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시우는 순간 무슨 말을 하면 좋을지 몰랐다."그건 또 어디서 전해 들은 얘기야? 누가 그러던데?"그러다 대충 예상이 되는 부분이라도 있는지 진시우는 이내 더 물었다."나씨 가문이라면…… 나침어?!"이시연도 살짝 놀라하며 금새 얼굴을 붉혔다. 그리고 입술을 깨물며 답했다."작게 좀 얘기해요! 이름까지 말하지 말라고요.""아……아, 그래."진시우는 말이 없었다. 비록 뭐가 어떻게 전해진건지 몰랐지만 이런 오해에 그닥 신경을 쓰지는 않았다.그리고 이시연은 덜떠름해진 진시우의 팔짱을 끼고 자연스럽게 연회장으로 들어갔다. 비록 진시우는 자신의 팔꿈치가 무언가 부드러운 곳에 닿은듯한 느낌을 받았지만 크게 반응은 하지 않고 같이 유유히 걸어들어갔다.연회장에서 진시우와 이시연은 자리를 찾아 조용하게 앉았다. 이시연은 진시우가 행여나 출출할가봐 디저트도 직접 갖다 주었다.진시우는 한켠으로 디저트를 우물우물 먹으면서 물었다."그래서 부탁이란게 뭔데?"그러자 이시연은 여유같이 교활한 웃음을 보였다. 그리고 곱슬머리를 길게 잡아당기며 넌지시 말했다."맞춰보라니깐~"진시우는 차분하게 답했다."몰라, 어서 말해봐."그러자 이시연의 웃음은 이내 일그러지며 투정을 부렸다."참~! 재미 없어! 오빠랑 오랜만에 봤는데 농담도 못해?"진시우는 이시연의 투정에 살짝 당황한듯 횡설수설했다."아…… 알았어, 이 아가씨님, 소인 너무나도 궁금합니다. 어찌 말씀 좀 해주실수 있는지요?"진시우는 은근 고개를 숙이면서 이시연과 코스플레이 놀이를 시작했다. 이시연도 재치있게 진시우의 장난을 받아주었다."어디서 비천한 것이…… 않된다!"그러면서 이시연은 진시우더러 먹으라고 가져온 디저트를 저혼자 한웅큼 쿡 찍어 입에 넣었다."그러면…… 소인 100만원짜리 백하나로 아가씨 관대함을 사고 싶은데 어찌 괜찮으신지요?""고작 100만원짜리는 이 아가씨도 능히 살수 있는데 굳이 네한테서 받아야 하는 이유가 없네라.""……""에라이, 이 년아, 그럼 관둬~!"그러자 이시
교이설은 그말에 멈칫 했다. 진시우한테서 이런 답변이 나올줄은 예상못했던 거다. 그러나 그녀도 이내 흐믓한 표정을 지으면서 진시우를 바라보았다.이시연도 진시우의 말에 얼굴이 발그레 해서 한결 나아졌다.진시우는 이에 한술 더 떠서 말했다."교 아가씨도 이렇게 말하는데 왜 내 고백을 받아주지 않아? 열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부 없다고 너무 어렵군~"이시연도 진시우의 장단에 반응을 보였다."난 이씨 가문의 아가씨라고요! 그렇게 쉽게 소유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에요! 쉽게 받아주었다가 만약 소중히 여기지 않으면 어쩔려고!""그러면 오늘 교 아가씨가 보는 앞에서 응낙해주면 되잖아!"진시우의 '구애'에 이시연은 그새 또 얼굴이 붉어졌다. 그런 이시연은 행여라 자신의 본심이 들킬까 고개를 한쪽으로 치우쳐 진시우가 못보도록 피했다. 그러면서 넌지시 한마디 했다."그러면…… 이후에 하는걸 봐서요!"진시우는 두 손을 들어 어쩔 수 없다는 제스처를 보이면서 한번 가볍게 웃어 보였다."그만해 시연아. 내가 볼 때 시우 씨도 꽤 괜찮은 사람 같아 보이는데 마침 이 기회를 빌어 우리 그 사촌 오빠가 좀 볼 수 있게 좀 생색이라며 내봐."교이설은 너스레를 떨며 너무 과열될 거 같은 분위기를 식혀나갔다.그러나 막상 이시연을 다시 차거운 현실로 끌어들인 건 다름아닌 교이설 말속의 소위 '우리 사촌 오빠'였다. 순간 표적이 점점 굳기 시작하였다.진시우도 그러는 이시연의 미묘한 심경변화를 눈치챘지만 내색은 하지 않았다."그래도 계속 좋다고 대시하면 어쩔려고……"이시연이 말했다."확실히 고집불통이긴 해. 자기 자신밖에 모르니 어쩌겠어."교이설도 맞장구를 쳤다.이시연은 이에 도리머리를 하고는 말을 돌렸다."그건 그렇고 이설아, 너 할아버지 병세는 어때? 시우 오빠더러 한번 봐달라고 할까? 의술이 대단하다니깐!"교이설은 이시연인 연신 진시우를 추천해대자 구미가 당겼는지 물었다."진짜야? 시우 씨, 혹시 의술에 대해 능해요? 듣기와는 다르게 엄청 젊어 보이는데……
"너 말 조심해. 어디 오빠랑 그런식으로 말하는 거야? 너 어려서부터 가문의 보살핌아래에서 곱게곱게 자란거 잖아, 이 모든건 가문의 덕택인 거야.""지금 가문이 위기에 빠져서 너가 좀 나서줘야 하는데, 그게 싫다는 거야?""그게 아니잖아!"교이설의 둘째 오빠는 되려 더 세게 교이설을 몰아붙혔다."아니긴 뭐가 아니야?! 공손구를 기쁘게 해주란 말이야, 우리는 그쪽한테 받아야할 도움이 많거든? 이 도리를 몰라서 지금 고집을 부리는 거야 뭐야?!"어느새 둘째 오빠의 언성은 주위사람들을 놀래키고 있었다. 그만큼 높았다.흡사 절대 질의를 품을수 없는 독재자의 포스였다.그렇게 교이설의 기세를 팍 꺽어놓고 다시 이시연한테로 눈길을 돌렸다."시연 아가씨도 어서 우리 동생한테 가요."분명 거절의 의사를 명확히 표현했음에도 불구하고 교이설의 둘째 오빠란 사람은 가냥개마냥 집요하게 꽉 물고 놓으려고 하지 않았다."사실 옆에 있는 이 사람 보이죠?"이시연은 눈빛으로 진시우를 가리키며 계속 말했다."내 남자친구에요. 내가 그쪽에 갈수 있는 그런 상황이 아네요.""남자친구?!"교이설의 둘째 오빠는 진시우를 한눈 흘깃 쳐다보고는 냉소를 지었다."시연 아가씨, 이런 사람은 남자친구로 사귀는게 아니에요."심지어 삿대질까지 해대며 말하고 있었다. 이미 훈계질에 풀이 죽을대로 죽은 교이설이었지만 더이상은 부끄러워서 참을수가 없었다. 자신의 오빠가 이렇게 함부로 지껄이고 다니는 꼴을."오빠!!"허나 둘째 오빠는 이런 교이설을 더 세게 꾹 눌러버렸다."그만 좀 닥쳐!! 어서 공손구한테로 꺼지라고, 뭔 말이 이렇게 많아?!"그의 말투는 오뉴월의 추위마냥 차겁고 매서웠다.이시연도 더이상 참기 어려웠는지 표정이 어두워서 한마디 뱉었다. 비록 진짜 남자친구는 아니더라도 진시우한테 저런 눈빛으로 바라본다는거 하나만으로 이미 기분이 좋지 못했다."교뢰, 내가 이설이 체면을 봐서 좋게좋게 말한 거에요.""혹시 내가 교시연인줄 착각하나본데 난 이시연이라고요. 이. 시.
이시연은 더욱 화가 났다."말씀 조심하세요, 지금 어디다 대고 반말이에요?""그리고 허락없이 못간다니…… 참 담대한 발언이군요?! 이제는 내가 교씨 가문의 하인으로까지 보이나 봅니다?"이시연도 될수록 언성을 낮추면서 화를 꾹꾹 눌렀다. 이런데서 추한꼴을 보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생각할 수록 교뢰의 말들이 괘씸했다."그래요…… 오늘은 우리 할아버지를 위한 연회에요. 그러나 이런 연회에서 마구 난동을 부리는건……""우리 교씨 가문을 적으로 취급하는 행위로 간주할 수 있죠. 그 누구든.""그러니깐 내가 잘못했다 이얘기네요?""난 시연 아가씨가 이 것만큼은 잘 명기했으면 해요. 바로 여기는 운강이란걸, 운강! 우리 교씨 가문의 대본영이죠.""그리고 아가씨는 지금 운강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고. 이렇게 막무가내로 나오면 과연 학교를 잘도 다니게 우리가 놔두겠어요?"연회장의 다른 손님들은 이미 눈길을 이 둘한테 돌리고 있었다. 역시 싸움이 나면 구경군들부터 몰려오는 법이니.교이설은 점점 더 몰려드는 이목에 마침내 백기를 들었다. 그녀는 혹여나 이런 날에 사단이 일어날가봐 급급히 말렸다."오빠, 그만해요! 알았어요, 내가 가서 같이 술대접 해주면 그만인 거잖아요. 자꾸 시연이한테 그러지 마요!"그러나 교뢰는 이미 이시연한테 엿을 먹이려고 단단히 맘을 먹은 상태였다."아니…… 넌 공손구한테 가고, 이시연 아가씨도 반드시 네 셋째 오빠한테 가야지?""만약 이를 거절한다면 이건 우리 할아버지 연회에서 난동을 끝까지 부리겠다는 뜻으로 간주할 거야."어느새 주위는 구경꾼들이 수근수근대기 시작했다."저 여자가 바로 그 이씨 가문의 아가씨인가 보네. 근데 예쁘긴 하다…… 몸매며 얼굴이며…… 그러기에 좋다고 난리지!""아쉽구만, 나도 저런 위치에 있으면 미인을 마음대로 향유할 수 있을텐데……""왜 저리고 튕기는거지? 좋다고 하는데, 그냥 받아주면 못쓰나, 교씨 가문이잖아? 여기는 운강이지 구미가 아니라고.""……"왁자지껄대며 저들끼리 의논하
연회는 경호원들의 등장으로 금새 더 시끌벅적해졌다."너 오늘 죽여줄게, 감히 연회에서 떠벌이고 다니다니!"선두에서 진시우를 향해 달아오는 경호원이 말했다. 이 말을 뒤로 경호원은 쏜살같이 진시우를 덮쳤다. 맵시를 보니 영락없이 종사의 실력이었다.주위의 구경꾼들도 이를 알아보고 저들끼리 운운했다."무도종사야, 무도종사……! 교씨 가문 아직 죽지 않았네!"비록 교뢰 말대로 교씨 가문이 지금 하락세를 긋기는 하되 무도종사 정도는 출동시킬 능력이 되였다."너 이 녀석!"그렇게 모두들 사건은 교씨 가문의 절대적인 승리로 마무리 짓는가 싶었다. 그러나 이시연을 자신의 뒤로 당긴 진시우는 똑같이 곧추 뛰여나가 하나하나 경호원들을 처리해놓았다.퍽-퍽-모두들 날렵한 검은 그림자만 흐릿하게 보았을뿐 하나하나 쓰러지는 경호원들만 난리법석 댔다. 어느새 무더기로 덤벼들었던 경호원들은 깡그리 진시우에 의해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이제는 진시우의 라운드였다. 현장의 구경꾼들은 그냥 이 모습에 얼어 있었다."이런!""단번에…… 무도종사를 재껴버린 거야?""이렇게 젊은 무도종사라니…… 그러기에 눈에 뵈는게 없지!"한눈 돌렸을때 여론은 이미 변해 있었고 다들 이구동성으로 이시연쪽에 서서 입을 모았다.교뢰도 순간적이 당혹감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와 상황을 새롭게 인식하기 시작했다.'무도종사였어?!'한편 교이설은 벌어진 입을 막으면서 진시우를 바라보았다. 그녀도 이시연의 남자친구인 진시우가 이정도 실력을 가지고 있을줄은 몰랐던 거다."내 남자친구가 진짜 쓰레기인줄만 알았던 거에요?"이시연은 놀라서 벙쩌져있는 교뢰를 보며 냉냉히 말했다."난 교 할아버지한테 충분히 태도를 보였어요. 그런데 날 술집여자 취급한 거는 교뢰 오빠죠."교뢰는 얼굴이 하애져서 아무말도 없이 묵묵히 서있었다.아까 진시우를 깔본 대가를 톡톡히 보고 있었으니. 교뢰는 깊게 심호흡한번 하고 천천히 말했다."내가 경솔했군…… 무도종사일줄은 상상도 못했네……"이때 교이설이 또한번 나서
이시연도 교뢰의 말에 무슨 반응을 보이면 좋을지 몰라 했다.'이 상황에서 아직도 객기를 부리려 하는 거야?'교이설도 똑같은 생각이었다. 당최 교뢰가 뭘 믿고 이리 떠들어 대는지 몰랐다 오빠지만 이해가 가지 않았다. 더우기 이시연이 저렇게 떡하니 서있는데 대놓고 꼽주는 거나 다름없는 것이 아닌가?"오빠, 제발……."교이설은 계속 교뢰를 말리려 나섰지만 매번 그럴때마다 교뢰는 더 세게 꾸짖었다 "교이설, 넌 정말 가문의 은혜를 뭐 같이 보는 구나……! 지금 저딴 인간이 할아버지의 연회에서 난동을 부리고 있는데 나더러 가만히 있으라는 말이 나와?""그러니깐 도리를 따지자고, 막무가내로 가만히 있으라는 말이 아니잖아."그러나 주위의 사람들조차 결코 교이설의 편을 들어주지 않았다. 그들 눈에도 교이설은 다만 가문의 소유물일 뿐 그녀가 하는 말은 귀담아 들어주지 않았던 거다. 또한 교씨 가문이 어떤 가문인지 알고 교뢰가 어떤 사람인지 알았기에 더욱 교이설을 몰라주었다.그냥 잠잖코 있는게 상책이라 생각들 했다."도리? 무슨 도리? 여기는 교씨 가문의 연회이고 교씨 가문의 체면이 제일 큰 도리야!"교뢰는 결코 부정할수 없다는 어조로 강경하게 답했다.당연 구경꾼들도 이 말이 다소 거북하게는 들렸으나 감히 찍소리는 못했다 설사 그들이 교뢰의 입장이 되고 교뢰의 지위에 올라왔어도 이렇게 했을 거다.신분이 낮고 뭣도 없는 사람한테는 인권이란 것이 없었다 그냥 법에서만 조항별로 쓰여있는 것이고 현실과는 괴리가 있다고 인정하였다.의견이 있으면 어쩔건데? 차피 여기는 돈이 많고 주먹이 크면 다 되는 세상이였다.교뢰는 눈빛이 살벌해서 진시우를 송곳눈으로 쏘아보았다."무도종사를 이렇게 거뜬히 해치울 수 있는 실력이라면 적어서는 대종사는 되겠네요?""이 나이에 그런 실력을 소유하기란 쉽지 않은데…… 다만 아쉽게도 위아래를 모르시네?!""대종사면 뭐, 다야? 내가 여차 강조하는데 교씨 가문은 운강에서 어떤 입지를 지니고 있는지 톡톡히 보여주지!"쿵-이때 둔중한
그러나 이렇게 대놓고 사과하라 부축이니 이시연도 무안하기는 마찬가지 였다. 한마디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 할 수 있겠다.교이설은 이시연이 입도 뻥긋 못하자 성급한 나머지 울음까지 나올 거 같았다."기 할아버지는 무도천인까지 해치운 이력이 있는 사람이에요. 설사 시우 씨가 대종사라 하더라도 무도천인이랑 힘을 겨루던 기 할아버지랑은 상대가 않돼요."진시우는 문뜻 의아해서 물었다."무도천인까지 죽여버렸었어요? 어우…… 그건 참 대단하네요. 이러면 일이 꽤 재미있게 흘러갈 거 같네요.""……."교이설은 철저히 말문이 막혀버렸다. 맹랑하고 두려움이 없는 진시우의 모습에 무슨 말을 더 하면 좋을지,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지 몰랐다.'전혀 두렵지 않다 이거야, 설마……?'진시우는 멍해서 빤히 자신을 쳐다보는 교이설을 보며 계속 말했다."천인 대고수까지 죽여버렸다면 그제야 나랑 대결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거네요. 그렇지 않고서야 너무 무미건조할 거 같 거든요."잠잠하던 연회장은 진시우의 이 한마디에 다시 시끌벅적해졌다. 심지어 멀찍하게 지켜보던 이들도 이제는 막 다가와서 구경하기 시작할 정도로 파급력이 강했다.도대체 뭐하는 녀석인지 감히 교씨 어르신의 연회에서 이런 희대의 망언을 내뱉는지 심지어 교진윤이 두눈 부릅뜨고 서있는데 저런 말을 하다니.모두들 이미 목을 빼들고 진시우를 뚫어지게 보았다."참 콧대가 하늘을 찌르는 군요."진시우의 예상밖의 태도에 잠시 얼이 나간 교뢰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대꾸했다. 교진윤이 있는 한 절대 무서울 게 없다는 어조였다.비록 교진윤은 교씨 가문의 사람으로 여태까지 교씨 가문을 위해 많은 일들을 해왔었지만 그렇다고 누군가의 명령을 절대적으로 따르는 사람은 아니였다.사람과 상황을 가려가며 대하였고 어느정도 자신의 판단에 의해 일들 처리하기 좋아했다. 그런 기진윤의 작풍을 잘 알고 있었기에 비록 교뢰는 화가 잔뜩 나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무조건 기진윤더러 진시우를 죽여버려라 명령하지는 못했다.구체
하지만 이래도 교이설한테는 진시우가 순 잘난척하는 거로밖에 보이지 않았다.그래서도 이렇게 큰소리 떵떵 치고 심지어 직접 나가서 기진윤한테 도전을 내거는 진시우가 당최 이해가 가지 않았다.자칫 목숨의 대가를 치러야 하는 사안인데 이렇게 담대할 수가……!허나 진시우는 그러거나 말거나 혼자 기진윤앞으로 걸어갔다."죽음을 자처하는군……!"교뢰가 말했다."그 말은 기 할아버지한테 절대 해서는 안되는 말이야."되려 불난집에 부채질하느 듯 교뢰는 으시대며 옆에서 빈정거렸다. 마침 기진윤의 손을 빌어 진시우를 죽이고 싶던 터였는데 이렇게 절로 도발을 시전하다니, 꼴 좋다는 표정이였다."기 어르신은 한때 청나라의 유명한 관료였었어! 네딴 어린애가 함부로 들먹일 수 있는 인물이 아니야!""기 어르신, 계속 참을 겁니까? 어서 저 녀석한테 본때를 보여주세요!"어느새 주위는 들끓기 시작했다. 기진윤의 실력을 소문으로만 접했었지 진짜 두눈으로는 관람한 적이 없었는데 이 참에 한번 안목 좀 트게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마구 선동질을 해댔다.더군다나 같은 운강의 사람들로 당연 기진윤을 지지하는 것이다.기진윤도 더 한보 물러나려 하지 않았다 노인네의 두 눈은 금새 매의 눈처럼 예리하고 날카롭게 변했다."난 그래도 타고난 기질이 아까워서 그냥 보내주려 했는데 이건 자네가 절로 자처한 거야! 팔 하나 정도 내놓지 않은 이상 절대 끝장을 보려 하지 마……!""단 죽이지는 않을게, 적어서는 엄청 고통스런 교훈으로는 남게 될 거야!""이후의 인생은 좀더 겸허하게 살기를 바라네."진시우는 끝까지 대꾸했다."나한테 손가락질할 수 있는 사람은 있을 수 있습니다. 단 절대 어르신은 아니에요."기진윤은 그래도 한세기 이상의 인생경력을 가진 노인으로 한낱 젊은이가 이토록 궁지로 모니 그도 어쩔 수 없었다. 그러면 실력발휘를 할 수 밖에……!매의 눈처럼 날카롭던 두 눈은 진시우만 뚫어지게 조준하고 있었다. 그리고 슉 하더니 어느새 종잡을 수 없는 몸놀림으로 진시우앞까지 달려왔다.
진시우는 이마를 찡그리며 말했다.“나씨 가문이 뭐가 부족해서 나랑 뺏아요?”“나한테 부탁해요.”나침어는 평온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말했다.“나한테 부탁하면 사람을 놓아줄게요.”진시우는 어이없어하며 짜증스럽게 손을 휘둘렀다.“강설 씨, 이 사람들 내보내세요!”강설은 진시우를 흘겨보았다. ‘내가 시중드는 하인이야?’하지만 강설도 따지기가 귀찮아서 곧장 일어나 말했다.“나침어 씨, 가시죠.”“그래요.”나침어는 매우 평온하였다. 그리고 부한식과 함께 기씨 가문을 떠났다.진시우는 불쾌하게 욕했다.“귀찮아!”강설은 담담하게 말했다.“장무사 조장 레벨의 사람은 가지고 싶어도 가질 수 있는 게 아니에요.”“부조장 정도라면 가능할 수 있지만 부한식 같은 사람은 서남 이곳을 지켜야 하니까요.”“나침어는 그런 사람을 절대 내주지 않을 거예요. ‘진’이라는 꼬리표를 붙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앞으로 큰 일을 하려고 힘을 모으는 거 맞죠?”“그런데 장무사 조장은 취임할 때 이미 꼬리표가 붙어버렸으니 부조장 레벨에서 시작하는 게 좋아요.”진시우는 잠시 생각한 후 말했다.“그런 거였어? 그럼 운교영을 데려가야겠네.”“설마 윤교영까지 거절하지는 않겠지. 안 내주면 나문후를 찾아갈 거야.”강설의 눈꺼풀이 살짝 떨렸다. 나문후 이름이 나오면 그 무게는 달라진다.손성현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진약원을 재정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었다.출발하기 전, 그는 손지연을 진시우에게 맡기며, 그녀를 동해시로 데려다 줄 것을 부탁했다.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았다.어차피 서남에서는 할 일이 별로 없었고, 이제 동해에서 근무할 때가 된 것 같았다.취임서가 내려온 지 오래됐지만 진시우는 아직까지 장무사에 가지 않았다. ‘아마 동해 장무사 쪽에서 불만이 있을 지도 몰라.’강설의 제안에 따라 그는 부한식에게 운교영을 데려가겠다고 했다.부한식은 거절할 이유가 없었기에 곧바로 승낙했다.하지만 운교영은 인수인계를 해야 하기 때문에 조금 늦게 동해로 떠날 것이다
손성현 그들은 서로 바라보았다. ‘이건 서문성을 처리할 권한을 그들에게 넘기는 건가?’손지연은 화가 나서 말했다.“당연히 피의 대가로 갚게 해야죠! 장영 장로가 죽었잖아요! 이 복수를 안 해요?”태상 장로를 언급하자 진약원의 사람들도 얼굴이 변했다. 각자의 눈에 강한 증오가 가득했다.서문성은 이미 생사를 도외시하여 어떤 눈빛이나 태도에도 항상 태연했다.하지만 손성현은 깊은 생각에 잠기더니 고개를 저었다.“진 선생님이 정하시죠.”“장영 장로를 죽인 건 이공유이에요. 이공유가 죽었으니 복수는 끝난 거죠.”대장로인 위하 등은 손성현을 의아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러나 손성현은 추가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고, 마치 이 일이 그렇게 결정된 것처럼 보였다. 상당히 독재적인 모습으로 비춰졌어도 말이다.진시우는 미소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서문성의 생사는 제가 결정하겠습니다.”서문성은 진시우를 바라보았다. 손성현이나 진시우 모두 똑똑한 사람들이다.손성현은 의아한 표정의 진약원 사람들을 데리고 물러갔다.손지연은 이해할 수 없어서 아버지를 붙잡았다.“아빠, 왜 서문성을 죽여하고 하지 않아요? 진시우는 거절하지 않을 거예요!”손성현은 웃으며 대답했다.“그렇게 하면 진 선생과 우리의 관계가 끊어져 버려.”“원한을 깨끗하게 정리하는 건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상대에게 좋지 않은 일이 아니야.”“진 선생님이 우리의 복수를 도와줬으니 우리는 감사해야 하지만 우리도 걔한테 뭔가를 준 걸 기억해야 해.”“진 선생님이 서문성을 살리려고 하니까 그런 상황에서 우리가 강력하게 서문성의 피의 대가를 요구하면 길이 좁아져.”손지연은 찡그린 표정으로 말했다.“진시우는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을 거예요. 아빠가 너무 걱정하는 거예요!”“하하하, 그럴 수도 있어.” 손성현은 딸과 논쟁하지 않기로 했다.오랫동안 진약원을 다스리고 있는 만큼 손성현 눈에는 더 많은 것이 보였다....“어떻게 나한테 고마움을 표할 건데?” 진시우는 서문성을 바라보며 말했
부한식은 상황을 보며 말했다. “나침어 씨, 그럼 우리는...”나침어는 약간 이를 악물며 차갑게 말했다. “근처에서 호텔을 찾아서 잠시 머물러요!”...송천수의 부상은 심각했다. 이공유의 한 검이었으니까.모두가 진시우처럼 내력이 강한 사람은 아니다.하지만 그 어떤 상처도 진시우의 눈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진시우는 송천수의 부상을 80% 치료했다. 나머지 20%는 그가 스스로 회복하도록 남겨두었다.송씨 가문의 형제들은 진시우에게 완전히 감복하며, 감히 무례한 태도를 보이지 않았다.송천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진 선생님, 감사합니다.”진시우는 웃으며 대답했다. “어르신, 이제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네요. 축하합니다.”송천수는 어이없어 하며 말했다. “그게 뭐라고, 그만 놀리세요.”오늘의 경험은 송천수의 마음가짐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예전 같았다면 남성 제일 세력의 주인이 되었다고 기뻐했을 것이다.하지만 진시우와 이공유의 실력을 본 뒤 그는 어떤 허명도 웃음거리일 뿐이라고 느끼게 되었다.실력이야말로 개인의 근본이다.실력이 있다면 혼자라고 해도 두려울 것이 없고, 한 사람만으로도 대가문이 될 수 있다.진시우 같은 사람은 혼자서도 최고 가문의 대접을 받을 수 있다.송씨 가문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진시우가 몇 번 툭 치면 끝나는 힘이다.진시우는 말했다. “저는 기씨 가문에 가서 후속 처리 좀 하고 곧 남성을 떠날 거예요. 송씨 가문은 고족의 문을 지켜줘야 합니다.”송천수는 놀란 눈빛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물었다. “진 선생님, 선생님과 고족은...”진시우는 대답했다. “저는 고족의 대호법이 되었어요.”“헉-”송천수는 숨을 들이키며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제가 꼭 고족을 잘 지킬게요.”‘외가 대호법이라니, 고족에서 무슨 일을 해야 그런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거야...’진시우가 기씨 가문에 돌아오니 기씨 가문의 모든 사람들이 마당에 무릎 꿇고 있었다.
“서문성의 목숨을 최대한 지켜주길 바래.”이공유의 말이 떨어지자마자 내부 경맥을 거슬러 흐르는 검의 기운이 느껴졌다. 다음 순간, 이공유의 동공이 움츠러들고 머리가 기울어지며 숨을 거두었다.진시우는 이공유를 막지 않았다. 착한 사람이 아니고, 자신을 죽이려는 사람을 살려두고 싶지 않았다. 오늘 수살술이 없었다면 방금 이공유의 검에 이미 죽었을 것이다.이공유가 쓰러진 후, 이번 정상대회의 소란은 완전히 끝났다. 진시우의 강력함을 목격한 수많은 관객들의 마음은 경외심으로 가득 찼다.연단 위에서 서문성은 멍하니 있었다. 그는 자신이 완전히 패배했음을 알고 있었다. 이공유는 그의 유일한 의지였는데 이공유가 죽었으니 그의 목숨도 진시우의 손에 쥐어진 셈이다.진시우는 서문성을 지나 손지연 옆으로 가서 그녀를 풀어주었다.“진시우!”손지연은 그의 품에 뛰어들어 울기 시작했다.진시우는 그녀를 위로하며 말했다. “걱정 마, 네 아버지는 괜찮아.”손지연은 억울한 눈빛으로 진시우를 쳐다보았다. “정말?”“응.”진시우가 고개를 끄덕이고 서문성을 바라보며 담담하게 말했다. “또 만났네.”서문성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너무 처참하게 졌어.”“패배를 인정하면 사람들을 데리고 기씨 가문으로 가.”진시우는 차가운 눈빛으로 기군성을 쳐다보았다. 기군성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진시우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진 선생님, 제가, 제가 잘못했습니다. 제가...”진시우는 그를 보지 않고 서문성에게 말했다. “이공유의 부탁을 받았으니 너에게 살 기회는 줄게.”“하지만 너의 생사는 진약원 사람들이 정할 거야. 우선 기씨 가문으로 가, 나도 곧 따라갈거니까.”서문성은 고개를 끄덕이고 일어섰다. 진시우는 손지연을 위로하며 같이 기씨 가문으로 가게 했다. 그리고 나침어 앞에 섰다.나침어의 표정은 담담했고, 아무런 의외의 기색이 없었다. 진시우는 그녀의 긴장을 터뜨리지 않고 부한식에게 시선을 돌렸다.“조장님, 나침어 씨가 이런 무모한 행동을 하는데 보고만 있었
물론 이런 저항에도 한계가 있다. 다만 외부 사람들은 수살술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그 한계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다.순간적으로 하늘과 땅 사이의 수증기가 모여들며 거대한 수증기 검을 형성했다.‘웅’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수증기 검이 하늘에서 내려와 곧바로 이공유를 향해 내리쳤다.‘푹’ 소리가 나더니 수만 갈래의 수증기가 이공유의 몸을 스쳐 지나갔고, 마치 수없이 많은 검날이 그의 몸을 관통한 것처럼 순식간에 이공유의 몸이 피투성이가 되었다.이공유는 쿵 소리와 함께 땅에 내리꽂혔다. 그리고 피바다 속에서 한쪽 무릎을 꿇었다.헉― 헉―이공유는 크게 숨을 몰아쉬며 거칠게 기침을 했다. 그는 몸을 간신히 가누며 몸체를 이루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자조 섞인 미소를 지었다.“생각지도 못했어. 오랜 세월 검도를 연마해왔지만 결국 젊은 후배에게 패하다니.”파괴력을 말하자면 그는 분명 진시우를 훨씬 능가할 수 있었다.하지만 아쉽게도 운이 따르지 않았다.진시우가 수살술을 사용하지 않았다면 방금 그 검격으로 이미 승부가 갈렸을 것이다.진시우는 수살술 상태를 해제하지 않고, 이공유와의 거리를 유지했다.이공유는 통천자로서 실력이 강력하고 무서운 존재였다. 그와 함부로 가까워져서는 안 된다.“좋은 승부였습니다.”진시우는 고개를 살짝 숙이며 미소를 지었다. 이는 곧 자신의 승리를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었다.이공유는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이 이렇게 된 이상 그가 항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한 가지 부탁이 있어.”이공유는 갑자기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았다.진시우는 담담하게 말했다.“내가 굳이 들어줘야 할 의무는 없는데요.”이공유는 말했다.“이 부탁을 들어준다면 내가 엄청난 가치를 지닌 정보를 제공할게.”“그래요?”진시우는 살짝 흥미를 보이며 말했다.“그 정보가 그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먼저 확인해야겠군요.”“내가 가진 이 정보는 네가 천인을 넘어 전설적인 무왕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어.”천인을 넘어서는 존재를 무왕
“큰일이야!”무문 도장의 얼굴이 순식간에 변했다. 그러나 손을 쓰기엔 너무 늦었다.이공유의 검이 이미 진시우의 몸을 관통했으니 이제 더는 살아날 가능성이 없었다.나침어도 얼어붙은 채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는 변화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올 줄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진시우!”나침어는 깜짝 놀라 외쳤다. 이 순간 다른 것은 신경 쓸 겨를도 없이 당장 앞으로 달려가려고 했다.“나침어 씨, 진정하세요!”다행히 부한식은 여전히 냉정함을 유지하고 있었다. 그는 급히 나침어를 붙잡았다.나침어는 화를 내며 말했다. “부 조장님, 뭐 하는 거예요? 빨리 사람을 구해야죠!”부한식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웃음을 참으며 생각했다. ‘나침어가 진시우한테 완전 마음을 주었네.’“잘 보세요. 진시우는 멀쩡해요.”나침어는 순간 멈칫하며 진시우 쪽을 다시 바라보았다. 그의 몸은 분명히 검에 의해 관통되어 있었다.촤라락!그 순간, 진시우의 몸이 갑자기 물로 변하며 수많은 물줄기로 흩어졌다. 그 물줄기들은 다시 모여 사람 형태로 되돌아갔다.나침어는 멍하니 중얼거렸다. “이게, 이게 무슨 법술이에요?”부한식도 놀랐다. ‘몸을 액체로 바꿀 수 있다니, 너무 대단한 법술인데!’무대 아래의 관객들도 환호성을 터뜨렸다.이런 능력은 그들 모두가 처음 보는 것이었기 때문이다.오늘은 그들에게 있어서도 눈이 번쩍 뜨이는 날이 되었고, 새로운 경험을 쌓은 날이었다.‘이제 나가면 자랑거리 하나가 생겼어.’이공유는 손에 들고 있던 검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숙여 진시우를 다시 보았다.“이런 법술도 있었군...”이공유의 눈빛이 심각해졌다. 액체로 변신할 수 있다면 그의 모든 검술이 무용지물이 된다는 뜻이다.이공유가 이런 생각을 떠올리던 그 순간, 진시우가 갑자기 사라졌다. 동시에 이공유의 주변에서 무수한 검강이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쿵!수많은 검의 그림자가 떠오르며 이공유를 완전히 감싸기 시작했다.슈슉슉!물로 변한 침들이 폭우처럼 이공유
“오늘의 승패와 상관없이 난 너를 인정해.”나침어는 자신이 무시당한 것에 얼굴이 굳어졌다.‘진시우 이 나쁜 자식!’‘좋은 마음으로 구하려고 했는데, 가문의 권세를 빌어 부한식에 이용해서까지 널 구하려고 했는데, 날 이렇게 대하냐?!’‘내가 대체 뭘 위해서 멀리 교토에서 이 남쪽 변두리까지 온 건데.’‘나씨 가문의 아가씨인 내가 이런 대접을 받다니.’ 하지만 진시우는 나침어의 생각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내 내력과 횡련 이게 전부가 아니예요.”진시우의 몸에서 신비로운 기운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알고 있어.”이공유는 담담하게 말했다. “너 진기를 쓸 줄 알지. 근데 너의 진기는 여전히 신경에 머물러 있지... 뭐라고?!”그가 말하는 도중,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육지... 선인?!”이공유는 진시우를 보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쉽게도 나 얼마 전에 막 그 경계를 돌파했어요.”아래에서 나침어는 눈이 휘둥그레졌고, 부한식의 눈은 금방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았다.‘육지, 육지 선인?! 인간계 선인?!’무문 도장은 자신의 살을 꼬집으며 중얼거렸다.“진짜 대단해! 이럴 줄은 몰랐어! 네가 신해경을 돌파했었구나!”“그랬군... 그래서 이렇게 자신감이 있었던 거야! 신해경이라면 누가 이길지 장담할 수 없지!”이공유는 진지한 표정으로 진시우를 바라보며, 기세를 최고점으로 끌어올렸다.“내가 너를 과소평가했어.”이공유는 낮게 말했다. “네가 인간계 선인이 되었을 줄은 몰랐어. 그건 진정한 선인의 경지야, 완전히 변화한 존재지.”“받아요!”진시우는 공중에 손가락을 튕기며 진기 광선을 발사했다.이공유는 손을 들어 검을 휘두르며 그 광선을 부셨다.쉭!진시우는 빛처럼 이공유의 뒤로 빠르게 이동했다.“잡았다.”이공유는 뒤로 검을 휘둘렀다.그러나 진시우는 두 손가락으로 이공유와 그의 검을 함께 튕겨냈다.“내 장풍을 받으세요!”진시우의 손바닥에서 무한한 화염 진기를 폭발하였다. 이공
진시우는 칼 태원를 들고 즉시 절천팔도를 펼쳐 하늘을 가르며 내려쳤다.“오? 도법? 네가 도법도 쓸 줄 안다고?”이공유는 약간 놀랐지만 자신의 강력한 수련으로 진시우를 계속 제압하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보아하니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버티려는 것 같은데!”이공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그렇다면 네 믿음을 완전히 부숴버리겠어!”쾅!진시우의 첫 번째 칼은 그의 검에 의해 무정하게 산산조각났다.진시우는 쏟아지는 검세에 온몸이 찢어질 것만 같은 압박을 느꼈고, 가슴을 짓누르는 무거운 중압감에 몸을 추스르기가 힘들었다.후-곧이어 그는 절천팔도의 두 번째 칼인 ‘패천’을 휘둘렀다.천하를 제압하는 한 칼이었다.“음?”이공유는 방금 그 칼보다 몇 배는 더 강력한 도세를 느꼈다. 그의 눈에는 더 큰 놀라움이 서려 있었다.“이 녀석, 대단하군!”이공유는 칭찬하며 말했다.“너의 도법이 절대 간단치 않아. 혹시 전설 속의 절천팔도? 이런 도법을 익힐 수 있다니, 너도 하늘이 내린 재능이구나!”진시우는 대답하지 않고 패천을 휘둘렀다.이 한 칼을 휘두르며 그의 내력도 거의 바닥났다.도강은 빛을 뿌리며 진시우의 전신 내공을 담아 하늘을 거슬러 이공유를 향해 내려쳤다.이공유 역시 경계를 늦추지 않고 온 힘을 다해 자신의 내력을 움직였다. 그는 천지의 대세와 어울려 순간적으로 자신과 천지가 하나가 되었다.이공유도 찬란한 검을 휘둘렀다.거대한 굉음이 하늘을 가득 울리며 수많은 빛의 파편들이 별똥별처럼 흩어졌다. 검압과 도강이 함께 휘몰아쳤다.무자들은 뒤집혀 나가 떨어졌고, 천인 이상의 무자만이 간신히 몸을 세울 수 있었다.부한식은 충격을 받으며 말했다.“진시우의 실력이 이 정도로 강해졌단 말인가...”나침어 역시 놀랐다. 이제 진시우의 실력이라면 동해 장무사의 조장이 되는 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확신했다.‘할아버지는 정말 사람 보는 눈이 있구나...’“진시우의 기운이 떨어졌어!”갑자기 부한식의 한마디가 나침어의 마음을 긴장하게 만
“그렇다면 ‘폭혈단’을 더하죠.” 나침어는 이 순간 냉혹하기 그지없었다.그녀의 얼굴에는 어떠한 감정도 없었고, 오직 이익을 저울질하는 차가운 계산만 남아 있었다.부한식은 잠시 멈칫했다. 폭혈단에 각성단을 더하면 이공유도 이길 희망이 있다.“알겠습니다.”부한식은 깊은 한숨을 내쉬고 나서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결정적인 순간에 그렇게 하겠습니다.”나침어는 링을 바라보며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 “조장님이 이 두 약을 복용하신 대가로 그쪽 가문이 향후 세 대의 번창을 약속하죠.”부한식의 동공이 크게 흔들렸고, 마음속에 남아 있던 마지막 망설임이 완전히 사라졌다.“나씨 가문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습니다.”...이공유는 진시우를 바라보며 조용히 말했다. “금강공... 이 횡련 법문에 대해선 나도 자주 들었어.”“오늘 이렇게 보니 소문보다 훨씬 더 기묘한 것 같군. 진시우, 네 운이 좋았어. 금강공을 이 정도까지 수련하다니.”진시우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내 운이 좋은 건 맞아요. 금강공은 마치 나를 위한 하늘의 선물 같거든요.”“수련하는 동안 어려움이나 장애물 거의 없었어요.”진시우의 말은 약간 자랑으로 들리겠지만 사실인 것은 부정할 수 없다.아무리 금강공을 손에 넣는다 해도 그만큼 순조롭게 수련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으니까.군부자, 천강진인이 수십 년을 수련했어도 진시우가 두 달 만에 도달한 경지에 미치지 못했다.어떤 법문이든 사람을 가리는 법이다.“횡련이 대단한 건 인정하지만 그저 껍질만 두꺼워지는 거라면 아무 소용없어.”이공유의 몸이 순간적으로 사라지면서 동시에 그의 검이 진시우에게로 날아들었다.검날이 진시우의 어깨를 베자 그 엄청난 힘에 링의 절반이 부서졌다.진시우의 어깨 소매는 검기의 폭풍에 휘말려 산산이 부서졌다.진시우는 가볍게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이 링이 조금 거추장스럽지 않아요?”이공유도 웃으며 답했다. “그런 것 같군.”두 사람은 서로 미소를 주고받고 나서 진시우가 주먹을 내질렀고, 공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