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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9화

거절은 꿈도 꾸지 않은 게 좋아질 테니까.

“날 이미 조사했으니 굳이 출퇴근 안 하고 아무 때나 자리를 비우거나 회사를 떠나도 된다는 건 알고 있겠지?”

염무현은 기승호가 보복하려고 일부러 트집 잡는 의도를 단번에 눈치채고는 순순히 봐줄 생각이 없었다.

“그러니까 미안한데 그쪽이 시킨 일은 못 해.”

“무슨 헛소리야? 직원이 출퇴근 안 해도 된다는 소리는 태어나서 처음 들어. 거짓말도 그럴싸하게 해야지.”

기승호는 화가 난 듯 두 눈을 부라리며 말했다.

지금 입사한 지 얼마 안 되었다고 무시하는 건가?

그가 직장에서 온갖 고초를 겪을 때 대학교도 졸업하지 않은 학생 주제에!

“서류 뭉치를 내려놓는 순간 난 바로 퇴근할 거야. 어디 사실인지 아닌지 직접 확인해 보던가.”

염무현이 되받아치자 기승호는 분노가 끓어올랐다.

“한 발자국이라도 움직여 봐! 무단결근으로 처리할 테니까. 상사 말을 귓등으로 듣는 무례한 직원이라는 낙인이 찍힌 채로 잘리고 싶어?”

“실장님한테 그럴 권리는 없을 텐데?”

이때, 하지연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오피스 룩 차림의 그녀는 글래머한 몸매를 고스란히 드러냈고, 머리를 하나로 질끈 묶어 프로패셔널한 느낌을 물씬 풍겼다.

검은색 스타킹을 신은 늘씬한 두 다리, 그리고 아찔한 하이힐이 움직일 때마다 또각거리는 소리를 냈다.

“당신은 또 누구지?”

기승호가 두 눈을 부릅떴다.

하지연이 자기소개했다.

“인사팀 팀장 하지연, 하 팀장이라고 부르시면 돼요.”

뭐?

기승호의 화가 금세 누그러졌다.

이렇게 젊고 예쁜 여자가 기껏해야 입사한 지 1~2년 정도 돼 보이는데 벌써 한 부서의 팀장 자리까지 꿰차다니?

그는 제멋대로 하지연이 공 대표의 지인 혹은 절친 아니면 동창이라고 추측했다.

어쨌거나 제일 친한 사이라서 인사팀이라는 중요한 부서를 맡겼을 테니까.

“하 팀장님이요? 이런 실례를...”

기승호는 황급히 미소를 쥐어 짜냈다.

반면, 하지연은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출퇴근이 필요 없는 건 무현 씨의 특권이죠. 실장님뿐만 아니라 부대표님마저 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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