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12화

“하지만 너무 쉽게 동의하면 우리를 만만하게 보고 앞으로 점점 더 심해질지도 몰라요.”

조윤미의 우려도 나름대로 이해는 갔다.

협력 관계에서 한쪽이 압도적으로 우세를 차지하면 상대적으로 약한 측은 동네북이 될 가능성이 컸고, 매사에 끌려다닐 게 뻔했다.

“동의 안 하면 어떡할 건데?”

양희지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중요한 시기에 접어든 만큼 무엇보다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야 해. 고작 이런 사소한 문제로 갈등이 생겨서 신제품 출시에 영향을 미치면 더 손해이지 않아? 이번에는 내가 개인적으로 공혜리의 체면을 살려준 셈 치고, 다음에 또 비슷한 일이 생기면 절대로 들어주지 않을 거야.”

조윤미가 고개를 연신 끄덕였다.

“네, 저희도 정신을 바짝 차리고 좀 더 강인한 모습을 보여줘야 해요.”

...

리버타운 아파트 입구.

우예원과 같이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온 염무현은 대문 앞에 주차된 클리넌을 발견하고 발걸음을 옮겼다.

차 문이 열리자 베이지색 트렌치코트에 하이힐을 신은 공혜리가 내렸고, 늘씬한 몸매가 더욱 부각되었다.

제 자리에 우뚝 멈춰선 우예원의 얼굴에 위기감이 언뜻 스쳐 지나갔다.

“여긴 왜 왔죠?”

염무현이 물었다.

공혜리는 차에서 예쁘게 포장된 선물 상자를 꺼내더니 환하게 웃었다.

“무현 님이 캔버스로 된 가방에 침을 넣고 다니는 걸 몇 번 봤는데... 어제 쇼핑하면서 왠지 잘 어울릴 것 같은 가방을 찾아서 실례를 무릅쓰고 선물로 드리려고 찾아왔어요.”

정성껏 포장한 선물 상자와 유난히 눈에 띄는 황금색 마크만 보더라도 결코 싼 물건이 아니라는 걸 보아낼 수 있었다.

“명절도 아니고, 갑자기 웬 선물이죠?”

염무현이 웃으며 물었다.

공혜리의 얼굴이 화끈 달아오르더니 표정도 점점 어색하게 변했다.

“선물도 명분이 있어야 하는 건가요? 전 단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혹시 제가 너무 뜬금없었나요? 아니면 마음에 안 드시나요?”

지금의 그녀는 커리어 우먼으로서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은 눈을 씻고도 찾아보기 힘들었고, 오로지 사랑하는 사람에게 선물을 주려고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