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쳐? 어디로?"여정수는 사납게 웃었다.안성시에서 누구도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사매, 여자 뒤에 서 있는 게 익숙하지 않아.”염무현은 진지한 표정을 하며 말하고는 앞으로 한 걸음 내딛더니 소정아를 자기 뒤로 감싸는 것으로 변했다.“지금이 어느 때인데 아직도 가부장적이야.”소정아는 조바심이 나서 말했다. “사형에게 무슨 변고라도 생기면 제가 어떻게 사부님께 말하겠어요?”“사형도 참, 도착하자마자 싸움을 벌이려 하다니!”“눈앞에서 손해를 보지 말아요. 충고할 때 빨리 도망가세요. 안성시를 떠나 다시는 돌아오지 마세요.”염무현은 도망치려는 기색도 없이 그 자리에 꿋꿋이 서 있었다.선두에 선 경호원이 말했다. “이놈아, 여자 뒤에 숨으려고 하지 않는 걸 보니 그래도 기개가 있네.”“안타깝게도 별 쓸모가 없어.”“누가 너더러 우리 도련님을 건드리래, 게다가 도련님을 때렸으니 오늘 무사히 떠날 생각을 하지 마. 너의 이 손모가지는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야!”이 경호원들은 종일 여정수를 따라다녀서 그를 너무 잘 알았다.누가 감히 그를 한마디 욕하면, 심하지 않을 때는 뺨을 때리면서 치아도 다 나갈 것이다. 그리고 심한 경우에는 혀를 잘라버려 평생 욕을 할 수 없게 했다.지금 염무현이 여정수를 때렸다.이런 경우는 처음이지만 경호원들은 정확한 판단을 내릴 수 있었다.다른 건 몰라도 도련님을 때린 이 손은 절대 지킬 수 없다는 것이다.목숨을 지킬 수 있을지는 도련님의 기분에 의해 다르다.그들은 아마 십중팔구 죽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남씨 신의님, 신의님의 자비로운 마음으로 한마디 권하지 않으시겠습니까?”소정아는 남씨 성의 중년에게 급히 도움을 청했다.상대는 콧방귀를 뀌며 남의 일이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경호원들이 소란을 피우며 돌진해 왔다. 소정아가 상황이 좋지 않다고 보고 손을 쓰려고 했다.고대 무술 능력자라는 정체는 소정아가 오랫동안 숨겨왔던 비밀인데, 오늘 이렇게 폭로될 줄은 몰랐다.소정아는 잠
“없던 일로 하자고요? 잠에서 덜 깬 거 아니에요?”염무현은 차갑게 물었다.소정아도 더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 “남씨 신의님, 말은 참 잘하는군요!”“방금 여정수가 손을 쓰라고 명령을 내렸을 때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아무것도 못 본 척하셨잖아요.”“지금 상황이 바뀌니 여정수를 감싸려 하는가 본데, 참 주인에게 충실히 하는 사람이네요?”남씨 중년의 이름은 남덕구인데 국내 의학계의 북태두 윤창석의 제자로 업계에서 잘 꽤 유명한 인물이다.“너희 둘은 정말 예의가 없구나!”남덕구는 당당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는 분명히 이 녀석을 위해서야. 도련님과의 갈등이 커질까 봐 막는 거라고.”“백초당 직원치고는 이성적이지 못한 행동이야.”“당신이 나는 주인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하는데, 부인하지 않아. 칭찬으로 받아들일게. 이건 직원으로서 제일 기본적이니까 ”소정이는 냉소하며 말했다. “노래보다 더 듣기 좋은 말을 하시네요!”원래 그녀는 남덕구에 대해 매우 존경했다. 그가 유명한 스승의 제자이고 또한 국내 의학 업계에서 뛰어난 인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여정수가 그를 수석 의사로 모시게 된 것도 매우 부러워했다.하지만 지금 보니 그의 인품에 문제가 있다고 소정아는 생각했다. '어쩐지, 그가 여정수의 초대를 수락하더라니, 끼리끼리 논다는 말이 틀린게 없구나.'남덕구는 더는 소정아를 상대하지 않았다. 이 어린 계집애는 자신의 상대가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젊은이, 자네도 수석 의사로 왔으니, 우리 한판 붙어 보는 게 어때? ”남덕구는 염무현을 향해 말했다. “내가 이기면 없던 일로 하는 거야.”“도련님에게 사과하고 여씨 가문을 떠나야 할 거야. 남씨가 있는 곳이라면 알아서 물러나야 하고, 어때?”“제가 이기면요?"염무현이 물었다.남덕구는 속으로 비웃었다. 그리고 잠시 생각했다. '네가 이기면? 장난하냐? 내가 의사가 됐을 때 네놈은 아직 태어나지도 않았어! 나와 싸우면서 감히 이길 생각을 하다니, 정말 주제넘구나.'
“그건 자신의 운에 맡겨야지. 지는 쪽으로서 고생 좀 하는 건 당연한 것 아닌가?”남덕구는 일부러 그를 자극했다.“젊은이, 무서우면 지금 포기해도 돼.”이 늙은 여우는 음흉하기 짝이 없었다.염무현의 고대 무림 계에서의 등급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여정수 아래 있는 사람들만으로는 이길 수 없다는 것이 확실했다.염무현이 남덕구가 준비한 독약을 먹으면 독이 퍼졌을 때 남덕구는 상황을 순조롭게 통제할 수 있게 될 것이다.그때가 되면 염무현은 도마 위의 생선 같은 처지로 되어 죽음만을 기다려야 할 것이다.여정수가 그 기회를 타서 염무현의 목숨을 앗아갈지는 남덕구와 아무 상관이 없는 일이 된다.“사형, 이건 아무래도 함정인 것 같아요. 호락호락 넘어가지 마세요!”소정아는 어리지만 똑똑했다.그러자 여정수가 비꼬았다. “남씨 신의님이 분명히 말했잖아. 무서우면 그냥 포기해도 돼!”“이 도련님에게 무릎을 꿇고 잘못을 인정하고 세 번 땅에 머리를 박으며 절을 하면 너희는 물러날 수 있어.”염무현은 조금도 두려워하지 않은 듯 말했다. “독을 쓰는 것 가지고 두 사람이 번갈아 가며 나를 저격할 필요가 있어?”“이건 네가 선택한 것이야. 결과가 어떻든 남 탓을 할 수 없어.”남덕구는 혹시라도 그가 약속을 지키지 않을까 봐 급히 말했다.여기는 공항 로비라서 배틀하기에 적합하지 않았다.하지만 이건 문제가 아니었다. 여정수의 신분으로 전화 한 통이면 충분했다. 그렇게 직원한테 휴게실을 빌렸다.“사형, 정말 괜찮겠어요?”소정아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내가 보기에 남씨 신의는 준비하고 온 것 같아요. 사형은 이미 함정에 빠졌을지도 몰라요!”“걱정하지 마.”염무현은 그녀가 안심할 수 있도록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하지만 소정아는 마음을 놓을 수 없었다. 휴게실에서 남덕구와 염무현 사이에 테이블이 놓여있었다.“제약 시간 3분, 문제 있어?”남덕구가 물었다.염무현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말했다. “충분해요.”남덕구는 즉시 경멸하는 기색
“누가 무섭대?”“이 세상에 나 여정수가 감히 하지 못하는 일은 없어.”여정수는 이런 굴욕을 참을 수 없어 얼굴이 빨개져서 말했다. “나...”갑자기 머릿속에서 하나의 목소리가 들렸다. 절대 속아서는 안 된다고 말이다. 여정수는 순간 침착해져서 하마터면 이 자식의 함정에 빠질 뻔했다고 생각했다.그는 황급히 고개를 돌려 남덕구를 바라보았다. “남씨 신의, 당신 생각은 어때?”남덕구는 담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괜찮아요.”“확실해?” 여정수가 눈을 동그랗게 뜨며 말했다.그는 남덕구가 거절할 줄 알았다. 누가 뭐라 해도 자신이 여씨 집안의 도련님이고 신분이 있는데 자기 몸으로 위험을 감수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독약을 먹는 이런 일은 그들 같은 전문가에게 맡기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고 게다가 이건 그 두 사람 사이의 배틀이어서 자기와 상관없다고 생각했다. “그럼요, 도련님은 아직 저를 못 믿으세요?”남덕구가 여정수에게 눈짓했다.자신 있다는 뜻이다.“당신은 저의 상주이고 저는 앞으로도 도련님에게 충성을 바칠 것입니다. 그런 제가 어떻게 도련님의 생명으로 장난을 칠 수 있겠습니까?”남덕구는 여정수가 여전히 의심스러워 승낙하지 않는 것을 보고 그를 안심시키는 말을 했다.여정수에게 독약을 먹이는 것에 대해 남덕구는 두 손 두 발을 들어 찬성한다.그렇게 되면 그는 자신에게 미칠 영향을 걱정할 필요가 없이 해독제 연구에 몰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압력이 줄어들면 남덕구는 자연히 자신감을 더 느끼게 될 것이다.여정수는 당연히 염무현 앞에서 지질함을 인정하기 싫었다. 게다가 옆에 소정아까지 있으니 말이다.그들의 큰댁과 작은댁 사이의 갈등으로 소정아는 분명히 이 일을 외부에 전할 것이다. 여정수가 쥐처럼 겁이 많아 감히 내기에 응하지 못한다고 말이다.여정수는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으로서 이런 상황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 게다가 남덕구의 자신 있는 말들로 여정수는 고개를 세게 끄덕이며 손을 들
염무현은 그저 담담하게 여러 가지 약 가루를 한 곳에 간단히 섞었다.무게를 재지도 않고 오직 느낌대로 넣었다.제일 중요한 점은 여러 가지 약물을 혼합하였는데 아무 변화도 없었다는 것이다.“셋, 둘, 하나.”“시간 땡.”여정수는 큰 소리로 말했고 염무현을 매섭게 노려보았다. 그에게 시간을 끌 기회를 주지 않기 위해서였다.염무현은 끝나기 몇 초 전에 약 가루 속에 작은 병의 노란색 액체를 넣었다.액체는 노란색을 띠었고 아주 끈적거렸다. 거기다 냄새는 헛구역질 날 정도로 더러웠다.남덕구는 시간이 끝나기 10초 전에 이미 끝마친 상태였다. 그는 뒷짐을 지고 자신감이 넘쳐흘러 무조건 이길 거라는 기시감이 있었다.그의 컵에는 반건조 분말 덩어리가 까만색을 띠었다.“편리를 위해서라면 물을 타도 돼요.”남덕구가 입을 열었다.염무현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그렇게 복잡하게 할 필요가 없어요.”말을 끝마친 그는 손을 내밀어 컵을 들었다.“사형. 진짜로 아무 문제 없나요?”소정아는 그의 팔을 잡았다. 긴장이 극치에 다다른 게 눈에 확연히 보였다.만약 치명적인 독약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여기는 공항이었기에 제일 가까운 병원을 가려고 해도 한 시간이 걸린다. 그것도 차가 막히지 않는 전제하에서 말이다.독약을 먹고 병원에 가도 아마 늦을 것이다.“그깟 독약쯤이야. 아무것도 아닐 거예요.”남덕구는 쓴웃음을 짓더니 비꼬듯이 말했다.“그래? 이따가 이렇게 강경하게 나온다면 내가 굴복하지.”염무현은 컵을 입에 가져다 대고 목을 뒤로 확 지치고 한꺼번에 마셨다.반면 여정수는 원치 않는 듯 할 수 없이 컵을 들었다.안의 내용물을 마신 뒤 그는 재차 남덕구를 바라보았다.“나의 독약은 곧장 피를 볼 만큼 독하지.”남덕구는 염무현이 들이마신 걸 보더니 더는 숨길 필요도 없겠다 싶어서 사실을 토로하고 험상궂게 말했다.“내가 만든 해독제를 먹지 않는 이상 무조건 죽을 거야.”“그의 독약은 보기에 평범해 보여서 여 도련님은 마음 놓고 마셔도 될 거예요
이렇게 독하다고?소정아는 바로 긴장해서 다급히 물었다.“사형 정말 괜찮은 거 맞아요? 혹시 무슨 느낌이 드나요?”염무현은 다시 입맛을 다시며 맛 평가를 했다.“조금 쓰기도 하고 시큼하기도 해. 맛이 참 별로야.”소정아는 눈을 커다랗게 뜨고 되물었다.“제가 지금 맛이 어떤가 물어봤어요?”“아까 사형이 먹은 것은 독약이라고요.”“독약이요!”“그래. 네가 언제까지 강경하게 나올 건지 두고 보지.”남덕구는 스윽 웃으며 말했다.“이따가 버티지 못하면 그때 가서 나한테 빌 생각 하지 마. 난 해독제를 줄 생각 없어.”“그저 7걸음 단장산인데 우쭐거리긴 일러요. 누가 보면 천지를 뒤흔드는 독약을 만든 줄 알겠어요.”염무현은 한마디 대꾸를 하였다.남덕구는 깜짝 놀라 눈을 부릅뜨고 큰 소리로 말했다.“너 혹시 내가 제조하는 걸 훔쳐봤니?”두 사람은 비록 같은 책상을 썼지만 3분이라는 시간밖에 없기에 모두 자신의 약을 제조하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그러기에 상대방이 무엇을 하는지 전혀 볼 시간이 없었다.“마전자, 뇌공등, 부자, 오두, 만다라, 번목자등 여섯 개 보조약이 들어있고 주 약인 단장초도 있어요.”염무현은 담담한 어투로 말을 이었다.“이 약들의 냄새는 멀리서부터 맡았는데 제가 모르겠어요?”“그리고 당신은 얍삽하게 단사 한 스푼도 넣었더군요. 그 안에는 독이 있는 수은이 있기에 독약의 효과를 더욱 잘 나타내죠.”남덕구는 심장이 덜컹했고 더없이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이 녀석. 놀랍게도 모두 알아맞혔다.왜냐하면 그가 단사를 넣었을 때 그의 손발은 누구보다도 빨라 알아챈 사람이 거의 없었다.훔쳐봐서는 절대로 보아 낼 수 없는 것이다.설마 이 녀석이 진짜로 코로 냄새를 맡아 독약의 비법을 알아차린 걸까?그게 사실이라면 이건 너무 공포스럽다.남덕구는 수년간 독물학을 연구해 왔지만 오로지 코로만 독약을 구별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더구나 두 사람 사이에는 1미터가 넘는 거리가 있었다.개코라고 하여도 이렇게 민
“그래요. 그냥 아파 죽으면 좋고요”여정수는 원망이 가득 담긴 모습이었다.소정아는 저도 모르게 다시 한번 걱정했다. 여정수는 역시나 염무현이 죽기를 바랐다.그럼 어떡할 것인가.여정수는 자신이 방금 마신 컵을 가리키며 말했다.“남씨 신의님. 당신도 빨리 해독제를 만드는 게 좋겠어요.”“여 도련님은 더 이상 걱정할 필요 없어요. 이것쯤이야 식은 죽 먹기예요.”남덕구는 서두르지 않고 컵을 들고 먼저 냄새를 맡았는데 바로 인상을 찌푸렸다.“냄새가 왜 이렇게 이상하지?”“호들갑 떨 필요 없어요. 제가 안에 조금 뭘 더 넣었거든요.”염무현은 웃으면서 말했다.“제가 무엇인지 알려줄까요?”“필요 없어.”남덕구는 손가락에 살짝 묻혀 맛보며 의기양양해서 말했다.“이 세상에 내가 모르는 독은 없다.”“보잘것없는 재주여도 내 앞에서 일부러 감히 허세를 부리다니. 주제넘다 라는 것이 어떤 뜻인지 알고 있나요?”여정수는 다급히 물었다.“남씨 신의님. 혹시 무슨 독이에요?”“글쎄...”남덕구는 무엇인지 맛을 보아내지 못하여 순식간에 얼굴이 뜨거워졌다.익숙한 맛인데 어디서 맡아봤는지 기억이 전혀 나지 않았다.하지만 냄새를 맡아본 게 한 번뿐이 아닌 게 분명했다. 그리고 최근에도 맡아본 기억이 있었다.뭘까?“급할 필요가 없어요. 여 도련님을 위한 해독이니 확실하게 확인해 실수 없게 하겠어요.”남덕구는 넉살 좋게 말하고는 컵을 들어 내용물을 마셨다.방금의 실패는 그가 양이 너무 적어서라고 생각했다.끈적끈적하고 냄새가 구렸다.쓰고 떫은데 너무 중독되는 맛이었다.여정수는 그가 그렇게 말하는 것을 보고 당연히 아무 의심도 하지 않고 그의 거짓말을 믿었다.남덕구는 미간을 찌푸리며 토하고 싶은 욕망을 꾹 참았다.만약 뱉으면 웃음거리가 될 게 뻔했기 때문이다.“냄새가 너무 더러워요.”소정아는 코를 살짝 가리고 싫은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사형, 대체 그 안에 무엇을 넣었나요?”“아무것도 아니야. 그저 신선한 비료를 넣었을 뿐이야.”염무현의
“남씨 신의님. 이 녀석이 우리를 속이려고 일부러 역겹게 했다는 말이에요?”여정수는 분명히 눈치챘다.남덕구는 여정수처럼 똥을 먹어 누명을 쓰고 싶지 않았고 웃음거리가 되고 싶지 않았기에 자신의 판단에 무척 자신이 있었다.이를 믿는 듯 소정아는 다급히 물었다.“사형?”염무현은 고개를 도리도리 저으며 정색했다.“난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아.”“그런데 어떻게 그 물건을 계속 가지고 다니세요?”소정아도 의아한 눈치였다.염무현은 흥미진진하여 말을 꺼냈다.“비행기 안에 젊은 어머니가 있었는데 그녀의 어린 아들이 울음을 그치지 않아 승객들은 화가 났었어.”“어머니는 할 수 없이 아들이 괴이한 병에 걸려 매일 설사를 하고 탈수가 심해 생명이 위독하다고 설명해야 했다.”“현지 병원은 속수무책이어서 그녀는 할 수 없이 아이를 데리고 안성에 와서 병을 볼 수밖에 없었어.”안성은 북국 약의 도시로 불리며 의약 업계가 다른 나라에 비해 월등히 앞서 있다.게다가 비용도 제도나 마도 같은 곳보다 훨씬 저렴해서 많은 환자가 가장 선호하는 곳이다.염무현은 의사로서 자애로운 마음으로 이미 만났는데 어찌 못 본 척하고 신분을 밝히겠냐고 생각했다.아이의 어머니는 그가 이렇게 젊은 것을 보고 원래 아무런 희망도 품지 않았지만 그래도 아이의 상황을 상세하게 말하고는 이미 분석해 놓은 신선한 변이 담긴 용기를 꺼냈다.염무현은 한 번 보고는 즉시 병의 원인을 확정했다.아이가 너무 어려서 침을 놓을 수 없게 되자 그는 특수한 방법으로 안마를 몇 번 해주니 아이는 즉시 울음을 그쳤다.즉시 효과가 났고 그 효과는 뚜렷했다.비행기가 착륙하기 전에 아이는 이미 눈에 띄게 좋아졌다.아이의 어머니는 염무현에게 감사했고 승객들은 젊은 의사의 기량에 감탄하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병이 나으니 용기 안의 물건도 자연히 쓸모없게 되었다.염무현은 쓰레기로 여기고 그냥 가져가서 착륙한 뒤 버리려고 했다.염무현이 소정아을 만나자마자 쓰레기통을 찾기 시작했던 이유였다.사실 쓰레기통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