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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4화

그러나 이렇게 대놓고 사과하라 부축이니 이시연도 무안하기는 마찬가지 였다. 한마디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 할 수 있겠다.

교이설은 이시연이 입도 뻥긋 못하자 성급한 나머지 울음까지 나올 거 같았다.

"기 할아버지는 무도천인까지 해치운 이력이 있는 사람이에요. 설사 시우 씨가 대종사라 하더라도 무도천인이랑 힘을 겨루던 기 할아버지랑은 상대가 않돼요."

진시우는 문뜻 의아해서 물었다.

"무도천인까지 죽여버렸었어요? 어우…… 그건 참 대단하네요. 이러면 일이 꽤 재미있게 흘러갈 거 같네요."

"……."

교이설은 철저히 말문이 막혀버렸다. 맹랑하고 두려움이 없는 진시우의 모습에 무슨 말을 더 하면 좋을지,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을지 몰랐다.

'전혀 두렵지 않다 이거야, 설마……?'

진시우는 멍해서 빤히 자신을 쳐다보는 교이설을 보며 계속 말했다.

"천인 대고수까지 죽여버렸다면 그제야 나랑 대결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거네요. 그렇지 않고서야 너무 무미건조할 거 같 거든요."

잠잠하던 연회장은 진시우의 이 한마디에 다시 시끌벅적해졌다. 심지어 멀찍하게 지켜보던 이들도 이제는 막 다가와서 구경하기 시작할 정도로 파급력이 강했다.

도대체 뭐하는 녀석인지 감히 교씨 어르신의 연회에서 이런 희대의 망언을 내뱉는지 심지어 교진윤이 두눈 부릅뜨고 서있는데 저런 말을 하다니.

모두들 이미 목을 빼들고 진시우를 뚫어지게 보았다.

"참 콧대가 하늘을 찌르는 군요."

진시우의 예상밖의 태도에 잠시 얼이 나간 교뢰는 그제서야 정신을 차리고 대꾸했다. 교진윤이 있는 한 절대 무서울 게 없다는 어조였다.

비록 교진윤은 교씨 가문의 사람으로 여태까지 교씨 가문을 위해 많은 일들을 해왔었지만 그렇다고 누군가의 명령을 절대적으로 따르는 사람은 아니였다.

사람과 상황을 가려가며 대하였고 어느정도 자신의 판단에 의해 일들 처리하기 좋아했다. 그런 기진윤의 작풍을 잘 알고 있었기에 비록 교뢰는 화가 잔뜩 나기는 했으나 그렇다고 무조건 기진윤더러 진시우를 죽여버려라 명령하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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