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 이럴 필요 없습니다.”진시우도 얼른 일어서며 대답했다.“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머지않아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백산하가 탄식하며 말했다.진시우도 부정하지 않았다, 백산하의 상황이 확실히 매우 심각했기 때문이었다.그 말을 들은 백자경은 흥분한 얼굴로 진시우에게 빌기 시작했다.“시우 씨, 제 아버지를 살려주신다면 백 씨 집안에서는 앞으로 시우 씨 말대로 움직이겠습니다!”그는 자신의 아버지께서 세상을 뜬 줄로만 알고 있었는데 지금 이렇게 다시 만나게 되었으니 다시 자신의 아버지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를 바라지 않았다.지금 백 씨 집안의 세력이 쇠퇴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북양시에서 최고의 지위를 차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대로 계속 나갔다가는 다른 세력에 의해 망할 것이 분명했다. 지금 필요한 건 바로 백산하였다, 그가 다시 백 씨 집안을 이끌고 전성기를 회복해야 했다.“치료 과정이 복잡한 건 아닙니다, 하지만 상황이 더 나빠질 수도 있으니 어르신께서 꺼려 하실까 봐 걱정입니다. 저도 백 프로 확신할 수 있는 건 아니라서요.”진시우의 말을 들은 백산하가 망설이지 않고 대답했다.“괜찮습니다, 저는 자살할 준비까지 다 했었던 사람입니다.”진시우는 그 말을 듣고 나서야 웃으며 말했다.“그럼 이 약초들을 조금 구해주세요.”진시우의 처방을 받은 백자경이 다급하게 약을 준비하러 갔고 진시우는 백산하를 앉힌 뒤에 윗옷을 벗게 했다.백산하의 몸은 뼈밖에 남지 않아 앙상했다, 그의 정기가 계속 소모되어 혈기를 갉아먹어 몸이 위축된 것이었다.백산하는 진시우가 치료한 이들 중에서 가장 심각한 상태를 가진 이였다.그는 이미 치유될 가망이 거의 없는 상황이었다.“어르신, 그 검술을 왜 다른 이에게 알려주지 않은 겁니까? 알고 싶은 이에게 가르쳐 주면 그만이잖아요. 검술이 목숨보다 중요하겠습니까?”진시우가 침을 놓으며 말했다.하지만 진시우의 말을 들은 백산하가 탄식했다.“목숨이 검술보다 중요한 건 맞지만 제가 이 검술을 다른 이에게
“시우 씨가 관심이 있다면 제가 도법서를 보여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위에 적힌 글이 없어서 아마 별 소용이 있지는 않을 겁니다.”“글이 없어진 게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어떤 방식으로 감추어진 걸 수도 있어요.”“그래요? 그런 방법도 있다는 말이에요?”백산하가 놀란 얼굴로 물었다.“어르신께서 괜찮으시다면 이따 저한테 도법서를 보여주세요, 제가 글이 나타나게 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저는 당연히 괜찮죠, 시우 씨가 필요하다면 시우 씨에게 줘도 상관없어요.”진시우가 백산하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면 도법서 하나쯤 내어주는 건 아무것도 아니었다.백자경은 한참이 지나서야 약초들을 가지고 왔다, 진시우는 한참을 망설이다 결국 장청수피를 꺼냈다. 이는 가격을 매길 수조차 없는 귀중한 약초였다.두 시간가량 지나갔을 때, 백산하가 기력을 회복했다, 위축되었던 피부와 몸도 점점 부풀어 오르기 시작해 갑자기 젊어진 것 같기도 했다.“하하하! 정말 회복되었어!”백산하가 흥분한 얼굴로 말했다. 그리고 가볍게 몇 미터 위로 뛰어오르더니 연속으로 공중회전을 했다. 따라서 그의 몸에서 강렬한 도의가 폭발했다.땅에 착지한 백산하는 갑자기 진지한 얼굴로 진시우 앞으로 와 정중하게 허리를 숙여 인사를 했다.“진 선생님, 제 목숨을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은혜 제가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어르신, 이럴 필요 없습니다.”진시우가 웃으며 대답했다.그리고 그는 백산하를 따라 방을 나와 거실로 향했다.백자경은 혈색이 돌아온 자신의 아버지를 보곤 흥분해서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백 씨 집안사람들은 진시우의 진기와 치료 덕분에 모두 빠른 속도로 회복했다.백 씨 집안의 셋째와 여섯째를 뺀 백자경, 둘째, 넷째, 다섯째가 모두 다 자리에 있었다. 백산하를 본 그들은 모두 공경하게 인사를 올렸다.백산하는 사람들 앞에서 즉시 선포했다.“진 선생님께서 내 목숨을 구해줬으니 앞으로 백 씨 집안에서는 진 선생님의 명을 우선 따라야 할 거야!”백 씨 집안사람은
이는 고박한 도법서였다, 노란 종잇장을 가진 탓에 보기에 낡은 종이와 별반 다르지 않았지만 진시우는 단번에 이 도법서의 종이가 특수한 재질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다. 이 도법서는 인위적인 파괴만 없다면 수천 년이 지나도 부식되지 않을 수 있었다.“글이 없는 도법서라?”진시우가 중얼거리며 도법서에 대량의 진기를 주입하기 시작했다.과연 도법서는 글이 없는 것이 아니라 특수한 방법을 이용해 글을 숨긴 것이었다.그때 백산하가 글을 볼 수 있었던 건 아마 도법서가 대량의 진기를 흡수한 덕분에 글이 나타난 것이었을 수도 있었다.이 도법서는 대량의 진기나 강력한 진기를 흡수해야만 글이 나타나는 도법서였다.다만 일반적으로 이 속에 담긴 비밀을 알아볼 수가 없었다.보기에 평범한 종잇장에 그 누가 진기를 주입할 생각을 할 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진시우가 진기를 주입하자 도법서에 대량의 글과 그림이 나타났다.“절천팔도? 멋있는 이름이네!”진시우가 첫 장에 적힌 검술의 이름을 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도법서를 보는 것만으로도 그는 하늘을 뚫을 듯한 도의를 느꼈다.“간단한 검술은 아니야.”진시우가 절천팔도의 도법서를 훑어보며 말했다.그리고 놀랍게도 이 검술을 내외에서 수련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도법서에는 무도가의 검을 연마하는 방법에 대한 소개만 있을 뿐만 아니라 기경을 수련하는 방법, 진기를 다스리는 노선에 대한 소개까지 적혀있었다.무자는 검술과 검세에 대해 수련을 하고 기경을 연마하려는 이는 도의와 도기를 수련할 수 있었다.그 어느 방면으로 보나 절천팔도는 무서운 위력을 지녔다.진시우는 두 가지를 모두 배우고 싶었다, 그는 안목이 높은 사람이었기에 일반적인 전술은 그의 눈에 들지도 않았다.하지만 이 검술은 확실히 괜찮았다.“우현의 검술과 절천팔도가 막상막하라고 했으니 우현도 실력이 대단한 사람임이 틀림없어.”그는 이미 우삼도의 위엄에 대해 여러 번 들어봤다, 칼을 세 번 휘두르는 것으로 적을 반드시 죽인다는 것.그리고 진
백 씨 집안의 셋째 백자동과 여섯째 백자형은 진시우가 검술을 연마하는 방문 앞에서 하루 종일 무릎을 꿇고 있어야만 했다.백 씨 집안사람들은 백산하가 백 씨 집안을 진시우의 부용으로 만드리라고 마음을 먹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진시우는 검세를 연마해 내기 위해 잠도 자지 않고 밥도 먹지 않았기에 백산하는 감히 그를 방해할 수 없었다.그렇게 진시우는 백 씨 집안에서 하루 종일 검세를 연마했다.백산하가 서류를 보고 있던 찰나, 그는 갑자기 미약한 검세를 느꼈다.그는 얼른 보고 있던 서류를 테이블 위로 던지더니 벌떡 일어섰다.“연습실 쪽에서 나오고 있는 것 같은데?”백산하는 진시우의 도움 덕분에 내공이 정진하여 이미 무도 대종사의 지경에까지 이르렀다.그리고 무자의 길을 걸어 검세를 이룬 상태였다.그랬기에 절천팔도의 검세에 대하여 그 어떤 이보다도 익숙하다고 할 수 있었다.또한 검세를 수련하는 과정이 얼마나 힘들고 많은 노력과 땀, 그리고 시간을 들여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었다.백산하가 스무 살이 넘었을 때, 절천팔도를 알게 되었지만 수십 년이 넘는 시간을 들여서야 검세를 연습해냈다.하지만 진시우는? 이제 고작 얼마나 지났다고?백산하는 어제 진시우에게 백지 도법서를 줬었다, 심지어 진시우가 그 도법서 위의 글을 나타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냈는지도 알지 못했다.그런데 지금 진시우는 이미 검세를 연마해냈다.잠시 후, 백산하는 연습실의 문 앞으로 왔다.그리고 날카로운 검세가 잠잠해지고 나서야 문을 두드렸다.“시우 씨, 제가 좀 들어가 봐도 될까요?”“네, 어르신.”문을 열고 들어선 백산하가 진시우의 손에 들린 당도를 뚫어지게 바라봤다, 평범했던 칼날이 지금은 날카로운 빛을 내뿜고 있는 것만 같았다.마치 푸른 서슬이 선 듯했다.그 모습을 확인한 백산하가 놀라서 말했다.“시우 씨, 방금 전 시우 씨의 검세였던 겁니까?”“어르신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죠, 못난 꼴을 보였습니다.”진시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멋쩍게 말했다.하지만 백산하는
백산하가 검을 거두자 엄지손가락 안쪽에 흐릿한 상처가 드러났다.“대단한데요, 금방 이루어진 검세지만 위력으로만 본다면 검도 종사가 전력을 다 해 공격을 한 정도와 엇비슷할 정도예요.”진시우도 금방 이루어진 자신의 검세가 이토록 강한 위력을 지닐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이게 어떻게 된 것일까?분명 똑같은 검술이었다. 혹시 경력의 차이인 걸까?“시우 씨가 저보다 이 검법과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하지만 백산하의 말을 들은 진시우는 그저 담담하게 웃었다.“어르신, 이 검술은 어르신께서 보관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저한테는 이제 쓸모가 없거든요.”백산하는 도법서를 건네받지 않고 엄숙한 얼굴로 말했다.“시우 씨, 이 도법서가 괜찮다고 생각되면 그냥 시우 씨한테 남겨두세요. 시우 씨가 이속의 글을 나타나게 할 수 있다는 건 이 도법서와 시우 씨가 인연이 있다는 걸 설명하지 않겠습니까, 제 손에 있으면 폐지와 다름없습니다.”“어르신께서 죽지 않았다는 소식이 밖으로 전해졌다가 또다시 사람들의 질투를 불러올까 봐 그런 겁니까?”진시우가 물었다.백산하는 숨김없이 솔직하게 대답했다.“시우 씨 말이 맞아요. 제 실력이 모자라서 이 물건을 가지고 있다가는 화만 불러올 겁니다. 저에게만 화가 닥치는 건 괜찮지만 자손들까지 힘들게 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시우 씨는 달라요, 실력이 비범하잖아요. 변운섭 같은 독경 대종사까지 죽일 수 있으니 이 천하에 시우 씨를 이길 수 있는 대종사는 몇 없을 겁니다.”“어르신이 이렇게 말을 한다고 해도 믿는 이가 없을 겁니다, 그렇게 되면 여전히 사람들이 백 씨 집안을 찾아와 소란을 피울 겁니다. 이렇게 하죠, 기회를 찾아 이 도법서를 선물해 준다고 하세요. 시합을 열어서 원하는 자에게 이 도법서를 선물해 주는 겁니다.”진시우의 말을 들은 백산하의 안색이 조금 바뀌었다.“시우 씨도 참석하는 건가요?”“네, 어르신을 위해 도법서를 해결하기 위함이기도 하고 또 한편으로는 저도 확실히 이 도법서를 손에 넣고 싶습니
“오빠가 임무를 수행하다가 적에게 당했어요, 의사가 상황이 좋지 않다고 했고요.”담유가 울먹이며 말했다.그때 창백한 얼굴로 옆에 있던 중년 남자가 진시우에게 다가왔다, 그의 왼쪽 팔은 얼마 전에 끊어진 걸로 보였다.“자세한 건 제가 말씀드리죠.”진시우가 남자를 바라보자 그가 자기소개를 했다.“장무사 서울팀 제8조 팀장 무강우라고 합니다. 성함이 어떻게 되시는지요?”“진시우라고 합니다.”“진시우 씨는 담유 씨의 남자친구인가요?”그 말을 들은 진시우가 망설이다 고개를 끄덕였다.무강우는 그제야 상황을 설명하기 시작했다.알고 보니 북양시에 망명을 온 사람들이 빈번하게 사고를 쳐 일반인들의 안위에까지 위협을 주고 있었는데 그중 가장 강한 이는 종사 최고봉의 경지에까지 이르렀고 가장 약한 이도 내경 중기에 이르러 누군가가 그들을 다스리지 않는다면 무서운 세력이 될 가능성이 있었다.무강우가 몸을 담고 있던 제8조는 이들을 잡으라는 명을 받고 오늘 그중의 한 종사가 사고를 저지르고 있던 곳을 찾아냈다.8조의 팀원들은 그 주변을 완벽하게 둘러쌌다, 설사 상대방이 허점을 발견하고 도망간다고 해도 얼른 그를 잡을 수 있을 정도였다.하지만 그들의 예상과는 달리 종사 중기에 처해있던 범죄자가 갑자기 종사 후기에까지 접어들었다는 것이었다.무강우도 종사 후기에 처해있었지만 상대방이 날렵하기도 하고 무강우가 그가 준비해놓은 독에 중독되는 바람에 하마터면 죽을 뻔했다.바로 담송이 무강우의 앞을 막아 대신 상대방의 수에 걸려들어 무강우는 범죄자를 죽일 수 있었다.“마신산에 중독된 겁니다, 단기간 안에 내경과 진기를 모두 상실하게 될 겁니다.”진시우의 말을 들은 무강우가 살짝 놀란 얼굴로 대답했다.“대단하시네요, 그걸 한눈에 알아보다니.”진시우는 대답 대신 다시 물었다.“담송 씨 그저 다친 게 아니라 중독 증세도 보이고 있는 거죠?”“네, 맞습니다.”무강우가 의아하게 고개를 끄덕였다.“그 종사 범죄자의 몸에서 무언가를 발견하지 못한 건가요?”“그의 몸
정봄은 바로 8분대에 있는 약사이다. 나이가 어린 그녀는 능력이 아주 출중했다. 그녀의 사부는 의료계에서 아주 실력이 대단한 사람이다.누구인지는 아무도 모른다.그녀의 사부가 누구인지 몰라도 정봄의 뛰어난 실력으로, 8분대의 팀원들은 팀장의 명령에는 굴복하지 않아도 정봄의 말이라면 죽는 시늉도 했다.정봄은 중상을 입고 죽어가는 부상자를 몇 번이나 귀문관에서 구해주었다.하물며 어떤 사람들은 정봄이 두 번째 ‘염라대왕’이라고 불렀다.그 시각, 정봄의 생기 가득한 두 눈에는 화로 가득 찼다. 조금 전 팀장이 그녀에게 전화를 걸어 약의 냄새만 맡아도 담송이가 어떤 약에 중독되었는지를 알아맞힐 수 있다는 사람이 있다고 했다.그녀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대단한 스승님을 모신 그녀도 약재의 냄새만 맡아도 분별할 수 있는 훈련을 했다.한 번도 인정한 적 없지만 그녀는 스승님이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고 있었다. 자신의 실력에도 자신감이 충만했다.그녀조차 독약의 종류를 가늠하지 못했다. 이 세상에 스승님 말고 그녀보다 더 대단한 사람이 또 있다고?진시우는 그제야 무강우가 왜 말문이 막힌 표정이었는지 알 수 있었다.이 팀의 약사는 자신의 위엄에 도전장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진시우가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제가 진시우에요.”정봄은 진시우가 있는 방향을 보며 미간을 찌푸렸다.“당신이? 스승님이 누구예요?”진시우가 말했다.“제 스승님은 세속에서 벗어난 일반인이에요.”정봄은 콧방귀를 뀌었다.“허, 팀장님에게서 말은 들었어요. 담송 팀원이 어떤 약에 중독되었는지 빨리 알 수 있다고 했죠?”진시우가 고개를 끄덕거렸다.“아마 그럴 거예요.”정봄은 쌀쌀맞은 목소리로 말했다.“아마? 조금 전의 통화에서 팀장님은 아주 단호하게 대답하였는데 이제 와서 아마 그럴 거예요?”진시우는 웃기만 할 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이곳에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았다.“시간이 다급합니다. 빨리 독약을 저에게 보여주세요!”정봄은 냉담한 태도로 말했다.
진시우가 냄새만 맡고 약을 맞춘 것은 너무 허황하고 터무니없는 일이다.진시우는 조금도 시간을 지체하지 않고 직접 몸을 움직여 약을 찾아 연구 제작하여 약액을 만들기 시작했다.담유는 응급실 앞에서 초조하게 기다렸다. 그녀는 이 세상에서 오빠 외에 다른 친척은 없었다.한 시간 뒤. 응급실 문이 갑자기 열리고 주치의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의 육체적 상처는 진정되었지만, 그의 몸에 남아있는 독이 그의 장기를 해치고 있습니다.”“이로 인해 그의 생명에 큰 변수가 생길 거예요. 이대로라면 4시간을 버티지 못할 거예요.”담유는 몸에 남은 힘이 순식간에 빠져나가는 것 같았다. 그녀는 벽에 기대 주저앉고 얼굴을 무릎에 파묻고 훌쩍거렸다.무강우의 표정도 급격하게 변했다.“이 선생님, 반나절의 시간을 벌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주치의가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었다.“반나절... 어렵습니다! 반나절의 시간을 벌어도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그의 말을 들은 무강우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는 한편에 가서 정봄에게 전화를 걸어 재촉을 했다.정봄은 아직도 진시우가 말한 독약의 실험이 끝나지 않았다. 진시우의 말대로 정봄의 실험이 끝나면 담송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게 된다.그 시각, 정봄은 속도를 올렸다.드디어, 2시간이 지나고 결과가 나왔다.“봄이 언니, 왜 그래요?”그녀가 멍한 표정을 본 조수가 물었다.정봄은 낮은 소리로 중얼거리며 말했다.“맞았어... 하지만 어떻게?”조수들은 궁금한 표정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 맞다고? 뭐가 맞는다는 거지?한참 후, 그제가 생각이 난 듯 조수들도 믿기지 않는 표정이었다.정봄은 결과가 적힌 표를 보며 믿기지 않는 말투로 말했다.“진시우, 그 사람이 건넨 독약과 담송 대원이 혈액 속에 있는 독약 성분이 완전히 일치해.”조수들은 서로가 서로를 쳐다보며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우연 중의 일치 아닐까요? 어쩌다 운이 좋은 걸 수도 있어요!”한 조수가 작은 소리로 말했다.정봄은 그를 힐끗 보며 말했다.“빨리
진시우는 이마를 찡그리며 말했다.“나씨 가문이 뭐가 부족해서 나랑 뺏아요?”“나한테 부탁해요.”나침어는 평온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나한테 부탁하면 사람을 놓아줄게요.”진시우는 어이없어하며 짜증스럽게 손을 휘둘렀다.“강설 씨, 이 사람들 내보내세요!”강설은 진시우를 흘겨보았다. ‘내가 시중드는 하인이야?’하지만 강설도 따지기가 귀찮아서 곧장 일어나 말했다.“나침어 씨, 가시죠.”“그래요.”나침어는 매우 평온하였다. 그리고 부한식과 함께 기씨 가문을 떠났다.진시우는 불쾌하게 욕했다.“귀찮아!”강설은 담담하게 말했다.“장무사 조장 레벨의 사람은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에요.”“부조장 정도라면 가능할 수 있지만 부한식 같은 사람은 서남 이곳을 지켜야 하니까요.”“나침어는 그런 사람을 절대 내주지 않을 거예요. ‘진’이라는 꼬리표를 붙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앞으로 큰 일을 하려고 힘을 모으는 거 맞죠?”“그런데 장무사 조장은 취임할 때 이미 꼬리표가 붙어버렸으니 부조장 레벨에서 시작하는 게 좋아요.”진시우는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그런 거였어? 그럼 운교영을 데려가야겠네.”“설마 윤교영까지 거절하지는 않겠지. 안 내주면 나문후를 찾아갈 거야.”강설의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 나문후 이름이 나오면 그 무게는 달라진다.손성현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진약원을 재정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출발하기 전, 그는 손지연을 진시우에게 맡기며, 그녀를 동해시로 데려다 줄 것을 부탁했다.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았다.어차피 서남에서는 할 일이 별로 없었고, 이제 동해에서 근무할 때가 된 것 같았다.취임서가 내려온 지 오래됐지만 진시우는 아직까지 장무사에 가지 않았다. ‘아마 동해 장무사 쪽에서 불만이 있을 지도 몰라.’강설의 제안에 따라 그는 부한식에게 운교영을 데려가겠다고 했다.부한식은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곧바로 승낙했다.하지만 운교영은 인수인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늦게 동해로 떠날 것이다
손성현 그들은 서로 바라보았다. ‘이건 서문성을 처리할 권한을 그들에게 넘기는 건가?’손지연은 화가 나서 말했다.“당연히 피의 대가로 갚게 해야죠! 장영 장로가 죽었잖아요! 이 복수를 안 해요?”태상 장로를 언급하자 진약원의 사람들도 얼굴이 변했다. 각자의 눈에 강한 증오가 가득했다.서문성은 이미 생사를 도외시하여 어떤 눈빛이나 태도에도 항상 태연했다.하지만 손성현은 깊은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저었다.“진 선생님이 정하시죠.”“장영 장로를 죽인 건 이공유이에요. 이공유가 죽었으니 복수는 끝난 거죠.”대장로인 위하 등은 손성현을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러나 손성현은 추가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고, 마치 이 일이 그렇게 결정된 것처럼 보였다. 상당히 독재적인 모습으로 비춰졌어도 말이다.진시우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서문성의 생사는 제가 결정하겠습니다.”서문성은 진시우를 바라보았다. 손성현이나 진시우 모두 똑똑한 사람들이다.손성현은 의아한 표정의 진약원 사람들을 데리고 물러갔다.손지연은 이해할 수 없어서 아버지를 붙잡았다.“아빠, 왜 서문성을 죽여하고 하지 않아요? 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을 거예요!”손성현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렇게 하면 진 선생과 우리의 관계가 끊어져 버려.”“원한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건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상대에게 좋지 않은 일이 아니야.”“진 선생님이 우리의 복수를 도와줬으니 우리는 감사해야 하지만 우리도 걔한테 뭔가를 준 걸 기억해야 해.”“진 선생님이 서문성을 살리려고 하니까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강력하게 서문성의 피의 대가를 요구하면 길이 좁아져.”손지연은 찡그린 표정으로 말했다.“진시우는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아빠가 너무 걱정하는 거예요!”“하하하, 그럴 수도 있어.” 손성현은 딸과 논쟁하지 않기로 했다.오랫동안 진약원을 다스리고 있는 만큼 손성현 눈에는 더 많은 것이 보였다....“어떻게 나한테 고마움을 표할 건데?” 진시우는 서문성을 바라보며 말했
부한식은 상황을 보며 말했다. “나침어 씨, 그럼 우리는...”나침어는 약간 이를 악물며 차갑게 말했다. “근처에서 호텔을 찾아서 잠시 머물러요!”...송천수의 부상은 심각했다. 이공유의 한 검이었으니까.모두가 진시우처럼 내력이 강한 사람은 아니다.하지만 그 어떤 상처도 진시우의 눈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시우는 송천수의 부상을 80% 치료했다. 나머지 20%는 그가 스스로 회복하도록 남겨두었다.송씨 가문의 형제들은 진시우에게 완전히 감복하며, 감히 무례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송천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진 선생님, 감사합니다.”진시우는 웃으며 대답했다. “어르신, 이제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네요. 축하합니다.”송천수는 어이없어 하며 말했다. “그게 뭐라고, 그만 놀리세요.”오늘의 경험은 송천수의 마음가짐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예전 같았다면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다고 기뻐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시우와 이공유의 실력을 본 뒤 그는 어떤 허명도 웃음거리일 뿐이라고 느끼게 되었다.실력이야말로 개인의 근본이다.실력이 있다면 혼자라고 해도 두려울 것이 없고, 한 사람만으로도 대가문이 될 수 있다.진시우 같은 사람은 혼자서도 최고 가문의 대접을 받을 수 있다.송씨 가문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진시우가 몇 번 툭 치면 끝나는 힘이다.진시우는 말했다. “저는 기씨 가문에 가서 후속 처리 좀 하고 곧 남성을 떠날 거예요. 송씨 가문은 고족의 문을 지켜줘야 합니다.”송천수는 놀란 눈빛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진 선생님, 선생님과 고족은...”진시우는 대답했다. “저는 고족의 대호법이 되었어요.”“헉-”송천수는 숨을 들이키며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꼭 고족을 잘 지킬게요.”‘외가 대호법이라니, 고족에서 무슨 일을 해야 그런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거야...’진시우가 기씨 가문에 돌아오니 기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마당에 무릎 꿇고 있었다.
“서문성의 목숨을 최대한 지켜주길 바래.”이공유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내부 경맥을 거슬러 흐르는 검의 기운이 느껴졌다. 다음 순간, 이공유의 동공이 움츠러들고 머리가 기울어지며 숨을 거두었다.진시우는 이공유를 막지 않았다. 착한 사람이 아니고,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을 살려두고 싶지 않았다. 오늘 수살술이 없었다면 방금 이공유의 검에 이미 죽었을 것이다.이공유가 쓰러진 후, 이번 정상대회의 소란은 완전히 끝났다. 진시우의 강력함을 목격한 수많은 관객들의 마음은 경외심으로 가득 찼다.연단 위에서 서문성은 멍하니 있었다. 그는 자신이 완전히 패배했음을 알고 있었다. 이공유는 그의 유일한 의지였는데 이공유가 죽었으니 그의 목숨도 진시우의 손에 쥐어진 셈이다.진시우는 서문성을 지나 손지연 옆으로 가서 그녀를 풀어주었다.“진시우!”손지연은 그의 품에 뛰어들어 울기 시작했다.진시우는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 “걱정 마, 네 아버지는 괜찮아.”손지연은 억울한 눈빛으로 진시우를 쳐다보았다. “정말?”“응.”진시우가 고개를 끄덕이고 서문성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또 만났네.”서문성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무 처참하게 졌어.”“패배를 인정하면 사람들을 데리고 기씨 가문으로 가.”진시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기군성을 쳐다보았다. 기군성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진시우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진 선생님, 제가,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진시우는 그를 보지 않고 서문성에게 말했다. “이공유의 부탁을 받았으니 너에게 살 기회는 줄게.”“하지만 너의 생사는 진약원 사람들이 정할 거야. 우선 기씨 가문으로 가, 나도 곧 따라갈거니까.”서문성은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섰다. 진시우는 손지연을 위로하며 같이 기씨 가문으로 가게 했다. 그리고 나침어 앞에 섰다.나침어의 표정은 담담했고, 아무런 의외의 기색이 없었다. 진시우는 그녀의 긴장을 터뜨리지 않고 부한식에게 시선을 돌렸다.“조장님, 나침어 씨가 이런 무모한 행동을 하는데 보고만 있었
물론 이런 저항에도 한계가 있다. 다만 외부 사람들은 수살술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한계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다.순간적으로 하늘과 땅 사이의 수증기가 모여들며 거대한 수증기 검을 형성했다.‘웅’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수증기 검이 하늘에서 내려와 곧바로 이공유를 향해 내리쳤다.‘푹’ 소리가 나더니 수만 갈래의 수증기가 이공유의 몸을 스쳐 지나갔고, 마치 수없이 많은 검날이 그의 몸을 관통한 것처럼 순식간에 이공유의 몸이 피투성이가 되었다.이공유는 쿵 소리와 함께 땅에 내리꽂혔다. 그리고 피바다 속에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헉― 헉―이공유는 크게 숨을 몰아쉬며 거칠게 기침을 했다. 그는 몸을 간신히 가누며 몸체를 이루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자조 섞인 미소를 지었다.“생각지도 못했어. 오랜 세월 검도를 연마해왔지만 결국 젊은 후배에게 패하다니.”파괴력을 말하자면 그는 분명 진시우를 훨씬 능가할 수 있었다.하지만 아쉽게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진시우가 수살술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방금 그 검격으로 이미 승부가 갈렸을 것이다.진시우는 수살술 상태를 해제하지 않고, 이공유와의 거리를 유지했다.이공유는 통천자로서 실력이 강력하고 무서운 존재였다. 그와 함부로 가까워져서는 안 된다.“좋은 승부였습니다.”진시우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미소를 지었다. 이는 곧 자신의 승리를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었다.이공유는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그가 항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한 가지 부탁이 있어.”이공유는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았다.진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굳이 들어줘야 할 의무는 없는데요.”이공유는 말했다.“이 부탁을 들어준다면 내가 엄청난 가치를 지닌 정보를 제공할게.”“그래요?”진시우는 살짝 흥미를 보이며 말했다.“그 정보가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겠군요.”“내가 가진 이 정보는 네가 천인을 넘어 전설적인 무왕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천인을 넘어서는 존재를 무왕
“큰일이야!”무문 도장의 얼굴이 순식간에 변했다. 그러나 손을 쓰기엔 너무 늦었다.이공유의 검이 이미 진시우의 몸을 관통했으니 이제 더는 살아날 가능성이 없었다.나침어도 얼어붙은 채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변화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진시우!”나침어는 깜짝 놀라 외쳤다. 이 순간 다른 것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당장 앞으로 달려가려고 했다.“나침어 씨, 진정하세요!”다행히 부한식은 여전히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급히 나침어를 붙잡았다.나침어는 화를 내며 말했다. “부 조장님, 뭐 하는 거예요? 빨리 사람을 구해야죠!”부한식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웃음을 참으며 생각했다. ‘나침어가 진시우한테 완전 마음을 주었네.’“잘 보세요. 진시우는 멀쩡해요.”나침어는 순간 멈칫하며 진시우 쪽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의 몸은 분명히 검에 의해 관통되어 있었다.촤라락!그 순간, 진시우의 몸이 갑자기 물로 변하며 수많은 물줄기로 흩어졌다. 그 물줄기들은 다시 모여 사람 형태로 되돌아갔다.나침어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이게, 이게 무슨 법술이에요?”부한식도 놀랐다. ‘몸을 액체로 바꿀 수 있다니, 너무 대단한 법술인데!’무대 아래의 관객들도 환호성을 터뜨렸다.이런 능력은 그들 모두가 처음 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오늘은 그들에게 있어서도 눈이 번쩍 뜨이는 날이 되었고, 새로운 경험을 쌓은 날이었다.‘이제 나가면 자랑거리 하나가 생겼어.’이공유는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숙여 진시우를 다시 보았다.“이런 법술도 있었군...”이공유의 눈빛이 심각해졌다. 액체로 변신할 수 있다면 그의 모든 검술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뜻이다.이공유가 이런 생각을 떠올리던 그 순간, 진시우가 갑자기 사라졌다. 동시에 이공유의 주변에서 무수한 검강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쿵!수많은 검의 그림자가 떠오르며 이공유를 완전히 감싸기 시작했다.슈슉슉!물로 변한 침들이 폭우처럼 이공유
“오늘의 승패와 상관없이 난 너를 인정해.”나침어는 자신이 무시당한 것에 얼굴이 굳어졌다.‘진시우 이 나쁜 자식!’‘좋은 마음으로 구하려고 했는데, 가문의 권세를 빌어 부한식에 이용해서까지 널 구하려고 했는데, 날 이렇게 대하냐?!’‘내가 대체 뭘 위해서 멀리 교토에서 이 남쪽 변두리까지 온 건데.’‘나씨 가문의 아가씨인 내가 이런 대접을 받다니.’ 하지만 진시우는 나침어의 생각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내 내력과 횡련 이게 전부가 아니예요.”진시우의 몸에서 신비로운 기운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알고 있어.”이공유는 담담하게 말했다. “너 진기를 쓸 줄 알지. 근데 너의 진기는 여전히 신경에 머물러 있지... 뭐라고?!”그가 말하는 도중,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육지... 선인?!”이공유는 진시우를 보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쉽게도 나 얼마 전에 막 그 경계를 돌파했어요.”아래에서 나침어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부한식의 눈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았다.‘육지, 육지 선인?! 인간계 선인?!’무문 도장은 자신의 살을 꼬집으며 중얼거렸다.“진짜 대단해! 이럴 줄은 몰랐어! 네가 신해경을 돌파했었구나!”“그랬군... 그래서 이렇게 자신감이 있었던 거야! 신해경이라면 누가 이길지 장담할 수 없지!”이공유는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기세를 최고점으로 끌어올렸다.“내가 너를 과소평가했어.”이공유는 낮게 말했다. “네가 인간계 선인이 되었을 줄은 몰랐어. 그건 진정한 선인의 경지야, 완전히 변화한 존재지.”“받아요!”진시우는 공중에 손가락을 튕기며 진기 광선을 발사했다.이공유는 손을 들어 검을 휘두르며 그 광선을 부셨다.쉭!진시우는 빛처럼 이공유의 뒤로 빠르게 이동했다.“잡았다.”이공유는 뒤로 검을 휘둘렀다.그러나 진시우는 두 손가락으로 이공유와 그의 검을 함께 튕겨냈다.“내 장풍을 받으세요!”진시우의 손바닥에서 무한한 화염 진기를 폭발하였다. 이공
진시우는 칼 태원를 들고 즉시 절천팔도를 펼쳐 하늘을 가르며 내려쳤다.“오? 도법? 네가 도법도 쓸 줄 안다고?”이공유는 약간 놀랐지만 자신의 강력한 수련으로 진시우를 계속 제압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보아하니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려는 것 같은데!”이공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네 믿음을 완전히 부숴버리겠어!”쾅!진시우의 첫 번째 칼은 그의 검에 의해 무정하게 산산조각났다.진시우는 쏟아지는 검세에 온몸이 찢어질 것만 같은 압박을 느꼈고, 가슴을 짓누르는 무거운 중압감에 몸을 추스르기가 힘들었다.후-곧이어 그는 절천팔도의 두 번째 칼인 ‘패천’을 휘둘렀다.천하를 제압하는 한 칼이었다.“음?”이공유는 방금 그 칼보다 몇 배는 더 강력한 도세를 느꼈다. 그의 눈에는 더 큰 놀라움이 서려 있었다.“이 녀석, 대단하군!”이공유는 칭찬하며 말했다.“너의 도법이 절대 간단치 않아. 혹시 전설 속의 절천팔도? 이런 도법을 익힐 수 있다니, 너도 하늘이 내린 재능이구나!”진시우는 대답하지 않고 패천을 휘둘렀다.이 한 칼을 휘두르며 그의 내력도 거의 바닥났다.도강은 빛을 뿌리며 진시우의 전신 내공을 담아 하늘을 거슬러 이공유를 향해 내려쳤다.이공유 역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자신의 내력을 움직였다. 그는 천지의 대세와 어울려 순간적으로 자신과 천지가 하나가 되었다.이공유도 찬란한 검을 휘둘렀다.거대한 굉음이 하늘을 가득 울리며 수많은 빛의 파편들이 별똥별처럼 흩어졌다. 검압과 도강이 함께 휘몰아쳤다.무자들은 뒤집혀 나가 떨어졌고, 천인 이상의 무자만이 간신히 몸을 세울 수 있었다.부한식은 충격을 받으며 말했다.“진시우의 실력이 이 정도로 강해졌단 말인가...”나침어 역시 놀랐다. 이제 진시우의 실력이라면 동해 장무사의 조장이 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할아버지는 정말 사람 보는 눈이 있구나...’“진시우의 기운이 떨어졌어!”갑자기 부한식의 한마디가 나침어의 마음을 긴장하게 만
“그렇다면 ‘폭혈단’을 더하죠.” 나침어는 이 순간 냉혹하기 그지없었다.그녀의 얼굴에는 어떠한 감정도 없었고, 오직 이익을 저울질하는 차가운 계산만 남아 있었다.부한식은 잠시 멈칫했다. 폭혈단에 각성단을 더하면 이공유도 이길 희망이 있다.“알겠습니다.”부한식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나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그렇게 하겠습니다.”나침어는 링을 바라보며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조장님이 이 두 약을 복용하신 대가로 그쪽 가문이 향후 세 대의 번창을 약속하죠.”부한식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고, 마음속에 남아 있던 마지막 망설임이 완전히 사라졌다.“나씨 가문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습니다.”...이공유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금강공... 이 횡련 법문에 대해선 나도 자주 들었어.”“오늘 이렇게 보니 소문보다 훨씬 더 기묘한 것 같군. 진시우, 네 운이 좋았어. 금강공을 이 정도까지 수련하다니.”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 운이 좋은 건 맞아요. 금강공은 마치 나를 위한 하늘의 선물 같거든요.”“수련하는 동안 어려움이나 장애물 거의 없었어요.”진시우의 말은 약간 자랑으로 들리겠지만 사실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아무리 금강공을 손에 넣는다 해도 그만큼 순조롭게 수련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군부자, 천강진인이 수십 년을 수련했어도 진시우가 두 달 만에 도달한 경지에 미치지 못했다.어떤 법문이든 사람을 가리는 법이다.“횡련이 대단한 건 인정하지만 그저 껍질만 두꺼워지는 거라면 아무 소용없어.”이공유의 몸이 순간적으로 사라지면서 동시에 그의 검이 진시우에게로 날아들었다.검날이 진시우의 어깨를 베자 그 엄청난 힘에 링의 절반이 부서졌다.진시우의 어깨 소매는 검기의 폭풍에 휘말려 산산이 부서졌다.진시우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링이 조금 거추장스럽지 않아요?”이공유도 웃으며 답했다. “그런 것 같군.”두 사람은 서로 미소를 주고받고 나서 진시우가 주먹을 내질렀고, 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