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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13화

이종은 슬그머니 진시우를 보며 은근슬쩍 말했다.

"저…… 발 좀 치워줄 수 있을 가요?"

진시우는 작은 산더미처럼 쌓여있는 사람들을 언짢게 한번 쓸어보고는 이내 경호실을 떠났다.

이종은 나가는 진시우의 뒷모습을 보며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때 옆에서 부하 한명이 몸을 훌훌 털며 이종옆으로 다가갔다.

"이종 형님, 저 자식 이대로 놔주려고요? 좀 매운맛을 보여줘야 하는 거 아닙니까?"

짝-

이종은 말하는 부하의 입을 찰싹 손바닥으로 내리 쳤다.

"이런 대가리가 비여있는 새ㄲ를 봤나? 뒤지고 싶으면 혼자가 뒤져!"

"너희들이 아까 어떻게 당했는지 몰라서 그런 얘기를 해?! 금붕어 대가리야?"

부하는 그 말에 뒤로 몸을 빼며 고개를 숙였다. 비록 무자가 무엇인지 몰랐지만 그냥 그런대로 이종이 하는 말을 따랐다.

이종은 어느새 난장판이 되여있는 사무실을 보며 혼자 중얼거렸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네…… 정말로……"

"저런 인간은 진이용 형님한테 넘겨야지, 나같은 사람이 당해낼 수 있는 인간이 아니야……"

당연 오늘 한바탕 진시우한테 매를 본건 억울해도 그냥 꾹꾹 참는 수밖에 없었다.

……

진시우가 다시 묘아연의 집으로 되돌아 왔을 때 묘아연은 이미 두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아마 계속 울다가 진이 빠진 모양인 거 같았다. 그녀는 자리에 앉아서 찢겨진 흑백의 영증사진을 붙히고 있었다.

집은 여직 지저분했고 온정한 구석이 없었다.

"너무 슬퍼하지 마요, 누가 그랬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도와줄게요."

그러나 묘아연은 고개를 저었다.

"이런 일을 할 사람은 오로지 묘씨 가문의 사람들밖에 없어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가문에서 이토록 아연 씨를 못잡아먹어 안달인 거죠?"

묘아연은 그 얘기에 더 풀이 죽어 얘기했다.

"부모님이랑 상관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도 죽임을 당한 거겠죠."

진시우는 순간 눈이 번뜩 했다. 과연 아직 베일에 싸여진 무언가가 있었던 거였다. 묘아연도 은은히 이를 감지하고 있었고 그래서 또한 본인이 직접 부모님의 시체를 부검하려 한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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