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아름은 진시우가 사라지는 걸 멍하니 바라보았다.그때, 심시은이 고개를 내밀고는 웃었다.“그만 봐요, 이미 갔잖아요!”임아름은 깜짝 놀라며 얼굴이 붉어졌고, 화를 내며 말했다. “시은 씨! 몰래 보기 있어요?!”“후후! 몰래 본 게 아니라, 마음으로 걱정하면서 입으로는 관심 없는 척하는 걸 똑똑히 봤을 뿐이에요.”임아름은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져서 심시은을 향해 손을 뻗었다.심시은이 놀라며 소리쳤다. “이게 뭐예요! 절 만지시기라도 하게요?!”임아름은 투덜거리며 말했다.“놀린 대가를 치르셔야죠! 거기 서요!”“이건 내 몸이에요. 본인 몸이나 만지시죠?!”심시은은 급히 도망쳤다.……한편 진시우가 로비를 나가려 할 때, 문득 시선을 느끼고 고개를 돌렸다. 진시우에 눈에 들어온 것은 정문봉이 고객 휴식 구역에 앉아 있는 것이 아니겠는가!정문봉은 신문을 보는 척하며 얼굴을 완전히 가렸다.진시우는 웃으며 다가가 말했다. “정문봉 씨, 숨길 필요 없어요. 이미 다 봤는데요. 뭘!”그러자 정문봉이 굳은 얼굴로 화를 내며 말했다. “뭐 하는 거예요? 제가 여기서 쉬는데 그쪽이랑 무슨 상관이에요?”진시우가 쾌활하게 말했다. “화내지 마세요, 그렇게 화내서 뭐 하겠어요? 우린 사이좋게 지낼 수도 있잖아요?”‘누가 당신하고 사이좋게 지내고 싶겠어…….’ 정문봉은 마음속으로 진시우를 비웃었다. 그는 지금 당장이라도 진시우를 밟아버리고 싶은 심정이었다.그러나 진시우는 아무렇지도 않게 정문봉 앞에 앉으며 말했다. “김익이 시킨 거죠?”정문봉이 차가운 얼굴로 무심하게 말했다. “무슨 소리하는 건지 모르겠는데요.”진시우는 계속 말했다. “알리세요. 진시우가 산에 들어가서 백창홍을 찾을 거라고 말하세요.”“그리고, 백창홍 가족의 목숨은 반드시 제가 지킬 거라고 말하세요. 열쇠는 필요 없으니 찾으실 분들은 저를 찾아오시라고 하세요. 높은 가격을 제시한 사람에게 줄 테니까요.”진시우는 잠시 멈칫하더니 마지막 말을 했다. “가장 높은 가격
하우혁도 상천용이 준 방법으로 백창홍 일행을 찾고 있었다. 그는 원형 탐지기를 들고 있었고, 탐지기 레이더가 계속해서 주위를 스캔하고 있었다.이것은 상천용이 쿄토 과학부에서 큰돈을 들여 마련한 무사 기혈 탐지기였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장치는 무사의 기혈을 감지하여 상대방의 위치를 찾는 것이다.무사의 기혈은 일반인과 달리, 아무리 억제하고 자제해도 일반인보다 높을 수밖에 없다. 백창홍 그들은 분명 자신들의 기운을 낮추거나 없애려고 할 것이므로, 평범한 방법으로는 이들을 찾을 수 없다. 하지만 무사 기혈 탐지기는 가능하다. 일정 범위 내에서 탐지기가 구체적인 위치를 알려줄 것이다.백씨 가문 사람들을 찾기 위해서 이 정도도 안 한다면 어떻게 찾을 수 있겠는가?세 사람 중 누가 가장 먼저 백창홍을 찾을까?진시우가 개입하지 않았다면, 기혈 탐지기를 가진 하우혁이 될 것이다.왜냐하면 과학은 최강의 힘이다.그다음은 김익 일행이고, 마지막이 주우성 그들일 것이다.안타깝게도 주우성 그들은 나침어라는 좋은 카드를 들고 있지만, 장비가 좋지 않아 다른 두 진영에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들의 노력과 수단은 모두 헛된 것이었다. 왜냐하면 진시우가 개입한다면 그들과는 관계없는 일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대단한 기계라도, 온 산을 신념으로 덮을 수 있고, 심지어 신혼으로 원거리 투시까지 할 수 있는 진시우와 비길 수 있을까?하우혁이 기기로 탐지하던 중, 누군가의 그림자가 그의 앞을 막아섰다.하우혁은 경계하며 소리쳤다. “누구세요!”상대방은 대답하지 않고 천천히 돌아섰고, 하우혁은 그 사람의 얼굴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강현 부팀장님! 왜 여기 계세요?!”주강현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저도 임무가 있어서요.”하우혁은 놀라며 말했다. “혹시 천용 대장님이 저 혼자서 임무를 완수하지 못할까 봐 걱정돼서 강현 대장님을 부른 거예요?”주강현은 무심하게 말했다. “그건 아니에요, 저와 당신의 임무는 달라요, 그러나 구체적으로
하우혁은 점점 생기가 사라졌다. 그는 평소 자신을 신임하지 않는 상천용 대장이 뒤에서 무엇을 꾸몄는지 이제야 깨달았다.자신은 그저 상천용의 바둑알에 불과했다.하우혁을 함정에 빠뜨리고, 그 기회를 빌려 진시우의 앞길을 막는 수!“이해가 안 돼요……. 상천용이 날 죽이려 한다면……, 왜 만강 호텔에서 나를 도와준 건데요…….”“그때 제가 장애영을 건드렸다면, 제 신분을 빼앗을 수도 있었을 텐데…….”주강현은 한숨을 쉬며 차가운 눈빛으로 하우혁에게 말했다.“상천용 대장이 그런 무의미한 일을 할 거라고 생각해요? 그때 내치는 것보다 지금 이렇게 처리하는 게 더욱 가치가 있으니까요.하우혁 씨를 신임하는 사람들도 꽤 많잖아요. 만약 그때 그런 방식으로 하우혁 씨를 제거한다면, 당신 아래 사람들이 문제를 일으킬 것이 불 보듯 뻔하잖아요…….게다가, 장애영이 공개적으로 장무사에 도전장을 내밀었어요. 이건 상천용 대장을 공격하는 거나 다름이 없어요. 만약 대장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사람들이 얼마나 상천용 대장을 깔보겠어요?”“흐흐……, 쿨럭쿨럭 쿨럭…….” 하우혁은 많은 피를 토했다. 그는 자신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했다.이 순간 하우혁은 자신이 몸담고 있던 장무사의 그 규칙들이 정말로 위선적이라고 느꼈다. ‘규칙에 따라 일을 처리했던 것이, 역시 잘못이었을까?’하지만 하우혁은 확실히 기억하고 있다. 부대장이 되기 위한 선서에서, 그는 약속했었다. 장무사의 철칙을 수호할 것을……. 장무사의 규칙을 지키면서 약한 사람들을 보호하기로 했었다.‘그런데 어떻게 이 지경이 되었을까? 도대체 왜…….’하우혁은 피를 너무 많이 토하는 바람에 묻지도 못하고 가만히 있었다. 하우혁은 충동적이고 불같은 성격이긴 했지만, 선을 넘는 일은 절대 하지 않았다.하우혁이 잡은 불법자들, 적어도 팔십명은 넘는다. 모두가 포악무도한 자들이었다.이러한 행동은 어떠한 명예를 바라고서 한 행동은 아니었지만 자기 행동이 동료들에게 눈엣가시가 될 줄은 상상도 못 했다.그런
연속된 몇 대의 주먹 끝에, 하우혁은 죽음에서 되돌아왔다. 하우혁은 격하게 기침하며 눈을 천천히 떴다. 흐릿한 눈에서 믿을 수 없는 놀라움이 비쳤다.“당신……, 진시우 씨…….”“살고 싶으면 말을 적게 하세요.” 진시우는 담담하게 한마디 하며, 손을 멈추지 않았다.지금은 단지 하우혁의 숨을 겨우 돌려놓은 것뿐, 상처는 아직 치료되지 않았다.이것은 마치 심정지가 온 환자에게 심장 제세동기를 사용한 것과 같다. 심장 제세동기는 단지 환자의 목숨을 살린 것뿐, 치료해야 할 것이 한 무더기 남아있다.“제게 신경 쓰지 마세요……. 저는 이미 구제 불능이에요…….” 하우혁이 말했다.“부탁이에요, 휴대전화를 꺼내서 녹음 좀 해주세요…….”진시우는 짜증스럽게 말했다.“입 좀 다물 수 없어요? 제가 있는 한 하우혁 씨는 죽을 일 없어요!”그리고는 오룡환명침으로 하우혁의 기를 잠그고, 하우혁 몸속 상처를 치료하기 시작했다. 진시우는 계속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다. 사실은 산속에서 사용할 수 있는 약초들을 찾고 있는 것이다.대략 세 시간 후, 하우혁의 상태는 완전히 호전되었다.진시우가 오룡환명침을 풀자, 하우혁은 자신의 상태가 크게 호전된 것을 느끼고 깜짝 놀랐다.“진시우……, 진시우 씨는 신인가요?!”진시우는 노려보며 말했다.“머리도 어떻게 된 거 아니에요?”하우혁은 흥분해서, 한차례 기침한 뒤 믿을 수 없다는 듯 말했다.“진시우 씨……, 나를 구해줄 수 있다니, 당신의 의술은 정말 뛰어나네요!”그러자 진시우가 담담하게 말했다.“하우혁 씨를 구한 건 의술이 아니라, 다른 것이지만 무엇인지는 말해주지 않을 거예요.”진시우가 말하려는 것은 사실 장청진기이다.하우혁도 눈치가 있는 사람이었기에 더는 묻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진시우 씨, 고마워요!”진시우가 말했다.“하우혁 씨 근맥은 당분간 이어지지 않을 거예요, 목숨은 건졌지만 지금은 무능한 상태입니다.”하우혁의 표정이 약간 어두워졌지만, 목숨을 건진 것만으로도 큰 행운이라고
진시우의 신념이 미치는 곳에는 김익, 주우성 등 모든 사람의 위치가 명확했다.“두 무리 사람들, 능력이 있는데……, 시간을 좀 더 줬다간 백창홍 그들을 정말 찾아내겠어.”진시우는 나무 위로 몸을 숨기며 혀를 끌끌 찼다. 도문의 부적이나 나침반은 사람을 찾기 나쁘지 않은 수단이었다. 물론, 그중에서도 기혈 탐지기가 가장 대단했다. 하지만 기혈 탐지기는 공식적으로만 사용할 수 있고, 공식 기관에서도 자주 쓰이지 않는 물건이다. 아마 제작이 어렵기 때문이다.하지만 달리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고 진시우의 신념은 기혈 탐지기보다 더 대단한 존재였다.“결국엔 쓰레기네, 24시간을 줬는데도 사람을 못 찾았어.”진시우는 고개를 저으며 숲속을 향해 달렸다.숲속 아래에는 지하 동굴이 있었고, 입구는 동굴 위치에서 조금 떨어져 있었다. 그래야만 발각 되기 어려우니까. 그리고 동굴의 출구는 흙으로 막혀 있어, 입구로 들어간다 해도 흙벽만 볼 수 있었다.누가 생각이나 할까, 그 두꺼운 흙벽 뒤에 또 다른 세계가 숨어 있을지?그리고 동굴 안의 산소는 땅속에 묻힌 단단한 플라스틱 파이프를 통해 멀리서 공급되었다. 이런 장소는 미리 파놓지 않는 한, 이런 곳이 존재한다고 믿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진시우도 비록 신념으로 발견했지만 백창홍 일행들이 숨어있는 이 장소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그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찾지 못한 거겠지만.이건 진짜로 땅을 파야만 백창홍 일행을 찾을 수 있다.이윽고 진시우는 백창홍 일행이 숨어 있는 장소에 도착했다. 그는 신중하게 위장해 놓은 땅에 손바닥을 대고, 거칠고 강력한 신무경의 경력을 이용하여 통째로 땅을 뒤집어엎었다.쾅-경력의 충격으로 땅이 움푹 들어갔고, 동시에 대량의 흙이 양옆으로 움직여 밀려났다. 옆에서 보면, 땅속에서 무언가가 터져 나와 흙을 양옆으로 밀어내는 모양이었다.지하에서.백씨 가문 사람들의 머리 위로 흙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온 동굴이 진동하는 것처럼 보였다.이 순간, 백씨 가문 사람들은
그중 한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 백무연이 백창홍을 결연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백무연의 외모는 임아름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눈에 띄는 외모와 몸매를 가졌다.대학생이었으면 분명 여신급이었을 것이다. 수많은 남성이 따를 정도의 그런 여성이었다. 또한 백무연은 백행태의 딸이자, 임아름의 사촌이다.백창홍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이제는 열쇠를 주느냐 마느냐의 문제가 아니에요.”백행태는 얼굴이 일그러지며 욕설했다. “결국 사람을 잘못 믿은 겁니다. 그 진시우라는 놈은 믿을 게 못 돼요! 우리를 찾을 수 있다고 그렇게 잘난 척하더니!”백행태와 비슷한 나이대의 중년인도 화를 내며 말했다. “그저 어린애일 뿐이에요, 허세가 가득한 놈! 우리가 이런 곳에 숨어 있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찾겠어요?”“맞아요, 임씨 가문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임아름에게 그런 남자를 찾아준 건지!”“하, 정말 짜증 나네요. 우리는 응당 장애영 씨에게 좀 더 생각해 볼 시간을 줬어야 했어요!”“…….”백씨 가문 사람들은 매우 불만스러워했고, 진시우에 대한 원망도 매우 컸다.원래 그들은 자신들을 구해줄 사람을 장애영, 장씨 가문의 천재 딸에게 맡기고자 했다. 왜냐하면 똑똑한 장애영이 분명 그들을 구할 방법을 생각해 낼 거니까.하지만 백행태가 굳이 진시우를 찾으러 간 바람에……, 이제 어쩔 도리가 없었다.듣고만 있던 백행태의 얼굴은 매우 창백해졌다. 그리고 땅 위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표정이 순식간에 굳어졌다.“저기요, 무슨 짓을 하고 있어요?”“뒤에서 사람을 헐뜯는 것은 소인배나 하는 짓이에요, 그런데 이미 들었으니 못 들은 척할 수도 없잖아요! 정말로 장애영 씨를 불러오고 싶다면, 지금 당장 전화해 여기로 오라고 할게요!”지하 동굴 안, 백씨 집안 사람들 모두가 경악했다.이윽고 백행태가 기쁨에 찬 목소리로 외쳤다. “진시우?!”진시우는 마지막 흙더미를 치워내며 무심히 말했다. “또 만났네요, 행태 삼촌.”백행태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진시우를 바라보
진시우는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제가 의술을 좀 압니다.”백행태를 비롯한 다른 백씨 집안 사람들은 놀라며 말했다. “무슨 말이죠? 진시우 씨, 그러면 어르신의 상태가 다친 게 원인이 아니라는 겁니까?”그들은 모두 백창홍이 심한 상처를 입어 그렇게 된 줄 알았다.하지만 지금 보니, 그렇지 않은 것 같기도 했다.특히 백행태는 놀라움에 가득 차 두렵운 목소리로 말했다.“진시우,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진시우가 설명하려 할 때, 갑자기 주위에서 강력한 기운이 느껴졌다.“백창홍 씨, 지하에 숨어 있었군요! 이래서 어디서도 여러분의 흔적을 찾지 못한 거군요.”한 사내의 우렁찬 목소리가 갑자기 울려 퍼졌고, 곧이어 세 명의 그림자가 백씨 집안 사람들의 오른쪽에서 나타났다.김익, 금도사, 그리고 고수혁!그리고 앞쪽에는 주우성, 진산 장군, 그리고 정태영이 있었다.두 팀 모두 살기를 풍기며, 매섭게 백씨 집안 사람들을 향하고 있었다.백행태의 얼굴이 창백해졌고, 백씨 집안 사람들도 오금이 저려났다.“이런, 너무 흥분해서 이 사람들도 여기 있다는 걸 까먹고 있었어.”“망했어, 이건 자폭한 거나 다름없잖아?”“저 진시우……, 두 집안을 해결하고 나서 우리를 찾은 게 아닌가? 설마 일부러 우리를 함정에 빠뜨리려는 거야?”백무연은 얼굴이 창백해졌고, 매우 지쳐 보였다. 이 두 진영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에는 절망과 쓰라림만이 가득했다.‘끝났다. 이렇게 오랫동안 숨어 있었지만 피할 수 없다.’백무연은 본능적으로 진시우를 바라보았다. 진시우……, 백무연은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어떻게 이렇게 무모할 수가 있지? 두 팀이 여기 있다면 위치를 드러내서는 안 되지 않나?’백무연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고 당장이라도 진시우를 나무라고 싶었다. 그러나 진시우는 오히려 태연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 얼굴은 마치 위기를 마주한 것이 아닌, 보물을 발견한 얼굴이었다.그 순간, 백무연도 멍해졌다.‘세상에 이렇게 죽음을 자초하는 사람이
“창홍 어르신!” “행태 씨!”“진시우에게 맡겨서는 안 됩니다, 진시우는 정말 아무것도 모릅니다.”백씨 집안 사람들이 일제히 말했다.백행태도 얼굴이 파르르 떨렸다. 그는 서둘러 말했다.“진시우, 열쇠를 내어줘서는 안 돼…….”진시우는 짜증스럽게 손을 휘두르며 말을 끊었다.“행태 삼촌, 목숨이 중요한가요, 아니면 열쇠가 중요한가요? 열쇠가 열 개라 해도 목숨이 없으면 무슨 소용인가요? 저 사람들이 여러분들을 죽이고 열쇠를 빼앗아 갈 수도 있지 않겠어요?”백씨 집안 사람들은 말문이 막혔지만, 그들은 더욱 분노로 가득 찬 눈빛으로 진시우를 바라보았다. 모두 같은 생각이었다.‘네 녀석이 우리를 들키게 만들지 않았다면, 어떻게 이런 상황까지 오겠어?’진시우는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신경 쓰지 않고, 결정권이 있는 백창홍을 바라보았다.“창홍 어르신, 어떻게 생각하세요?”백창홍은 진시우를 그윽하게 바라보며, 진시우가 자신도 모르는 일을 꾸미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백창홍도 알아채기 어려웠다.또한 백창홍은 임호군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임호군의 안목이 나쁘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진시우는 백씨 집안의 사위가 될 수 있는 사람이니, 분명 인품에 문제는 없을 것이다.“좋아, 네 말대로 하자.” 백창홍이 고개를 끄덕였다.백씨 집안 사람들은 즉시 폭발했다.“할아버지!”“할아버지!”“할아버지!”심지어 백무연도 참지 못했다. 이렇게 열쇠를 넘겨주면, 그들이 지금까지 견뎌온 것이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그들의 고집, 고난, 모든 것이 우스운 일이 되는 것이 아닌가?“닥쳐!”백창홍이 단호하게 외쳤다. 필경 천인 대고수기에 쇠약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일반인과 비교할 수 없는 위엄을 지녔다.모두가 백창홍의 기세에 압도당했지만, 그러면 그럴수록 그들은 더욱 불만과 분노를 느꼈다.‘창홍 어르신이 갑자기 미쳤나? 진시우 저 녀석하고 같이 미쳐 날뛰다니!’김익과 주우성도 상황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 하지만 두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