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그녀는 자신에 대해 자신감이 넘쳐흘렀다.그냥 작은 대리권인데 소정아가 감히 안 주면 꼭 좋은 꼴을 보게 해줄 것이다.히스턴 호텔에서.정오가 다 돼가는데도 시사회의 열기는 식지 않았다.오히려 더 시끌벅적하다.많은 외지 상인이 끊임없이 여기로 오고 있었다.“유 사장님. 호텔 지배인이 와서 점심 식사가 필요하냐고 물었어요. 사람이 많기에 원한다면 서둘러 준비해야 합니다.”여비서가 와서 물었다.유시인은 생각도 하지 않고 바로 말했다.“필요 없어요.”“우리는 원래 그들에게 밥을 사줄 생각이 없었습니다. 귀가 얇은 사람들은 얻어먹어도 우리에게 감사할 줄 모를 겁니다. 간단한 간식을 준비해 배고픔을 달래면 그만이고 우리 직원들은 제때 식사를 준비해 주세요.”비서는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습니다.”유시인은 대기실 쪽을 바라보다가 결국 하이힐을 신은 채 긴 두 다리로 쭉 걸어갔다.문을 들어서기도 전에 그녀는 은방울 같은 웃음소리를 들었다.“두 사람 무슨 얘기를 그렇게 재미나게 하세요?”소정아는 대답했다.“저와 사형은 이번에 여씨 가문이 큰 손해를 봤다는 것을 말하고 있어요.”“여정수 그 녀석은 훔친 방법으로 큰돈을 벌 수 있을 거로 생각했지만 결국 몽땅 손해를 봤을 뿐만 아니라 체면도 구겨졌지. 이 생각을 하니 너무 기쁘고 한이 풀리는 느낌이야.”유시인은 웃으면서 말했다.“그러네요. 저들은 이번에 큰돈을 가져다가 제 발등을 찍은 셈이죠.”유씨 가문은 몇 차례나 마씨 가문의 저격을 받아 서로의 원한이 매우 깊었다.마씨 가문은 안성에 도사리고 있고 뿌리가 깊으므로 세원의 명문인 유씨 가문도 어쩔 수 없다는 태도였다.하지만 이번에는 마침내 위세를 떨쳤다.유시인은 자리에 앉자마자 말을 꺼냈다.“염무현 씨. 제 둘째 삼촌인 유진강 씨를 기억하시죠?”염무현은 눈살을 약간 찌푸렸다. 그는 유시인의 오만방자한 둘째 삼촌에 대한 인상은 별로 좋지 않았다.이를 본 유시인은 황급히 말했다.“요즘 계속 재수가 없더라고요. 제가 오기 전날 교통
박가인은 ‘사례금’이라는 세 글자를 듣자 갑자기 화가 치밀었다.약재상의 딸로서 그녀는 이 업계에서 수당이 얼마인지 매우 잘 알고 있다.일반적으로 5~10%는 의약 재료의 잘 팔리는 정도와 귀중함에 따라 다르다.박가인은 아버지 박천호가 사람들에게 사업을 소개해 주고 사례금만 32억을 받는 것을 직접 목격했다.상대방이 돈을 주었을 때 조금도 마음이 아프지 않아 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박천호에 대해 매우 감사해했다.앞으로도 이런 좋은 약재가 나오면 반드시 그를 생각해야 한다고 계속 말했다.치유단의 가격은 한 알에 6,000만에 달한다.가장 중요한 점은 치유단은 확실히 잘 팔리는 약이었다.발매 이후 지금까지 거의 몇백 알이 팔렸다.소식을 듣고 달려온 사람은 20% 할인을 받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한 사람당 한 알만 구매할 수 있다.이것은 바로 그들의 마케팅 수단이었다.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치유단의 치료 효과가 너무 뛰어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그 인기를 실감케 하는 정도는 현장의 떠들썩한 모습에서 알 수 있다.점심때가 다가오자 주최 측은 식사 여부를 책임지지 않는다고 말했다.그래도 한 무리의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오는 것을 막지 못했다.이렇게 잘 팔리는 물건을 10%의 사례금을 받는 것은 지나친가?사실 정말 양심적인 가격이다.한 알에 6,000만이고 열 알에 6억이다.백 알이면 60억이고 천 알이면...세상에!박가인은 더 이상 계산할 수 없었다.천 알만 구해도 사례금 60억을 가질 수 있다.비록 박씨 가문의 박가인은 어려서부터 먹고 입는 것은 물론 용돈도 부족하지 않았다.하지만 이렇게 큰돈을 앞에 두고 그녀를 한동안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특히 얼마 전 적금 영지의 일 때문에 엄마 소명아의 적금을 털었다.박가인은 어쩔 수 없이 자신의 비상금을 털어 선물을 사서 마인영의 생일 파티에 갔다.그러기에 본인 지갑까지 털렸다.잘못을 저질렀기 때문에 박천호는 그들 모녀에게 3개월간의 용돈을 끊었다.지금 박가인은 보릿고개를 넘기
박가인에게 주는 사례금을 빼면 35%를 벌 수 있었다.“그래. 나한테 맡겨.”박가인은 패기 양양한 모습으로 직원 한 명을 향해 손짓하며 말했다.“담당자 불러와!”“여사님, 무슨 일로 저희 담당자를 찾으십니까?”상대방이 예의 바르게 물었다.박가인은 매우 짜증스러운 모습이었다.“뭘 말이 많아? 작은 직원 주제에 주인 노릇도 못 하면서.”하지만 상대방은 예의 바른 태도를 유지했다.“우리 매니저님이 물어보면 이유를 설명해야죠.”“그럼 잘 들어. 난 소씨 가문과 혈연관계가 있는 사람이야.”박가인은 거들먹거리며 말했다.“네가 가서 소천학이나 소정아에게 내 이름을 보고하면 그들은 곧 나를 만나러 나올 것이다. 내 이름은 박가인이고 당신네 소천학 사장님이 가장 아끼는 외손녀이다.”그러자 상대방은 더욱 예의를 차렸다.“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제가 곧 두 사장님께 보고하겠습니다.”그 모습을 본 도련님은 즉시 엄지손가락을 공손히 치켜세웠다.“그래도 가인 씨가 방법이 있으시군요. 대단하십니다.”“이쪽 주최 측이 얼마나 허세를 부리는지 몰라. 자신의 제품이 팔리지 않는다고 내가 저들과 합작하려고 해도 무시한다니까.”“현장에서 이렇게 오래 서 있었는데 누구한테 이렇게 예의를 갖추는 걸 못 봤어요.”박가인은 거만한 표정으로 말했다.“이게 뭐라고. 이따가 외할아버지가 오시면 저들은 나한테 더 예의 차려야 해.”“그럼요. 누가 가인 씨가 소씨 가문에서 가장 사랑받는 사람이란 걸 모르나요.”도련님은 계속 그녀를 향해 아부했다.박가인은 마음이 급해지자 자신도 모르게 턱을 높이 쳐들고 콧구멍이 하늘로 치솟는 모습을 보였다.휴게실에서.“박가인? 쟤가 와서 뭐 하는데?”소정아는 미간을 찡그리며 혐오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소정아의 인상 속에서 이 사촌 언니는 뻐기고 안하무인격인 면에서는 친엄마 소명아와 똑같다.어릴 때부터 박가인은 소정아 앞에서 온갖 생색을 내는 것을 좋아했다.소씨 가문이 그들을 이뻐하는 것을 믿고 소정아를 마구 괴롭혔다.직원들
“허 도련님 안심해. 나한테 맡겨.”박가인은 가슴을 치며 보장했다.도련님은 그녀가 이렇게 확신에 찬 것을 보고 자연히 믿게 되었다.그는 휴대전화를 꺼내 번호를 누르며 흥분했다.“당장 소문을 내거라. 허씨 가문에 치유단이 대량으로 들어왔다고 말해라. 구입하고 싶은 사람은 돈을 가지고 허씨 가문의 약국에 가서 기다리라고 해라. 그래. 원하는 만큼 다 있으니 다른 사람들이 물어보면 이 도련님이 소위초당에서 큰 인물과 관계가 있다고 해. 이분은 총 대리급에 해당하는 사람이지.”박가인은 이 말을 듣고 자신도 모르게 들떴다.총 대리?그렇다.이것이 바로 박가인의 최종 목적이다.떼를 쓰고 뒹굴어서라도 반드시 떼내야 한다.‘누가 소위초당 사장님이 우리 외할아버지라고 했어?’총대리의 자리를 얻은 후에 즉시 인스타를 올려서 평소에 자신을 얕잡아 보던 크고 작은 놈들이 부러워하게 할 예정이었다.그때 가서 다들 이 박가인에게 존경을 보이도록 하려 했다.누가 알랑방귀를 잘 뀌고 박가인을 편하게 대해줘야 치유단을 받을 수 있었다.그렇지 않으면 멀리 꺼져버려야 한다.허 도련님은 계속 전화를 걸었다.“우리는 소위 초당에서 직접 물건을 가져갔기에 품질이 보증되어 있어. 만약 가짜라면 10배로 갚아주겠다.”전화를 끊은 후 그는 즉시 박가인을 향해 아첨하는 웃음을 짜냈다.바로 그때 소정아가 염무현의 팔을 껴안고 함께 걸어왔다.“소정아. 왜 너야?”그러자 박가인은 눈살을 찌푸리며 시큰둥한 표정으로 말했다.“우리 외할아버지는 어디 계셔?”그녀가 말하는 어투는 마치 하인을 호통치는 것 같았다.박가인은 일부러 허 도련님 앞에서 위신을 떨치는 것이었다.‘봤지?’그들의 시사회 담당자들조차 그녀 앞에서 이리저리 불려 다닐 수밖에 없었다.“알아서 찾던가요.”소정아는 당연히 그녀에게 예의를 차리지 않았다.박가인은 꼬리를 밟힌 고양이처럼 눈을 부릅뜨고 큰 소리로 외쳤다.“소정아. 너 무슨 태도야? 정말 무례하기 짝이 없네. 난 네 사촌 언니야. 예의를 밥 말아
“소정아. 감히 나한테 그런 말을 한다니. 내가 지금 자리에서 널 찢어버릴 거야.”박가인은 분노가 치밀어 오르기 시작했다.염무현은 차가운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말했다.“어디 한번 해보든지요.”2대1이다.박가인은 원래도 이득을 보지 못했는데 지금은 더 불리해졌다.“야. 당신이랑 무슨 상관인데?”박가인은 화가 나다 못해 터질 지경이었다. 소정아에게 얕잡아보는 건 그만이고 이젠 이름도 모르는 외부인인 염무현까지 감히 박가인과 맞서다니.‘정말 간이 부었구나.’“이것은 저와 소정아의 일이에요. 당신 같은 외부인과는 상관없어요.”박가인은 눈을 부릅뜨고 호통쳤다.“당장 꺼져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내가 우리 외할아버지한테 당신도 같이 치워버리라고 할 테니깐요. 아무것도 못 하고 그냥 내버려지게 할 거라고. 알아들었어요?”이번에는 소정아가 냉담한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내 사형은 남이 아니에요. 게다가 할아버지는 사형을 잘 대해주셨어요. 할아버지의 눈에는 사형이 당신은 외손녀보다 더 중요할걸요. 현실도 자각하지 못하고 여기서 소란을 피우다가는 결국 뒤통수를 맞게 될 겁니다.”박가인은 바로 말이 거칠어졌다.“헛소리하지 마!”“외할아버지는 바보도 아닌데, 어떻게 이런 아무것도 없는 것을 손녀딸과 비교할 수 있겠어? 소정아. 정말 거짓말을 술술 늘어놓네. 그러면 내가 믿을 줄 알아?”“나는 오늘 여기서 말할게. 치유단의 총대리는 나 박가인이 할 거야. 외할아버지께서 반드시 승낙해야 해.”소정아는 멍해져서 급히 염무현을 바라보았다.“총대리.”그녀가 하고 싶은 말은 자신이 왜 이런 직책이 있는지도 몰랐지 싶은 것이었다.염무현은 자신도 모르겠다는 듯 고개를 가로저었다.치유단은 판매를 걱정할 필요조차 없었다.게다가 소씨 가문과 유씨 가문이 합작하여 전자는 생산을 담당하고 후자는 판을 공략하는데 말이다.애초에 처음부터 직영이었다.중개인을 건너뛰어 소비자의 이익을 최대한 보장했다.대리 따위는 전혀 필요 없었다.근데 무슨 총대리?
“당신이야말로 사기꾼이네요. 당신은 온 집안이 거짓말쟁이죠?”박가인은 꼬리를 밟힌 고양이처럼 털이 곤두섰다.“외부에서 온 가난뱅이가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해요? 치유단은 우리 외할아버지의 사업이지 당신 같은 촌놈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 모두 저자의 헛소리를 듣지 마세요. 저 박가인이 총대리직에 무조건 있으니까요.”오늘 시사회는 치유단 출시 외에도 소씨 가문의 소위초당의 재개를 위한 것이다.직원들의 소개로 소위초당의 유래를 아는 사람이 많았다.의약계에서 이미 소외되어 작고 투명해졌는데 판을 뒤집을 수 있었다는 것을 누가 알았겠는가.치유단 하나만으로도 소씨 가문이 하늘을 찌를 듯 날아올라 조상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었다.그렇게 소위초당이라는 이름은 경쟁이 치열한 안성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이제 한 명은 소씨 가문의 외손녀이고 약재 거상 박씨 가문의 딸이고 다른 한 명은 평범한 외부인이라면 사람들은 누구를 믿을까?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저희는 당연히 박씨 가문의 가인 씨를 믿습니다.”“외할아버지와 외손녀의 관계는 가족이신데 총대리를 교대한 것은 그저 손뼉을 치는 것처럼 쉬운 일이죠.”“이놈이 이간질하는 게 분명해요. 남 좋은 꼴을 보지 못하잖아요. 이렇게 판정이 나네요.”박가인은 이 말을 듣고 자신도 모르게 득의양양해졌다.“당신은 나와 싸우기엔 아직 좀 어린 것 같은데?”소정아는 화가 났다. 그녀는 누구도 자신의 사형을 모욕하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었다.“우리 사형이 총대리가 없다고 하면 없는 거예요.”소정아는 정의롭게 말했다.“여러분들은 절대 속지 마세요. 이 사람은 분명 헛소리를 하는 것입니다.”박가인은 바로 대꾸했다.“소정아. 안성에서 소씨 가문의 딸은 개보다 못하다는 것을 누가 모르냐? 넌 무슨 자격으로 외할아버지를 대신해서 그런 말을 하니? 믿을 사람이 있다고 보니?”한 무리의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박가인의 편에 계속 확고히 서 있었다.이를 만회하고 다시 호감을 사기 위해 허 도련님은 급히 보충
박가인은 지식도 기술도 없을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계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모른다.그녀는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것 같은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유씨 가문? 들어보지도 못했는데? 우리 박씨 가문이랑 비교할 자격이 있어?”그녀를 굳게 믿는 사람들도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참다못해 박장대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가인 씨는 참 성격이 남다르네. 박씨 가문이 뭐라고. 정말 웃겨 죽겠네?”“유씨 가문 앞에서는 마씨 가문도 건방지지 못하는데. 감히 유씨 가문이 박씨 가문과 비교할 자격이 없다고 하다니?”“자격이 없는 건 박씨 가문이지. 유씨 가문이랑 차원이 다른걸?”박가인은 자신의 무식으로 인해 많은 조롱을 받았다.그녀는 순간 부끄러워 얼굴을 붉혔다. 반박하려 했지만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몰랐다.유시인은 스타일리시한 스타일링을 하고 걸어왔다. 외모도 카리스마도 박가인보다 훨씬 나았다.유시인이라는 슈퍼우먼 앞에서 박가인은 비교도 안 될 만큼 후졌다. “소위초당은 직영으로 운영할 거예요. 치유단을 판매하는데 대리직은 없어요!”유시인은 박가인을 향해 또박또박 말했다. “나, 유시인이 뱉은 말이에요. 누구든지 의견이 있으면 내게 와서 따지세요.”이것은 결론을 지은 거나 다름이 없다.치유단의 총대리는 영락없는 우스갯소리라는 결론 말이다. “당신들…”박가인은 화가 나고 수치스러웠다. “당신들은 너무해. 외할아버지를 찾아가서 당신들이 무엇을 했는지 알릴 거야! 외할아버지께서는 반드시 나의 편을 들 거야. 당신들은 이제 끝났어, 알아?”그녀는 치유단이 소위초당의 것이니 당연히 소천학이 결정권이 있을 거로 생각했다.소정아든지 유시인이든지 모두 소위초당을 위해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소씨 어르신은 결정권이 없는걸?”유시인은 손가락을 들어 소정아를 가리키며 말했다. “소정아 대표님이 치유단의 생산을 맡고 있어요.”“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눈이 멀어서 아부해야 할 사람도 몰라봤네.”“진짜 권리를 가진 자한테 아부하지 않고
“누구야?”너무 당황스러운 나머지 박가인은 큰소리로 외쳤다. “너희들 뭐 하는 거야? 간이 부었구나? 내가 누군지 알아? 빨리 놔주지 못해…”“망할 년, 입 다물어.”검은 그림자가 단검으로 박가인의 뒷덜미를 벴다.박가인은 즉시 말을 멈추었다. 몸이 비뚤어지면서 넘어질 것 같았다.두 사람은 내친김에 그녀를 들어 올려 옆에 있던 검은색 지프차로 재빨리 걸어갔다.그들은 박가인을 트렁크에 싣고서는 시동을 걸고 떠나갔다.위층에 있던 염무현과 소정아는 사람들이 아부할 틈을 주지 않고 바로 현장을 떠나 외식을 하러 갔다.유시인 역시 대기실로 돌아가 아무도 방해하지 말라고 당부했다.“사형, 오늘의 버거 맛이 괜찮네요.”소정아는 한 손으로는 염무현의 팔을 껴안고, 다른 한 손으로는 눈에 띄게 불룩한 아랫배를 비비며 말했다. “한숨에 세 개나 먹었어요. 먹을 때는 몰랐는데, 지금 너무 배가 불러요. 망했어요, 살찌는 거 아니겠죠?”염무현은 부드럽게 말했다. “우리 정아는 아직 다 못 컸잖아. 많이 먹어야 그만큼 영양이 따르지 않겠어? 살은 찌지 않을 거야.”사실 오늘의 음식은 그냥 그랬다. 그다지 맛있다고 할 수 없다.다만 소정아가 기분이 좋아서 입맛도 자연스레 많이 좋아진 것이다.치유단의 성공적인 출시와 여씨 가문과 마씨 가문의 명예 실추, 그리고 박가인의 비참한 처지까지 모두 소정아가 기뻐하는 이유다.그녀가 막 그다음에 무엇을 하러 가는지 물어보려고 했을 때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네, 알겠습니다.”소천학의 전화였다. 소정아가 말했다. “박가인이 납치당했다고 할아버지께서 우리더러 빨리 집에 오라고 해요.”“그래.”염무현은 고개를 끄덕였다.소씨 가문 댁에 이르러 울부짖는 여자의 목소리가 본채에서 들려왔다.“내 딸아, 무슨 변고라도 생기면 이 엄마더러 어떻게 살란 말이냐?”소명아는 바닥에 주저앉아 콧물과 눈물로 얼굴을 씻으며 울부짖었다. “이 빌어먹을 납치범들은 왜 하필 우리 가인이를 노린 거야? 아버지, 저를 도와주셔야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