싶다고 하며, 혹시 팔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이것은 심유진이 분명 간절히 바라던 일이었지만 그녀는 기분이 이상했다.“대문의 자물쇠를 다 바꿨는데 어떻게 사람을 데리고 방을 보러 가신 거죠?” "그게 말입니다……”중개인은 한참 동안 머뭇거렸다. "고객께서 심유진 씨 동네에 있는 집을 사고 싶어 하시고 당장에 급해서 사진을 먼저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그 사람이 보자마자 사기로 결정할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엄청 통쾌하세요.” 그의 설명은 합리적이었지만 여전히 심유진의 의심을 없애지는 못했다.아무리 집을 사고 싶어도 실물을 보지 않고 결정을 내릴 이유는 없었다. 중개인은 심유진이 동의하지 않을 것을 걱정하며 말을 덧붙였다."가격은 600만 원을 제시했는데 그쪽에서 동의를 했고, 심지어 전액 지불입니다.”해당 토지의 현재 평균 가격은 평당 580만 원으로 심유진이 원래 구입했을 때보다 70만 원 정도 올랐다. 이러한 가격은 의심할 여지없이 심유진에게 매우 매력적이었다. 그녀는 즉시 상대방과 계약을 체결하고 집을 그에게 양도하고 싶어 했지만, 그녀의 양심은 허락하지 않았다. "며칠만 더 기다
허태준, CY 그룹의 대표인 그가 고작 몇 천 원밖에 안 하는 배달비를 걱정한다고?과연 부자라서 돈에 더욱 인색한 건가? 허태준은 아래층으로 내려가 옆에 있는 슈퍼에서 담배 한 갑을 산 뒤 한 개비를 꺼내 불을 붙였다.한 모금을 들이마시며 속 안에 있던 포악함을 짓누르고 나서야 주머니에서 한참 동안 울려대던 휴대폰을 꺼내 전화를 받았다.“일은 잘 된 건가?”그가 차가운 목소리로 물었다.“네, 잘 해결됐습니다.”상대방이 대답했다.“두 건 다?”“네.”허태준은 손을 내리고 담뱃재를 털었다.“돈은 조금 뒤에 계좌에 입금을 해 주지.”그는 피고 있던 담배를 끈 뒤 남은 담배 반 갑을 라이터와 함께 쓰레기통에 버렸다. 한 시간 남짓이 지난 뒤 허태준은 돌아왔고, 손에는 로열 호텔 로고가 박혀 있는 종이봉투를 들고 있었다.그는 종이봉투에서 음식을 꺼내 심유진의 병상 위에 있는 테이블에 세팅을 했다.심유진은 다시 한번 눈을 크게 떴다.“그러니까……로열 호텔에 가서 점심을 산 거예요?”로열 호텔은 S 대학병원에서 멀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가깝지도 않았다.그가 차를 몰고 다니며 쓴 기름값이 음식 배달비보다 훨배는 더 비쌀 것이다.“주변에 있는 음식점들 퀄리티가 다 너무 낮더군.”허태준은 불만에 가득 찬 얼굴로 말했다.“로열 호텔의 요리는 보통이지만 적어도 위생적이지.”공립병원에 진료를 받으러 오는 사람은 대부분 일반 서민이었고, 주변에는 모두 가성비가 좋은 식당들 뿐이었기에 위생에는 그렇게 큰 신경을 쓰지 않았다.여기 있는 대부분의 환자들은 단지 배를 채우기 위해 식사를 할 뿐 허태준처럼 트집을 잡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하지만 그의 심각한 결벽증을 생각하자 심유진은 그러려니 했다.저녁이 되자 장 씨는 심유진에게 전화를 걸어 그녀가 머물고 있는 병원과 병실이 어딘지 물었고,퇴근 후 그녀는 남편을 데리고 심유진을 보러 왔다. 허태준을 본 두 사람은 모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장 씨는 반갑게 그를 향해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유진
병실에는 남는 의자가 더 이상 없었고, 소파는 또 너무 멀었기에 허태준은 대충 심유진의 침대 발치에 앉아 작은 자리를 차지했고, 그의 엉덩이는 그녀의 발바닥에 닿았다. 심유진은 깜짝 놀라며 불에 덴 것처럼 다리를 움츠렸다. 허태준은 그녀의 급격한 움직임에도 전혀 흔들리지 않고 침착하게 말했다."어제 두 분 모두 감사합니다. 우리 유진이가 회복되어 퇴원하면 두 분에게 감사의 마음을 담아 식사를 대접하겠습니다."그는 마치 정말 심유진의 남자친구인 양 말했다. 심유진은 그의 ‘우리 유진이’ 라는 말에 충격을 받았으며, 얼굴의 미소도 약간 부자연스러워졌다. 계약 내용에 따르면 이러한 상황에서는 커플인 척할 필요는 없었다.그녀는 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에게 협조해야 했다. “맞아요, 두 분이 아니었으면 전 지금 중환자실에 있었을 거예요!” 장 씨와 그녀의 남편은 둘 다 매우 당황스러워했다."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한 것뿐인데요. 그런 상황에서는 누구도 무시하지 않을 거예요.”그러자 심유진이 반박했다.“그래도 당연한 일이 아니야.” 세상에는 무관심한 사람들이 너무나 많았고, 그녀가 장 씨의 가족을 만난 것은 오직 그녀의 행운 덕분이었다.그렇지 않으면 어제와 같은 상황에서는 죽지 않더라도 생명만 거의 유지할 수 있었을 거다. “굳이 말하자면 저희가 더 감사해야죠.”장 씨는 감격에 가득 찬 눈으로 허태준을 바라보았다."오늘 아침 일찍 인부 몇 명이 와서 저희 집 방범문을 바꿔 주고 가셨어요. 그 사람들은 유진이가 보냈다고 말했지만 저는 유진이가 심하게 다쳤기 때문에 그런 걸 생각할 여력이 없을 거라고 했어요. 그러니, 분명 허 선생님께서 신경을 써주신 거겠죠?”허태준은 나서서 그의 공을 말하지는 않지만 일부러 숨기지도 않았다.“네.”그가 고개를 끄덕였다.“이건 당연한 보상입니다.”심유진은 이 문제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못했고, 장 씨가 말한 것처럼 생각할 여력이 없는 것이 아닌 아예 생각지도 못했을 일이었다. 그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