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이설이 멍하니 서 있다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더니 말했다. “빨리 들어오라고 해요!”교이설은 놀랐다. ‘진시우는 장무사에 있잖아? 벌써 나왔다니?’교이설은 부장에게 먼저 돌아가 매장 문제를 처리하라고 한 후, 진시우가 들어오게끔 했다.“잘하셨어요, 이설 회장님. 사무실이 꽤 웅장하네요!” 진시우가 웃으며 농담을 던졌다.교이설이 놀라며 말했다. “시우 씨, 풀려났어요?”“…….”진시우가 말했다. “네, 스스로 탈출했죠. 이설 씨도 제가 장무사 사람들에게 잡혔다는 걸 알고 계셨군요.”교이설이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어떻게 모를 수가 있겠어요? 잠깐, 스스로 탈출했다고요?”진시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요, 싸워서 나왔어요.”“…….”교이설은 어리둥절했다. 그녀의 눈동자는 점점 더 커졌다. “그게, 조무사인데…….”“장무사가 뭐 어때 서요, 제가 뭘 잘못한 것도 아니고, 잡힌 이유 자체가 타당하지 않았어요.”진시우가 불쾌하게 의자를 끌고 앉으며 말했다. “자, 말해보세요. 공손씨 가문이 어떻게 이설 씨를 괴롭혔는지.”교이설은 마음속의 모든 의문을 접어두고, 공손구의 일을 간단히 설명했다.이윽고 진시우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정말 끈질기네요, 여전히 이설 씨를 노리고 있는 거네요.”교이설이 얼굴을 찌푸리며 말했다. “이렇게 집요하고 뻔뻔한 남자는 처음 봐요!”진시우가 말했다. “당연하죠, 교씨 가문이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으니, 공손씨 가문이 두려워할 리가 없죠.”교이설은 눈을 반짝이며 진시우를 쳐다보았다. “이제 시우 씨가 나타났으니, 이 문제를 해결해 주시는 게 어떨까요?”진시우가 말하려는 찰나, 교이설의 책상 위에 놓인 전화기가 울렸다. 그녀는 바로 전화를 받았다. 이윽고 전화를 받은 교이설의 표정이 달라졌다. [올려보내세요!]전화를 끊고, 교이설이 진시우에게 말했다. “공손구가 왔어요.”“네?” 진시우는 잠시 고민하더니 말했다. “그렇다면 저는 숨어있을게요. 공손구가 무엇을 하려는 지 봅
교이설의 표정이 순식간에 굳었다. 그녀는 공손구 손에서 수배 명령을 낚아채고는 자세히 살펴봤다. 거기에는 확실히 진시우의 사진과 기본 정보가 있었다.보상금에 대해서……, 장무사가 발표한 것이니 당연히 적지 않은 액수였고, 일반 대중에게 공개된 것은 아니었다. 공손구는 공손씨 가문을 등에 업은 덕분에 이런 소식을 알게 된 것이다.공손구는 낯빛이 급변하는 교이설을 조롱하듯 바라보며 말했다.“진시우가 너희들을 지켜줄 거라고 생각했나? 교이설, 정신 차려! 우리 공손씨 가문만이 교씨 가문이 살 유일한 기회야. 기회를 놓치면, 너희 교씨 가문은 지옥으로 떨어질 거야.”교이설은 충격을 받은 듯 온몸이 부들부들 떨며 공손구를 올려다보았다. “만약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죠?” 교이설이 차분하게 되물었다. “우리가 당신들과 맞서 싸우면 어떻게 되냐고요.”이 말에 공손구는 화내지 않고 오히려 비웃었다. “역시, 이설 씨는 굴복하지 않을 줄 알았어. 그럼, 내가 더 이상 기회 줄 필요도 없겠지. 술을 권했을 때 받아 마시지 않으면, 다음에는 벌주를 마시게 될 거야.”교이설이 평온하게 말했다. “XP 그룹의 힘으로 공손씨 가문과 싸울 수 있어요. 공손구 씨가 계속 깡패처럼 행동한다면, 저도 기꺼이 맞서 싸우겠습니다.”그러나, 교이설의 말을 들은 공손구는 조롱하며 말했다. “XP 그룹이라고? 쯧쯧, 그룹 이름이나 바꿔야겠어. 앞으로 SB 그룹이라고 부르자. 함부로 날뛰다가 네 명중 한 명이 우리에게 항복한 그룹이니까!”진시우가 뒤에 있었기에 그동안 평온한 표정을 유지했던 교이설이 이 말에 펄쩍 뛰었다.“그게 무슨 말이에요?”교이설은 경멸스러운 눈빛으로 공손구를 바라보았다.“못 알아들었어?”공손구가 냉소를 터뜨리며 말했다. “너희 회사 네 명의 주주 중 하나가 우리 편이 되었거든! 모든 사람이 너희와 같은 생각을 한다고 생각하지 마! 이렇게 분별력 있는 사람도 있거든. 그렇다면 한번 맞춰봐. 도대체 누가 우리에게 왔는지.”교이설은 믿기 어려웠
그러자 공손구가 크게 웃으며 말했다. “CCTV? 그런 건 내가 다 즐긴 후에 지우면 되지 않겠어? 교이설, 이렇게까지 널 배려해 줬는데 무시하다니. 그렇다면 가장 저급한 수단을 쓸 수밖에! 난 너를 오랫동안 탐냈어. 이제 드디어 너를 얻을 기회가 왔는데 어떻게 이 기회를 놓칠 수 있겠어?그리고 진시우는 이제 수배범이 되어버렸잖아. 내가 직접 손을 쓰지 않아도 대하에서 살아남지 못해! 진시우 그 녀석이 만약 나타난다면, 진무사 사람들이 진시우를 첫 번째로 잡을 테니까. 한 명의 진무사가 진시우를 처리하지 못한다면, 열 명이, 백 명이 나설 거야!하하하……, 진무사와 대적하는 자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거 너도 알잖아! 교이설, 그냥 나랑 같이 있어. 저 수배범은 너를 지켜줄 수 없어!”공손구는 이내 교이설을 향해 달려들었다. 그의 모습은 마치 굶주린 늑대 같았다.교이설은 당연히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녀는 황급히 다른 쪽으로 피했다.공손구가 비웃으며 말했다. “괜찮아, 도망가 봐. 결국 지치겠지. 그때가 되면 넌 내 마음대로 할 수 있을 거야.”이 말을 들은 교이설의 얼굴이 일그러졌고, 그녀의 눈은 분노로 가득 찼다.“공손구 씨, 정말 역겹고 비열한 사람이네요. 어떻게 그렇게 비열한 짓을 하려면서도 자랑스럽게 말하는 거죠?”공손구의 표정이 일시에 굳어졌고, 이어서 원망스럽게 말했다. “비열하다고? 비열하다고? 교이설, 나 공손구가 너를 좋아한 건 최근 일이 아냐! 그런데 넌 나에게 기회를 준 적이나 있어? 나는 공손씨 가문 사람이야. 너에게 무척이나 어울리는 사람이지. 아니면 내가 못생겼나?”공손구의 표정은 매우 사나워졌고 증오에 차 있었다. “그 콧대 높은 척하는 건 뭐야? 우리 둘 다 큰 집안 출신인데, 같이 있으면 너도 좋고 나도 좋잖아. 윈윈이 될 거야! 굳이 거절하려고만 하지 말고 잘 생각해 봐. 까닥하다가 교씨 가문이 파산할 수도 있어! 그렇게 된다면 다 네가 자초한 일이라는 것만 알아 둬!”교이설의 얼굴은 분노로 가득 찼
“공손구 도련님!”내경이 완성된 무자들이 모두 낯빛이 급변했다. 그들 중 일부는 공손구를 부축하고, 다른 일부는 분노에 차서 진시우를 향해 돌진했다. 진시우도 아랑곳하지 않고, 그의 부하들을 모두 쓰러뜨렸다. 뺨 한 대로 모두를 제압했다.‘내경이 완성됐다고 이렇게 나대다니?’교이설의 사무실이 아니었다면 진시우는 피를 보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을 것이다.이윽고 교이설이 다가와 진시우 옆에 서서 공손구를 차갑게 바라보았다.공손구의 다리에는 피가 흘렀고, 그는 창백한 얼굴로 진시우를 바라보았다가 교이설에게 시선을 돌렸다.“교이설, 지금 진시우를 감싸겠다고? 너희 교씨 가문 전체를 지옥으로 몰아넣겠다는 거야?!”교이설이 무표정하게 말했다. “지옥? 저는 세 살짜리 어린애가 아니에요. 저도 저만이 판단이 있어요. 공손구 씨, 당신의 오늘 행동은 모두 CCTV에 찍혔어요. 그리고 저에게는 그쪽을 고소할 권리도 있죠. 소환장이나 기다리세요.”공손구는 교이설의 말에 분노하며 욕을 퍼부었다. “저런! 교이설, 원래 이렇게 뻔뻔한 사람이었어?!”그 순간, 공손구는 무언가를 깨달은 듯, 세게 침을 뱉으며 말했다. “알겠어, 너 진시우를 좋아하는 거지? 하, 그렇다면 인정할게. 진시우는 강한 무자고 의술도 뛰어나니까. 하지만……, 참나, 교이설, 너 너무 뻔뻔한 거 아니야? 무슨 낯짝으로 돌아다니는 거야? 진시우는 네 절친의 남자 친구잖아!”그 말에 교이설의 낯빛이 급변하며, 분노로 얼굴이 빨개졌다. “공손구 씨, 헛소리하지 마세요! 전 진시우 씨를 좋아하지 않습니다.”“하하하!” 공손구가 비웃으며 크게 웃었다. “뻔뻔한 사람들은 끝까지 뻔뻔하기 마련이지. 그러니까 자기 친구의 남자마저 놓치지 않는 거겠지! 하긴, 불, 도둑, 친구를 조심해야 한다더니, 옛말에 틀린 거 하나 없네.”그러자 진시우가 태평하게 말했다. “왜 그렇게 짖어 대는 겁니까? 그럼 짖다가 제 질문 몇 개만 대답해 줘요.”공손구가 눈을 부릅뜨고 화를 내며 말했다. “무슨 대답
교이설은 민망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았다. 진시우가 무심히 말했다. “유회성이 무언가를 했나요?” 교이설은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두 시간 전, 유회성이 회사에서 7600억을 빼내 자신의 동우그룹으로 옮겼어요.” “네?” 진시우는 눈썹을 치켜올리고, 곧 의미심장한 냉소를 지었다. 교이설이 이어 말했다. “그리고 유회성이 투자를 철회했어요.” 유회성은 XP 그룹에 7600억을 투자했다. 그 돈은 당시 유회성이 회사 운영 자금이었다. 하지만 그때 유회성은 진시우에 대한 존경과 충성을 표현하기 위해 결단코 투자했었다. 그때 그의 결단력은 실로 대단했었다. 적절한 때에 표현하고, 물러날 때도 주저하지 않는 사람이다. “참으로 유회성, 내가 유회성 씨를 너무 과소평가한 모양이네요.”물론 7600억이 없다고 해서 XP 그룹이 파산하지는 않는다. 지금 XP 그룹의 자금으로도 충분했으니까. 심지어 신익에서 더 많은 돈을 융자받을 수도 있다. 신익에는 분명히 어마무시한 재산이 있을 테니까!그때, 밖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려왔다. 인사부의 부장이 놀란 표정으로 들어왔다. “이설 회장님, 문제가 생겼어요! 방금 들은 소식에 의하면 조금 전 인수 계약을 맺은 몇몇 회사들이 계약을 파기하고 독립하려고 한답니다.”연속적인 사건에 교이설은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이게 다 무슨 일이야?” 그리고 교이설은 부끄러워 났다. 진시우가 회사를 그녀에게 맡긴 것은 교이설 능력에 대한 인정과 신뢰였다. ‘그런데 이게 무슨 일인가? 사태가 어떻게 이 지경까지 되었지!’교이설은 진시우 앞에서 얼굴을 들 수가 없었다. “하나는 천동문화라는 미디어 운영 회사, 하나는 영방식품이라는 패스트푸드 회사, 그리고 물류 회사…….” 교이설은 괴로운 표정으로 진시우에게 말했다. “이 회사들은 모두 유회성……, 유회성이 협상한 거예요.” 진시우가 고개를 끄덕였다. “얼마나 썼죠?” 교이설이 쓰라린 표정으로 대답했다. “대략 4200억 정도요.” 교이설은 당장 쥐구멍
이를 본 진시우는 속으로 웃었다. ‘나를 얕보는 건가?’교이설은 어쩔 수 없이 웃었다. ‘왜 나를 보는 거야, 진시우를 봐야지! 내가 진시우 뒤에 서 있는 걸 보지 못했나? 이 고현승 참, 눈치도 없네! 가만히 두는 것만 해도 다행이야!’“왜 나를 보세요? 시우 대표님의 명령에 따르세요. 오늘은 시우 대표님이 결정합니다.”고현승이 깜짝 놀라며 시선을 바로잡았다.“시우 대표님, 그러면 바로 실행하겠습니다.”고현승은 적어도 겉으로는 공손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사실 이미 포기한 상태였다. 회사는 남의 것, 자신은 그저 직원일 뿐이니, 너무 많은 걸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진시우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현승 부장님, 잘 부탁드립니다. 겸손한 자세로 손자처럼 행동해 그들의 마음을 사로잡으세요.”“…….”그 순간, 고현승은 경직되었다.‘뭐라고? 손자처럼 행동하라고?’고현승은 화가 나서 욕설이라도 퍼붓고 싶은 심정이었다. ‘내 회사도 아닌데, 왜 남에게 아부해야 하는 거지?’고현승은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지금 그들을 찾아가면 분명 찬밥 취급을 받을 것이다. 자존심도 지옥의 18층으로 짓밟혀버릴 것이다.“시우 대표님, 제가 가도 그들이 잘 받아줄지 모르겠습니다.”진시우가 놀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현승 부장님은 인사팀 부장님이 아니신가요? 고위 임원으로서 충분히 존중받을 자격이 있는데 왜 이렇게 자신감이 없죠? 그리고 이번 방문은 원래 자존심을 내려놓고 가야 하는 겁니다.”한편 교이설은 진시우가 왜 고현승을 보내려 하는지 의아해했다. 하지만 진시우의 결정에는 분명 다른 의도가 있을 거라 생각하며 협력했다. “현승 부장님, 한번 가보시죠. 안 되면 저한테 전화하세요.”고현승은 교이설이 명령하자 마음이 쓰라렸다. ‘이제 가지 않을 수도 없구나. 교이설은 회사의 회장이니까! 한낱 직원이 어찌 회장의 말을 거역하겠는가?’“그럼 시우 대표님, 제가 가서 어떻게 말해야 하나요?” 고현승은 분통을 터뜨리고 싶었지만 화를 내지는 못하고
“하지만 유회성은 생각이 너무 많고 복잡한 사람이죠. 그런 사람은 XP 그룹에 더 이상 남아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XP 그룹……, 불안정한 것을 제거하는 것도 나쁘지 않아요. 삼각형이야말로 가장 안정적이라고 구조라고 하잖아요?”삼각형이 가장 안정적이라는 말에 교이설이 속으로 중얼거렸다. 그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 ‘안정적이라고? 그러면 왜 삼각관계에서 많은 사람들이 시련을 겪는 걸까?’“회사를 잘 운영하는 것 같아 마음이 놓이네요.” 고현승의 태도를 지켜보며 진시우는 교이설이 권위를 세우는 데에 능하다고 생각했다.교이설이 담담하게 말했다. “시우 씨가 신경 쓰지 않는다면 저라도 신경 써야죠. 만약 회사 대표가 직원들을 움직일 수 없다면 그 회사는 문을 닫아야 해요.”진시우는 웃으며 말했다. “그렇기에 전 고현승 씨를 좀 더 높이 끌어올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교이설은 놀라서 물었다. “고현승 씨는 이미 부장인데, 어디까지 더 올리라는 말씀인 거죠?”진시우가 대답했다. “고현승 씨를 신뢰할 수 있다면, 고현승 씨에게 더 많은 주식을 주고 사장 자리에 앉혀보세요.”그러자 교이설이 놀라서 말했다. “미쳤어요! 고현승 씨는 외부인이에요!” 그런 자리는 보통 전문 경영인이나 전 사장과 혈연관계가 있는 사람에게 주어진다. 그렇지 않으면 회사 비밀이 샐 수밖에 없으니까. 고현승은 확실히 능력이 있지만, 아직 완전히 믿을 정도는 아니었다.진시우는 말했다. “회사가 성장하려면 사람을 잘 다룰 줄도 알아야 해요. 이번에 고현승이 우리가 내준 시험을 통과하면, 승진시키세요.”교이설은 깨달았다. “진시우……, 그러니까 일부러 고현승의 능력을 시험하려 일부러 고현승을 보낸 거군요?”“한 가지 덧붙이자면, 고현승의 책임감도.” 진시우는 담담한 웃으며 말했다. “그래도 단지 부장인데도 회사를 위해 자존심을 버리는 사람이잖아요. 그런 사람에게 사장 자리를 준다면 얼마나 더 충성하겠어요?”교이설이 감탄했다.“좋습니다. 시우 씨는 정말 멀리 보
직원은 바로 기우석에게 연락했고, 잠시 후, 미안한 표정으로 말했다.“죄송합니다. 현승 부장님, 우석 대표님이 지금 바쁘셔서 시간을 내실 수 없다고 합니다.”그러자 고현승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기다리죠. 뭐. 우석 대표님이 언제 시간이 되시는지 알려주세요.”리셉션니스트는 잠시 망설였지만, 어려워하는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이런 상황에 익숙했기 때문에, 대처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 “그러면 이쪽으로 오세요.” 리셉션니스트는 고현승을 휴식 공간으로 안내했고, 고현승은 바로 거기로 가 앉았다.그리고 고현승에게 물 한 잔을 주고 자신의 자리로 돌아갔다. 사실 고현승이 진짜 기다리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제로는 휴대폰으로 몇몇 친구들에게 연락해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고현승은 천동문화의 기우석을 만난 적이 있다. 또한 그의 대학 동기가 여기에서 일하고 있었다. 기우석은 성격이 까다로워 부하 직원들에게 자주 화를 낸다고 한다. 고현승의 동기도 그중 하나였으므로, 사실상 천동문화 전체 분위기는 긴장한 분위기이다.기우석의 움직임은 모든 직원들의 주목을 받았다. 기우석에게 무슨 일이 생기면 모두 일에 집중하는 척했다. 형식적으로라도 일하는 척해야 화를 피하니까. 고현승은 동기에게 기우석의 동태를 물었고, 기우석이 나타나면 꼭 연락해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그 동기는 명확히 대답해 주지는 못하고, 기우석이 차를 타고 다니는 걸 좋아하니 주차장에서 기다리라고 조언했다. 고현승은 정보를 알려준 동기에게 고마워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리고는 리셉션니스트에 말했다.“수고하세요. 저는 회사에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갑니다. 내일 다시 올 테니, 우석 대표님이 저에게 조금만 시간을 내주시면 고맙겠다고 전해주세요. 10분도 좋다고요.”리셉션니스트는 형식적으로 웃으며 대응했고, 고현승이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천동문화 이사장 사무실 안에서.기우석은 자신의 아름다운 비서와 농담을 주고받으며 스트레스를 풀고 있었다. 그는 웃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