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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8화

기승호는 화가 머리끝까지 났다.

염무현과 우예원은 굳이 톤을 낮추지 않았기에 다른 사람도 똑똑히 들었다.

이렇게 대놓고 무시하다니? 한판 뜨자는 건가? 정말 해도 해도 너무했다.

우예원이 커피를 거절해서 체면이 구긴 건 사실이지만, 창피할 정도는 아니었다.

여자인 점을 고려하여 친하지 않은 사람이 건네준 음료수를 사양하는 건 자신을 보호할 줄 아는 처신으로 간주하여 예의가 없기는커녕 오히려 칭찬받아 마땅했다.

그러나 눈 깜짝할 사이에 커피를 좋아한다고 할 줄이야!

심지어 같은 카페에 동일한 메뉴이지 않은가? 일부러 그를 골탕 먹이려고 작정한 듯싶었다.

기승호는 자리로 돌아가 씩씩거리며 커피를 휴지통에 버리며 불쾌함을 내비치려고 일부러 큰 소리를 냈다.

그러나 염무현과 우예원은 눈길조차 주지 않았다.

본인이 화가 나면 났지, 그게 남이랑 무슨 상관이람?

“젠장!”

기승호는 도무지 분노를 가라앉힐 방법이 없어 곧장 태로운을 찾아가 고자질했다.

“감히 꼼수를 부려? 하지만 우리 예상을 빗나가서 그렇지 뭐 그리 대수라고.”

태로운이 시큰둥하게 말했다. 어차피 망신당한 사람은 본인이 아니라 당연히 마음에 담아두지도 않았다.

무려 부대표라는 사람이 체통 없이 고작 일개 직원을 찾아가 귀찮게 굴겠냐는 말이다.

체면이 깎이게 어찌 그런 짓을 하겠는가?

“그러나 이대로 넘어가는 순간 우리가 만만하다고 생각할 텐데 나중에 점점 더 관리하기 힘들지도 몰라요.”

기승호가 부루퉁한 얼굴로 반박하자 태로운이 가소롭다는 듯 피식 웃었다.

“영업팀에서는 우리가 왕이야. 고작 직원 두 명이 무슨 반란을 일으킨다고? 별 보잘것없는 사람을 혼내려다가 일을 키워서 생각지도 못한 문제가 터지면 우리의 목적을 이루는 데 영향 줄 수도 있으니 득보다 실이 많지 않겠어? 만약 도무지 화가 안 풀린다면 일이나 왕창 몰아주고 소처럼 부려 먹어. 별것도 아닌데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해?”

기승호는 그제야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였다.

“네, 알겠어요.”

오후가 되자 업무 환경을 어느 정도 파악한 그는 금세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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