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야말로 사기꾼이네요. 당신은 온 집안이 거짓말쟁이죠?”박가인은 꼬리를 밟힌 고양이처럼 털이 곤두섰다.“외부에서 온 가난뱅이가 무슨 자격으로 그런 말을 해요? 치유단은 우리 외할아버지의 사업이지 당신 같은 촌놈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어요. 모두 저자의 헛소리를 듣지 마세요. 저 박가인이 총대리직에 무조건 있으니까요.”오늘 시사회는 치유단 출시 외에도 소씨 가문의 소위초당의 재개를 위한 것이다.직원들의 소개로 소위초당의 유래를 아는 사람이 많았다.의약계에서 이미 소외되어 작고 투명해졌는데 판을 뒤집을 수 있었다는 것을 누가 알았겠는가.치유단 하나만으로도 소씨 가문이 하늘을 찌를 듯 날아올라 조상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었다.그렇게 소위초당이라는 이름은 경쟁이 치열한 안성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았다.이제 한 명은 소씨 가문의 외손녀이고 약재 거상 박씨 가문의 딸이고 다른 한 명은 평범한 외부인이라면 사람들은 누구를 믿을까?답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저희는 당연히 박씨 가문의 가인 씨를 믿습니다.”“외할아버지와 외손녀의 관계는 가족이신데 총대리를 교대한 것은 그저 손뼉을 치는 것처럼 쉬운 일이죠.”“이놈이 이간질하는 게 분명해요. 남 좋은 꼴을 보지 못하잖아요. 이렇게 판정이 나네요.”박가인은 이 말을 듣고 자신도 모르게 득의양양해졌다.“당신은 나와 싸우기엔 아직 좀 어린 것 같은데?”소정아는 화가 났다. 그녀는 누구도 자신의 사형을 모욕하는 것을 보고 있을 수 없었다.“우리 사형이 총대리가 없다고 하면 없는 거예요.”소정아는 정의롭게 말했다.“여러분들은 절대 속지 마세요. 이 사람은 분명 헛소리를 하는 것입니다.”박가인은 바로 대꾸했다.“소정아. 안성에서 소씨 가문의 딸은 개보다 못하다는 것을 누가 모르냐? 넌 무슨 자격으로 외할아버지를 대신해서 그런 말을 하니? 믿을 사람이 있다고 보니?”한 무리의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이며 박가인의 편에 계속 확고히 서 있었다.이를 만회하고 다시 호감을 사기 위해 허 도련님은 급히 보충
박가인은 지식도 기술도 없을 뿐만 아니라 비즈니스계에 대해서도 아무것도 모른다.그녀는 하룻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르는 것 같은 웃음을 흘리며 말했다. “유씨 가문? 들어보지도 못했는데? 우리 박씨 가문이랑 비교할 자격이 있어?”그녀를 굳게 믿는 사람들도 이상한 표정을 지었다. 참다못해 박장대소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가인 씨는 참 성격이 남다르네. 박씨 가문이 뭐라고. 정말 웃겨 죽겠네?”“유씨 가문 앞에서는 마씨 가문도 건방지지 못하는데. 감히 유씨 가문이 박씨 가문과 비교할 자격이 없다고 하다니?”“자격이 없는 건 박씨 가문이지. 유씨 가문이랑 차원이 다른걸?”박가인은 자신의 무식으로 인해 많은 조롱을 받았다.그녀는 순간 부끄러워 얼굴을 붉혔다. 반박하려 했지만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몰랐다.유시인은 스타일리시한 스타일링을 하고 걸어왔다. 외모도 카리스마도 박가인보다 훨씬 나았다.유시인이라는 슈퍼우먼 앞에서 박가인은 비교도 안 될 만큼 후졌다. “소위초당은 직영으로 운영할 거예요. 치유단을 판매하는데 대리직은 없어요!”유시인은 박가인을 향해 또박또박 말했다. “나, 유시인이 뱉은 말이에요. 누구든지 의견이 있으면 내게 와서 따지세요.”이것은 결론을 지은 거나 다름이 없다.치유단의 총대리는 영락없는 우스갯소리라는 결론 말이다. “당신들…”박가인은 화가 나고 수치스러웠다. “당신들은 너무해. 외할아버지를 찾아가서 당신들이 무엇을 했는지 알릴 거야! 외할아버지께서는 반드시 나의 편을 들 거야. 당신들은 이제 끝났어, 알아?”그녀는 치유단이 소위초당의 것이니 당연히 소천학이 결정권이 있을 거로 생각했다.소정아든지 유시인이든지 모두 소위초당을 위해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소씨 어르신은 결정권이 없는걸?”유시인은 손가락을 들어 소정아를 가리키며 말했다. “소정아 대표님이 치유단의 생산을 맡고 있어요.”“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눈이 멀어서 아부해야 할 사람도 몰라봤네.”“진짜 권리를 가진 자한테 아부하지 않고
“누구야?”너무 당황스러운 나머지 박가인은 큰소리로 외쳤다. “너희들 뭐 하는 거야? 간이 부었구나? 내가 누군지 알아? 빨리 놔주지 못해…”“망할 년, 입 다물어.”검은 그림자가 단검으로 박가인의 뒷덜미를 벴다.박가인은 즉시 말을 멈추었다. 몸이 비뚤어지면서 넘어질 것 같았다.두 사람은 내친김에 그녀를 들어 올려 옆에 있던 검은색 지프차로 재빨리 걸어갔다.그들은 박가인을 트렁크에 싣고서는 시동을 걸고 떠나갔다.위층에 있던 염무현과 소정아는 사람들이 아부할 틈을 주지 않고 바로 현장을 떠나 외식을 하러 갔다.유시인 역시 대기실로 돌아가 아무도 방해하지 말라고 당부했다.“사형, 오늘의 버거 맛이 괜찮네요.”소정아는 한 손으로는 염무현의 팔을 껴안고, 다른 한 손으로는 눈에 띄게 불룩한 아랫배를 비비며 말했다. “한숨에 세 개나 먹었어요. 먹을 때는 몰랐는데, 지금 너무 배가 불러요. 망했어요, 살찌는 거 아니겠죠?”염무현은 부드럽게 말했다. “우리 정아는 아직 다 못 컸잖아. 많이 먹어야 그만큼 영양이 따르지 않겠어? 살은 찌지 않을 거야.”사실 오늘의 음식은 그냥 그랬다. 그다지 맛있다고 할 수 없다.다만 소정아가 기분이 좋아서 입맛도 자연스레 많이 좋아진 것이다.치유단의 성공적인 출시와 여씨 가문과 마씨 가문의 명예 실추, 그리고 박가인의 비참한 처지까지 모두 소정아가 기뻐하는 이유다.그녀가 막 그다음에 무엇을 하러 가는지 물어보려고 했을 때 갑자기 핸드폰이 울렸다.“네, 알겠습니다.”소천학의 전화였다. 소정아가 말했다. “박가인이 납치당했다고 할아버지께서 우리더러 빨리 집에 오라고 해요.”“그래.”염무현은 고개를 끄덕였다.소씨 가문 댁에 이르러 울부짖는 여자의 목소리가 본채에서 들려왔다.“내 딸아, 무슨 변고라도 생기면 이 엄마더러 어떻게 살란 말이냐?”소명아는 바닥에 주저앉아 콧물과 눈물로 얼굴을 씻으며 울부짖었다. “이 빌어먹을 납치범들은 왜 하필 우리 가인이를 노린 거야? 아버지, 저를 도와주셔야 해요.
그녀는 당연히 딸의 목적을 알고 있다. 이런 비밀은 당연히 사람들 앞에서 말할 수 없었다. “천호는? 그쪽에서는 무슨 소식 없어?”소천학이 물었다.소명아는 고개를 흔들었다. “최신 소식은 없고 지하주차장에서 외국인들에게 납치됐다는 것만 알아요.”딸이 연락이 끊긴 후 박천호와 소명아는 즉시 사람을 불러 딸을 찾으려 했다.곧 그들은 호텔 주차장에서 박가인의 차를 찾았다.그리고 CCTV를 통해 박가인이 납치되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그때 소정아와 염무현이 마당으로 들어섰다.“너희 둘!”여유로운 표정으로 웃고 떠드는 두 사람의 모습에 소명아는 화가 치밀었다.“내 딸이 지금 납치됐는데 아직도 시시덕거리다니. 너희가 사람이냐?”소정아는 사형이 옆에 든든하게 있어서 두려울 게 없었다. 그래서 당연히 그녀를 봐주지 않았다. “우리가 울면 가인 언니가 돌아오나요? 납치된 거지 죽은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슬퍼해요?”소명아는 안색이 새파랗게 질렸고 가슴은 격렬하게 기복을 일으켰다. “아버지 들어보세요. 이게 사람이 할 수 있는 말이에요?”소천학은 당연히 손녀와 외손녀의 사이가 좋지 않다는 것을 안다. 어릴 때부터 그랬다.예전 같았으면 소천학은 소명아 모녀가 손님인 걸 봐서 박가인의 편을 들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자기의 손녀는 염라대왕의 사매일 뿐만 아니라 치유단 프로젝트의 책임자 중 한 명이다.누가 더 중요한지 본질적인 변화가 일어났다.소천학은 자신도 모르게 소정아의 편을 들며 말했다. “아직 어린아이인데, 그렇게 말할 필요까지야? 다른 사람을 원망할 여유가 있다면 차라리 천호에게 전화해서 새로운 소식이 있는지 물어봐봐.”“아 참, 정아야. 가인이가 어떻게 호텔에 갔지?”소정아는 일의 자초지종을 사실대로 말했다.전화를 걸려던 소명아는 벌떡 뒤며 말했다.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 내 딸이 그렇게 아는 것도 많고 예의도 바른 아이가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겠어? 소정아 이 망할 년, 일부러 내 딸의 명예를 더럽히다니. 너를
소정아는 박가인을 좋아하지 않는다. 심지어 싫어한다. 하지만 이것은 소정아의 착한 마음씨와 상관이 없다. 박가인이 이렇게 된 걸 보면서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걱정을 했다. 화면 속 검은 옷차림을 한 사람은 어설픈 용국어로 말했다. “두 시간 줄게. 물건을 들고 와서 사람을 데려가. 시간이 지나도 오지 않으면 끝이야! 이렇게 젊은 계집애는 그냥 죽이기엔 아깝지, 잘 쓰고 버려야지... 무슨 뜻인지 알지? 우리의 조건에 부족하면 시신을 거둘 준비를 해야 할 거야.”박가인은 놀라서 엉엉 울었다. 더없이 안쓰러운 모습이었다. 소천학은 화가 나서 욕설을 퍼부었다. “이 짐승만도 못한 새끼들! 천호야, 이 사람들 얼마를 요구해? 얼마든지 간에, 우리 두 집안이 망해서라도 가인이를 구해 와야 해.”어르신의 말씀은 너무나도 패기 넘쳤다. 박찬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돈으로 해결될 문제였다면 어르신을 찾아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박씨 가문은 비록 큰 부자는 아니지만, 몸값은 줄 수 있어요. 딸을 위해서라면 그들이 얼마를 원하든 간에 저는 기꺼이 줄 것입니다.”박천호가 계속 말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들은 돈을 원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소천학은 조금 놀라는 기색을 하며 물었다. “그럼 무엇을 원하는데?”“처방전이요!”박천호는 염무현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그들은 치유단의 처방전을 원해요!”“뭐?!”소천학은 눈이 휘둥그레져 그 자리에 멍하니 있었다.소명아 역시 놀라서 말했다. “오늘 금방 출시한 그 한 알에 6000만 원에 팔리는 치유단말이에요?”박천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바로 그거에요.”소천학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안 돼, 그것은 억지야!”치유단은 소위초당 명의로 판매될 뿐이다. 처방전은 염라대왕의 것이어서 소씨 집안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소천학은 그걸 남에게 넘겨줄 권리가 없다. 심지어 상대는 납치범들이다. 이놈들은 밑도 끝도 없는 놈들이다. 처방전이 그들의 손에 들어가면 시장을 혼란스럽게 할
소천학은 억울해서 계속 염무현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를 무시한 채 염무현이 말했다. “납치가 확실한 상황인데 경찰에 신고했나요?”박천호는 눈썹을 추어올렸다. “신고라니! 그들은 모두 외국에서 온 나쁜 놈들이야. 경찰은 그들을 전혀 상대할 수 없어. 딸의 안전을 걸고 위험한 짓을 할 수는 없어.”염무현이 또 물었다. “경찰은 그렇다 해도 수비대랑 무림 연맹도 안 되나요?”박천호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말했다. “말이야 쉽지. 만약 무슨 일이 생기면 가인이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잖아?”소천학은 큰 숨을 내쉬며 말했다. “무현 님, 상대방은 분명히 치유단의 거대한 시장 잠재력을 보고 있을 겁니다. 그래서 가인이를 납치한 것일 거예요.”박천호는 무언가를 생각해낸 듯 곧바로 덧붙였다. “맞아요, 그들은 처방전을 가진 후 절대로 국내에서 팔지 않겠다고 했어요. 그들의 목적은 해외 시장이에요. 소위초당과 국내에서 경쟁하는 것은 관심이 없어요.”소천학은 좀 좋아하며 말했다. “무현 님이 보시기에는...”국내 시장을 지켜내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할 수 있다.염무현은 당분간 치유단을 해외에 팔 생각이 없다고 전에 말했기 때문이다.“아버지, 이렇게 큰일을 왜 외부인에게 물어보세요?”소명아가 다시 고함을 질렀다.소천학도 이번에는 그녀를 봐주지 않고 같은 방식으로 말했다. “처방전은 무현 님 거야. 알아들었어?”“네?”소명아는 눈이 휘둥그레지며 불가사의한 표정을 지었다.박천호 역시 놀라 했다. “치유단은... 소씨 가문의 조상이 남긴 것이 아니었어요? 장인어른께서 소위초당을 다시 하셔서 소씨 가문이 처방전을 제공해 주도적인 역할을 한 줄 알았어요.”소천학은 고개를 가로저으며 쓴웃음을 지었다. “소씨 가문이 이렇게 대단한 처방전이 있었으면 여씨 가문에게 백초당을 뺏기지도, 이 정도로 추락하지도 않았겠지?”“그럼 어떡하죠?”박천호는 당황했다. 그리고 재빨리 말했다. “무현 님, 저는 여전히 그 말입니다. 딸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겠
“사실 나는 박가인이 정말 싫어.”염무현은 속마음을 숨기지 않고 말했다. “걔가 죽든지 말든지 나랑 무슨 상관인데?”온 가족이 동시에 실망한 기색을 드러냈다.연무현의 말에 그들은 반박할 수 없었다.그러자 염무현은 말을 바꾸었다. “그래도 정아가 사정을 했으니 마지못해 승낙할 수 있어요.”“정말요?”온 가족은 순간 눈이 반짝거렸다. 너무 갑작스러운 서프라이즈에 그들은 응대할 겨를이 없었다.이 일은 완전히 가망이 없는 줄 알았는데, 연무현이 뜻밖에도 마음을 바꿀 줄은 누구도 몰랐다. “감사합니다, 무현 님!”소천학이 감격의 눈물을 펑펑 쏟았다.박천호도 감격하기는 마찬가지였다. “무현 님, 당신은 정말 좋은 분이십니다!”“가인이가 살 수 있으면 당신은 가인이의 부모나 다름없습니다. 가인이를 무사히 구해내면 우리 가족은 당신의 은혜에 무릎 꿇어 감사를 표하겠어요.”소명아는 염무현에 대한 나쁜 인상을 버리고 그에게 연신 감사 인사를 했다.“저한테 감사할 필요 없어요. 정아가 아니었다면 승낙하지 않았을 거예요.”염무현은 정중히 말했다.소정아는 너무 감동해서 펑펑 울었다. “사형은 저한테 너무 잘해주는 것 같아요.”“별것도 아닌데 왜 울어.”염무현은 웃으며 소정아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이것을 본 소천학은 마음속의 희망의 작은 불꽃이 다시 타올랐다.염라대왕이 손녀를 이렇게 신경 쓰는 걸 보니 희망이 있을 것 같았다. 이건 정말 하늘에서 떨어진 떡인 셈이었다. 보잘것없는 소씨 가문이 염라대왕의 총애를 받으니 말이다. 소천학은 반드시 시간을 내서 손녀와 잘 이야기해야겠다고 생각했다.소정아가 꼭 분명히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그건 언제든지 무조건 무현 님을 믿고 순종해야 한다는 것이다. 절대 어린아이처럼 굴어서는 안 되고, 무현 님에게 미안한 일은 더더욱 해서는 안 된다.무현 님이 제기한 모든 요구는 반드시 들어주어야 한다. 박천호는 설레는 마음으로 말했다. “무현 님, 시간이 촉박하고 딸이 위험하니 처방전을…”그가 말을
얼마 지나지 않아 소천학은 떠났다.염무현은 박천호 부부에 대한 혐오를 습기지 않고 말했다. “처방전을 줬으니 박가인은 괜찮을 거예요.”그리고 소정아한테 말했다. “정아야, 구경시켜줘. 저번에 와서 별로 놀지도 못했는데.”소정아는 닭이 쌀을 쪼는 것처럼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두 사람이 떠나자 박천호는 일어나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아직도 마음이 놓이지 않아. 나가봐야겠어.”소명아가 다급히 말했다. “납치범들이 한 사람만 갈 수 있다고 하지 않았어요? 당신이 따라가서 혹시라도 그들이 화를 낸다면 딸이 위험하지 않겠어요? 그리고 당신 자신의 안전도 챙겨야죠.”박천호가 말했다. “멀리서 따라다닐 거에요. 납치범들이 거래처를 바꿀 가능성이 커요. TV 보니까 다 그렇게 하던데요? 그래서 문제 될 게 없을 거예요. 게다가 경찰에 신고도 안 해서 납치범들에게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았는데, 그들이 화낼 게 뭐가 있겠어요?”말을 마친 그는 곧장 밖으로 걸어갔다.소천학이 지프차를 몰고 납치범이 내준 위치에 따라 안성시 남쪽 교외에 버려진 공장 안으로 차를 몰고 들어갔다.그런 다음 이리저리 핸들을 꺾으며 구석에 있는 공장에 도착했다.어둑어둑한 조명 아래 박가인은 의자에 묶여 있었다.그녀는 온 얼굴에 눈물 자국이 가득했는데, 소천학을 보고 매우 감격해 했다. “외할아버지, 왜 이제야 오셨어요! 저 정말 무서웠어요.”“가인아 무서워하지 마, 외할아버지가 곧 집에 데려다줄게.”소천학은 마음이 찢어지는 듯했다. 얼굴을 꽁꽁 가린 두 명의 건장한 사나이. 한 명은 칼을 들고 박가인의 목에 대고, 다른 한 명은 냉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어르신, 그런 말 하기엔 너무 이르죠. 이 아이를 데려가려면 치유단 처방전을 먼저 내줘야죠. 그렇지 않으면, 이 아이의 목숨이 위태로울 뿐만 아니라, 당신의 목숨도 여기서 끝이 날 것이야. 그때가 되면 너희 둘이 손을 잡고 저승으로 내려가겠지, 알겠어?”목에서 전해지는 차가운 살기를 느낀 박가인은 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