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에요. 문제 해결에 그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요.”조윤미가 논리 있게 따져 물었다.“말이 쉽지, 잘못을 인정하면 표절을 했다고 인정하는 거나 다름없잖아요. 그러면 입이 백 개라도 해명할 방법이 없을 텐데 그대로 백초당에게 당할 건가요, 부대표님? 백초당에서 강하게 나오니까 우리도 강하게 밀어붙여야죠. 우리가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걸 알게 해줘야죠. 아니면 백초당에서는 언젠간 또 우리를 물고 늘어질 거예요.”태로운이 비꼬며 말했다.“난 또, 무슨 좋은 방법이 있는 줄 알았죠. 결국 고집을 부려 끝까지 싸우려는 거잖아요. 백초당이 만만해 보여요? 판사님이 만만해 보여요? 끝까지 가면 좋을 것 하나 없어요. 오히려 혜리 그룹과 YH그룹의 평판을 떨어뜨릴 거라고요. YH그룹이야 작은 회사라 평판이 떨어져도 상관없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뻔뻔하지 않거든요.”분노가 끓어오른 조윤미는 태로운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목소리를 높였다.“누구를 뻔뻔스럽다고 욕하는 거예요? 선은 넘지 말죠?”두 사람 사이에 당장이라도 싸움이 일어날 것 같았다.이때 어두운 안색의 공혜리가 말했다.“저도 먼저 합의를 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표절 사실을 인정하든 안 하든 백초당이 지금 유리한 상황에 처한 건 사실이에요. 우리는 상황을 뒤집을 기회가 없다고요. 그러면 왜 굳이 끝까지 밀어붙이려고 해요?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건 물론, 결과가 달라질 것 같나요? 결국 사과하고 배상금을 내야 해요. 그래서 더는 버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양희지는 시종일관 덤덤한 얼굴을 보였다. 그녀도 공혜리의 말에 동의했다.사실 그녀는 더는 석연고의 특허권에 희망을 품지 않았다.다른 사람은 몰라도 양희지는 빤히 알고 있었다. 조제법을 역으로 분해해 알아냈으니 말이다. 다만 상대가 백초당인 게 달갑지 않았을 뿐이었다.양희지가 한숨을 쉬고는 마침 입장을 밝히려고 했는데 이때 회의실 문이 열렸다.문 앞에 선 염무현이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표절 사실을
“아니, 공 대표님, 지금 장난칠 분위기로 보입니까?”태로운은 당연히 그 말을 받아들일 수 없어 다급하게 말했다.“이렇게 큰일을 어떻게 쉽게 번복할 수 있어요? 장난도 아니고...”공혜리가 진지한 얼굴로 또박또박 말했다.“여기까지 얘기하죠. 제가 방금 말한 대로 움직이세요.”태로운은 고집을 부리며 끝까지 따지려고 하자 기승호가 한발 앞서 그를 말리고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그만 말하세요. 대표님 이러다가 정말 사람 자를지도 모릅니다. SJ그룹에서도 대표님이 사람 여럿 잘랐어요. 농담 아니에요. 부대표님은 물론이고 공 대표님의 심기를 계속 건드린다면 더 높은 직급에 계신 분들도 자를 수 있어요.”공혜리는 성격이 칼 같기로 유명하다. 그리고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사람은 허용할 수 없었다.양희지는 염무현이 괜한 일에 참견하는 것 같아 못마땅했다. 하지만 조윤미는 그런 염무현이 귀엽게만 느껴졌다. YH그룹의 편을 들어줬으니 말이다.양희지는 그녀와 달리 전혀 이에 고마워하지 않았다.하지만 그녀는 곧바로 상황 파악을 하고는 생각을 정리했다.‘공혜리가 끝까지 싸우자고 주장했으니 이에 따른 여러 가지 손실은 당연히 혜리 그룹에서 책임져야 할 것이야.’양희지가 그 점을 빨리 깨달을 수 있었던 건 이유가 있었다.그녀는 염무현의 말 몇 마디로 태도가 완전히 뒤바뀐 공혜리 때문에 단단히 화가 났기 때문이다.양희지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도, 받아들이지도 못했다.“그럼 더 얘기할 것도 없네요. 재판에서 어떻게 대응할지 잘 생각해 보죠.”양희지가 자리에서 일어서고는 미간을 구긴 채 말했다.“공 대표님, 저는 이만 가보겠습니다. 재판에서 쓰일 자료도 준비해야죠.”“네, 조심히 가세요.”공혜리가 쿨하게 말했다.복도에서.양희지는 몇 걸음 빨리 가서 엘리베이터에 타려는 염무현을 쫓아갔다.“대표님, 같이 가요!”조윤미가 뒤에서 빠른 걸음을 걸으며 말했다.양희지가 한발 먼저 엘리베이터에 발을 내딛고는 고개를 돌린 후 말했다.“조 비서는 다른 것 타.
여씨 집안은 자식이 셋이었다. 여지윤은 그중 둘째 집안의 장녀였다.그녀는 어려서부터 어른들을 따라 의약에 대해 공부하기 시작했다. 열네 살에 우수한 성적으로 명문대에 합격했고 스물두 살에 박사학위까지 받아 국내 최연소 의학박사가 되었다.여러 형제자매 중에 여지윤은 자타공인 최고 천재였지만 백초당에서의 지위는 그렇게 높은 편이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둘째 집안의 존재감도 점점 떨어지고 있었다.이 모든 건 단지 여지윤이 여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일어난 일이었다.옛날 사람들은 여전히 꽉 막힌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여자는 결국 시집가야 하기 때문에 중요한 자리를 물려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의도가 불순한 사람이 틈을 타 기회를 노리면 가족 기업이 다른 사람의 손에 넘어갈 수도 있었으니 말이다.“지윤 언니, 태로운이라는 분이 찾으신다고 합니다. 큰댁에서 혜리 그룹에 심어둔 스파이라고 하는데 언니가 재판에서 이길 수 있도록 최신 상황을 보고하러 왔답니다.”비서처럼 보이는 여자가 말했다.여지윤은 생각하지도 않고 대답했다.“안 본다고 그래!”“어쩌면... 만나보는 게 좋을 수도 있잖아요.”비서가 한 번 더 권했는데도 여지윤은 흔들리지 않았다.“볼 것도 없어. 무조건 이기는 재판이니까 법원에서 보자고 해. 이렇게 자질구레하게 몰래 만날 필요 없잖아.”“하지만 이러면 큰댁에서 안 좋아하실 텐데요.”비서가 근심이 가득한 얼굴로 말했다.여지윤이 씩 웃으며 대답했다.“그 사람들이 좋아하든 안 하든 나랑 무슨 상관인데? 그리고 이 사람을 만난다고 해서 큰댁에서 나에게 눈길 한 번 더 줄 줄 알아?”당연히 아니었다.큰댁에서 발 걸고넘어지지 않은 것만으로도 감지덕지하게 생각해야 할 판인데 말이다.그동안 여지윤을 향한 온갖 화살과 비난은 모두 가족에게서 온 것이었다.다른 가족 기업에서는 불화가 있어도 겉으로는 화목한 척하는데 여씨 집안에서는 그것마저도 사치였다.큰댁과 셋째 댁 두 집에서는 둘째 댁에 남자아이가 없다는 명목으로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해 둘째
태로운은 씩씩거리며 호텔을 나서고는 다시 자기 차에 올라탔다.그는 오늘 큰 위험을 감수하고 여기까지 찾아온 것이다.그리고 그는 여씨 집안의 큰댁을 대표해 찾아왔는데 여지윤이 그를 만나주지 않으니 멸시를 받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태로운은 배신자라는 죄명을 덮어쓰면서까지 팀을 이끌고는 혜리 그룹에 스파이로 들어가게 되었는데 그 노력이 인정을 받지 못하니 당연히 불쾌할 수밖에 없었다.‘내가 이 짓을 한 것도 백초당을 위해서, 여씨 집안을 위해서인데 감히 이런 나에게 무례하게 굴어? 어쩐지 백초당에서 여지윤을 좋아하는 사람이 없더라! 예의나 인간관계에 대한 기본을 모르니 그러니까 집안에서 그렇게 밉보이지.’태로운은 모든 일이 성공적으로 끝난 후 일등 공신의 신분으로 큰댁에 찾아가 여지윤을 호되게 고발하리라 마음먹었다.사람을 개처럼 깔보았으니 고생도 좀 해봐야지....회사로 돌아온 양희지는 이 재판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점점 작아지고 있다고 생각했다.무엇보다 해결하기 어려운 건 바로 석연고 조제법의 출처였다.복제품이라 원본 연구 자료를 증거를 제시할 수 없기 때문에 원고 측에서 이 일을 돌파구로 삼으면 양희지는 입이 백 개라도 해명할 방법이 없을 것이다.그리고 제삼자를 참고했으나 그 존재를 증명할 수 없으니 판사는 당연히 거짓말이라고 생각할 것이다.어쩔 수 없이 양희지는 창피함을 무릅쓰고 고진성에게 전화해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당연히 그의 도움을 얻을 수 있길 바랐다.“알겠습니다.”고진성은 그 한마디를 남기고 전화를 끊었다.양희지는 한참 동안 멍하니 있다가 쓴웃음을 지었다.고진성은 공직자로서 옆에서 지켜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런 그가 어떻게 일개 민간 회사를 위해 증언을 하겠는가?하지만 고진성이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이유는 염무현의 지시를 못 받았기 때문이다.“무현 님... 지금 상황이 이런데 제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고진성은 전화로 상황을 설명하면 예의가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또 설명이 제대로 안 될 것 같아 아예 1호
“준휘 오빠, 정말 너무 고마워요.”양희지는 감동받았다.지난번에 그녀가 이렇게 감동받은 건 벌써 4년 전 일이었다.그때 염무현의 프러포즈로 그녀는 감격의 눈물까지 흘렸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지금의 그녀는 이미 과거를 깨끗하게 잊었다. 머릿속에는 온통 어떻게 해야 눈앞의 고비를 넘길 수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었다.“또 이렇게 신세 지네요. 준휘 오빠, 혹시 백초당에서 아는 사람 있어요?”양희지의 물음에 김준휘가 바로 대답했다.“아는 사람 없어도 금방 친구를 만들 수 있어. 그게 뭐 대수라고. 백초당이라고 했지? 잘 기억했어. 우선 먼저 구체적인 상황을 얘기해 봐. 그래야 여씨 집안에서도 어떤 부류의 사람을 찾아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결정할 수 있으니까.”‘여씨 집안’이라는 말에 양희지 마음속 희망의 불씨가 다시 타오르기 시작했다.그녀는 재빨리 상황을 설명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김준휘의 미간은 점점 더 구겨졌다.특허를 표절하는 건 결코 작은 일이 아니었다.외국에서는 대기업조차 파산시킬 수 있는 엄중한 사항이었다.국내는 그렇게까지 심각하지는 않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사람들은 저작권에 대한 보호에 점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그러니 상대가 확실한 증거를 입수했다면 대부분의 경우가 패소였다.게다가 백초당은 업계에서도 탑급 회사였다. 그들이 작정하고 고소를 진행했다는 건 양희지가 승소할 수 있는 가능성이 한 층 더 낮아진 것을 설명해 준다.그러니 사과하고 배상금을 무는 것 외에는 김준휘는 다른 해결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준휘 오빠, 저는 도저히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요. 그러니 오빠만 믿겠어요.”양희지가 억울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갔다.“저는 회사에 모든 심혈을 기울여 오늘날의 성과를 이룰 수 있었죠. 하지만 이 작은 일 하나 때문에 파산한다면 저 자신이 너무 비참해지지 않을까요?”난처해하던 김준휘는 끝내 그녀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다.“알겠어. 나만 믿어 지금 바로 전화해서 사람 찾아볼게. 분명 중요한 순간에 중요
곧이어 재판이 열리는 날이 되었다.위풍당당한 법정 밖으로 차 두 대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달려오고 있었다.공혜리가 먼저 차에서 내렸다.그녀는 몸매가 잘 드러나는 심플한 수트 차림이었다. 머리까지 높게 묶고 있어 세련되고 깔끔한 인상을 주었다.다음으로 차에서 내린 사람은 양희지였다. 롱 트렌치코트에 블랙 힐을 매치해 멋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두 사람은 짧게 눈을 맞춘 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호흡 척척 안으로 들어갔다.조윤미는 큰 사이즈의 서류 가방을 크로스로 메고 왔는데 그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없었다.하지만 다소 다운해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확실히 증거가 들어있는 건 아니었다.만약 가방 안에 증거가 들어있었다면 그 누구보다도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여줬을 텐데 말이다.법정 안, 원고 측은 이미 도착해 있었다.여지윤은 자리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강한 카리스마를 풍겼다. 심지어 그녀의 옆에 앉아있는 고급 변호사들마저도 그녀의 기에 눌린 듯했다.여지윤은 공혜리와 양희지를 발견했을 때 약간 멈칫했다. 두 사람에게서 자신의 젊은 시절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이번 재판은 쌍방을 적대 관계로 만들었지만 여지윤은 예사롭지 않은 두 후배를 먼저 찾아가 만나고 싶었다. 이러다가 서로 친해질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공혜리와 양희지도 여지윤을 주시했다. 그리고 한눈에 봐도 여지윤이 얼마나 강력한 라이벌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아무도 여지윤의 실제 나이를 몰랐다. 하지만 그녀가 겪어온 풍파는 공혜리와 양희지가 겪은 풍파를 합친 것보다 더 많았다.“아무래도 오늘 치열한 싸움이 펼쳐지겠는데요?”양희지가 감탄하면서 조윤미가 건네온 자료를 살피기 시작했다.공혜리가 심호흡을 하며 말했다.“그럼 한 번 제대로 싸워보죠!”양측의 전문 변호인단은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을 만들었다.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양희지는 김준휘에게 전화를 걸었다.“준휘 오빠, 곧 재판이 시작되는데 저를 도울 사람은 찾으셨나요?”전화기의 다
“그건 프라이버시입니다.”피고 측 변호사가 바로 입장을 밝혔다.이때 판사가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조제법의 출처 문제는 이 사건에 매우 중요하므로 피고 측에서 대답해 주십시오.”양희지는 어쩔 수 없이 솔직하게 대답했다.“수비대의 고진성 씨입니다.”공혜리는 눈살을 찌푸렸다.‘그렇게 스스로 연구 개발했다며 강조하더니 고진성 할아버지에게서 얻은 조제법이었어?”원고 측 변호사가 말했다.“제삼자의 출석을 요청합니다.”“허락합니다.”판사가 말했다.“제삼자의 존재가 있다는 가정하에 원본 샘플은 어디서 났습니까? 우리 측에서는 원본 샘플의 현장 검사도 요청합니다.”변호사의 매서운 공격이 연이어 두 번 펼쳐졌다.“네, 그러죠.”양희지가 조윤미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조윤미는 얼마 남지 않은 연고를 들고 마지못해 여지윤에게 넘겼다.여지윤이 연고를 잡고 뚜껑을 여는 순간, 평온했던 그녀의 얼굴빛이 확 변했다.경악, 놀라움 등 여러 가지 감정들이 그녀의 얼굴에 나타났다.그녀는 연고를 꼼꼼히 살펴보고는 조심스럽게 냄새까지 맡았다. 애써 진정하려고 했지만 놀란 감정은 그녀의 얼굴에 고스란히 드러났다.“이 연고, 어디에서 났어요?”여지윤이 직접 물었다.그녀가 직접 피고 측에 질문을 던진 것은 처음이었지만 그녀의 말 속도는 평소보다 훨씬 빨랐다.양희지가 대답했다.“고진성 씨께서 선물로 주셨습니다. 어디서 났는지는... 고진성 씨 본인만 아시겠죠.”이때 공혜리가 물었다.“여지윤 씨, 혹시 이 연고는 백초당의 연고입니까?”여지윤은 미간을 구기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아니요.”“백초당의 힐링 크림에 비하면 어때요?”공혜리가 또 물었다.여지윤은 조금 부끄러운 듯했지만 그래도 솔직히 대답했다.“하늘과 땅 차이가 나듯이 힐링 크림은 이 연고 앞에서 아무것도 아닙니다.”자신이 개발한 제품을 이렇게 공개적으로 부정하는 것을 보니 여지윤은 정직한 사람임이 분명했다.곧이어 고진성이 도착했다.양희지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고개를 푹 숙였다.
“그... 그게 무슨 소리예요?”여지윤은 사회에 초입한 소녀처럼 부끄러워하더니 얼굴이 순식간에 빨개졌다.평생 결혼을 하지 않은 그녀가 사모님이라 불렸는데도 화를 내지 않은 걸 보면 그녀가 얼마나 교양 있는 여자인지 보아낼 수 있었다.“제 사부님은 옥의 신이십니다. 정말 모르십니까?”염무현이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여지윤의 두 손은 걷잡을 수 없이 떨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녀의 눈에는 빛이 반짝였다.그녀는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애써 가라앉히며 물었다.“그 사람의 제자라는 걸 어떻게 증명해요?”염무현은 가방에서 준비한 금바늘 세트를 꺼내 양손으로 여지윤 앞에 가져다 놓았다.여지윤은 저도 모르게 손을 뻗어 조심스럽게 바늘 주머니를 열더니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러고는 마치 극도로 소중한 보물을 다루듯이 손끝으로 바늘 주머니를 쓸어보았다.“사부님께서 쪽지를 남겨주셨어요. 직접 사모님의 이름이 쓰인 쪽지였는데 너무 급하게 오느라 깜빡 잊고 안 챙겨왔네요. 보시겠으면 제가 다시 가지러 가겠습니다.”염무현은 염라대왕으로서 당연히 이런 실수를 저질렀을 리가 없다. 그 쪽지는 사실 바로 그의 바지 주머니 안에 있었다.그가 여지윤에게 거짓말을 했던 건 사부님과 사모님의 관계를 잘 몰랐기 때문이다.‘서로의 존재를 알고 있을 뿐, 사생활에는 터치를 안 하는 걸까? 아니면 사부님이 여색을 밝히는 사람이라 여러 여자들 사이를 누비면서 그녀들에게 모두 비밀로 한 것일까?만약 후자라면 쪽지 하나에 사부님의 모든 것이 들통날 것이다.비록 그가 염무현을 종종 속이곤 했지만 염무현은 원칙 있는 사람이었다. 스승님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행동은 결코 허용하지 않았다.“괜찮아요. 사슴 가죽 바늘 주머니가 있는 걸 보니 그 사람의 제자가 맞네요.”여지윤이 고개를 들더니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이 금바늘 세트는 몇 대째 이어져 온 당신 사부님의 보물이었어요. 제자의 의술이 사부를 뛰어넘을 때만이 그 금바늘의 주인이 될 수 있죠.”“그래요? 사부님이 저에게는 그런 말씀을
하현도는 반항할 용기가 없었고 그저 염무현의 말을 따랐다.모두 뒷산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뜨기 시작할 무렵이었다.앞에는 깊은 낭떠러지였다.염무현은 밧줄의 한쪽을 다리 기둥에 묻고 나머지를 등에 업은 채 사람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문제라도 있나요?”염무현이 얼굴에 피멍이 든 장로를 보며 물었다.“문제없어요.”염무현은 한 발로 높이 뛰어 산에 다른 한쪽으로 날아갔다.절반 정도 날았을 때 염무현의 몸이 추락하기 시작했다.이 각도로 계산했을 때 염무현은 맞은편에 날아갈 수가 없다.이때 독수리가 옆에서 날아 왔다.방금 그 장로가 절벽 변두리에 서서 휘파람을 불었다.독수리가 날개를 활짝 폈고 염무현은 독수리의 등에 섰다. 아래로 추락하던 대는 금세 상승으로 바뀌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염무현이 안전히 맞은편에 도착했다.밧줄의 다른 한쪽도 다리 기둥에 묶었다.“허 연맹장, 당신의 사람보고 시작하라고 해.”소천학이 지시했다.하현도는 염무현이 절벽에서 날고 있는 틈을 타서 손을 쓰려고 생각을 했었다.삼장로가 독수리를 염무현의 디딤돌로 사용하지 못하게 명령하고 동시에 밧줄을 끊어 염무현이 낭떠러지에 떨어지면 반드시 죽게 된다.생각을 계속하다가 하현도는 포기했다.염무현이 다른 준비를 했을까 봐 걱정하기도 했고 만약 떨어져서 죽지 않는다면, 무림 연맹은 망하게 될 수도 있다.염무현이 보기에는 아주 평범한 작은 가방을 메고 있지만 누가 그 안에 낙하산이 있는 게 아니라고 보장할 수 있겠는가?하현도는 몇 명에서 손을 흔들었다.몇 명이 로프를 만드는 재료를 등에 업고 그 밧줄을 따라 맞은편에 갔다.염무현이 하현도에게 한 명령은 제일 짧은 시간 내에 로프를 완성해서 그들이 편리하게 다시 돌아올 수 있게 해라는 것이다.로푸를 완성하고 있는 동안 염무현은 옥의 신과 허미영이 사는 동굴을 찾았다.“사부님, 제자가 병을 고쳐주러 왔어요!”염무현이 이렇게 인사말을 하고 동굴로 들어갔다.조금 후,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시간이 좀 더 지나
염무현의 말이 무림 연맹 본부장에 울려 퍼졌다.만약 예전 같았으면 누구도 하현도에게 감히 이렇게 말하지 못한다. 하현도가 말하지 않아도 아래에 있는 성원들이 상대방을 때려 인생을 돌이켜 보게 했을 것이다.본부장 문 앞에서 감히 이렇게 큰 소리를 제치다니?하지만 지금 상황은 염무현이 말만 한 것이 아니라 본부장의 문을 부쉈고 몇십 명을 다치게 했다.이 숫자는 당연히 고정적인 것이 아니다.만약 누군가 앞으로 나온다면 염무현은 절대로 봐주지 않고 무림 연맹에 환자 인수를 늘려줄 것이다.“큰소리를 제치는구나!”하현도는 어쨌거나 연맹장으로서의 신분이 있으니 그렇게 쉽게 쫄면 안 된다.사실상 그는 이미 불안하기 시작했다.팔대장로가 힘을 합쳤지만 이기지 못했다.비록 평시에 대련할 때에는 하현도도 이겨본 적이 있었다.하지만 그것은 팔대장로가 봐준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진짜로 싸우게 된다면 하현도는 이길 수 있는 확률이 거의 없다.하지만 염무현이 해냈다.이건 염무현의 실력이 하현도의 위라는 것을 설명한다.이렇게 많은 연맹 성원들의 앞에서 쫀다면 한평생 창피할 일이다.만약 싸우게 된다면 진짜 이기지 못할 수도 있다.어떻게 선택해야 할까?하현도가 고민하고 있을 때 염무현이 움직였다.속도가 너무 빨라 그림자밖에 보이지 않았다.하현도는 불길함을 예측하고 무의식적으로 옆으로 피했다.하현도의 속도도 염무현보다 늦지 않았다.하지만 염무현은 하현도의 예측을 예측했다.하현도가 한걸음 내려 제대로 서기도 전에 한 발이 얼굴을 딛고 있었다.눈앞에서 신발 바닥이 점점 커지는 것을 보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펑!”신발과 얼굴 사이의 친밀한 접촉이었다.하현도의 머리가 뒤로 쏠리며 원래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해 바닥에 얼굴을 위로 한 채로 쓰러졌다.너무나도 창피했다!이건 하현도의 머리에 처음으로 든 생각이었다. 모두가 제대로 보기 전에 얼른 일어나야지 안 그러면 너무나도 수치스럽다.하지만 하현도가 모르는 것은 이것 또한 염무현이 이미 예측했다는
하현도는 다른 사람이 언급하기를 바라지 않았다. 특히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장로님들, 팔대 장로님들 어디에 계시는가요?”하현도의 눈에서는 불이 나오는 것 같았다.“여기 있습니다!”여덟 명의 어르신이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이 사람이 우리의 문을 부수고 우리 연맹을 모욕 했으니 지금 당장 죽이세요!”하현도가 이를 갈며 말했다.여덟 명이 다시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네, 연맹장님!”“죽어!”여덟 명은 모두 상급자 대 마스터였다.실력이 높았다.본부장에서 지위를 따지든 실력을 따지든 모두 하현도와 맞먹는 사람이었다.여덟 명이 힘을 합치면 무술의 신이라고 해도 손쉽게 이기지 못할 것이다.염무현을 둘러싸고 호흡을 맞추며 여러 가지 기술을 사용했다.다른 사람이었으면 이미 사지가 갈라진 지 오라다.하지만 염무현은 담담했다.호신 주술에서 금빛이 나오며 모든 공격을 막아냈다.“뭐야?”하현도는 눈 눈을 부릅뜨고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하현도가 봤을 때는 염무현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나이가 젊으니.아무리 엄마 뱃속에서부터 무술을 수련한다고 해도 고작 20여 년밖에 안 된다!하지만 이 여덟 대장로들은 수련 기간이 제일 짧은 사람도 20년은 그들 앞에는 아무 숫자도 아니다.실력과 경험이 차이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심지어 여덟 명이 함께 손을 잡고 공격한다.하지만 결과는 모두 염무현이 손쉽게 막아 냈다.“금광 주술!”염무현의 말에 따라 한 줄기에 금빛이 밝게 나타나 순간 여덟 장로를 삼켰다.“펑!”모두 연이어 날아갔다. 몸은 공중에서 심하게 뒹굴다가 거세게 바닥에 부딪혔다.그리고는 피를 토하고 얼굴은 창백해졌다.그중 한 어르신이 손을 입가에 되고 휘파람 소리를 힘겹게 냈다.한 마리의 독수리가 공중에 나타나더니 염무현을 향해 곧게 날아갔다.염무현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로 손을 뻗어 허공에서 잡았다.독수리는 울음소리를 내더니 몸은 마치 보이지 않는 커다란 손에 잡힌 듯 공중에서 움직이지 못했다.것 반응
어둠 속에서 수많은 사람의 그림자가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무림 연맹의 얼굴을 대표하는 문이 망가진 것을 똑똑히 보았을 때 모두 화가 난 상태였다.“도대체 누가 겁도 없이 감히!”“우리 무림 연맹의 대문을 부수다니 이건 죽으려고 작정한 거 아니야!”“누가 됐든 간에 일단 사지를 찢어놓고 말하죠!”분노에 가득 찬 사람들이 폐허 앞에 사람 한 명이 있는 것을 보았다.“젊은이, 누가 이랬는지 봤나? ”앞에 있는 사람이 젊은이인 것을 보고 압박을 하기 시작했다.“내가 경고하는데 일은 아주 큰 일이야. 본 것을 그대로 말하지 않으면 자네도 무사하기 힘들 거야.”염무현이 담담히 말했다.“봤어요!”“빨리 말해, 누군데?”한 무리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물었다.염무현이 천천히 말했다.“바로 저요!”“뭐라고?”모두 눈을 크게 뜨고 얼굴에는 분노가 놀라움보다 더 선명했다.“젊은이 지금 나설 때가 아니야. 우리가 믿을 것 같아?”“빨리 누가 한 짓인지 말하지 않으면 자네도 범인이 되는 거야!”“마지막으로 한 번 더 기회를 주지.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손을 쓸 수밖에 없어!”모두 당장이라도 싸움할 기세였다.염무현이 다시 오른손을 들고 허공에 손바닥을 내리눌렀다.문 뒤에 있는 집 한 줄이 무너졌다.“진짜 이 사람인 건가?”“겁도 없이, 죽여버려!”모두 이제서야 반응하고 염무현에게 손을 쓰려고 했다.“고작 여러분들이?”염무현이 웃으며 말했다.“허현도보고 나오라고 하세요. 당신들은 내가 손을 쓸 필요도 없어요.”“감히!”“이 자식이 죽으려고!”“말은 잘하는군!”한 무리의 사람들이 몰려왔다.염무현이 머리를 저었다.“이미 말했는데 듣지 않는 거라면 나를 뭐라 하지 마세요.”거센 바람이 사람들을 향해 불었다.“펑!”“풀썩!”“아이고...”바람이 부는 곳에는 수십 명이 동시에 쓰러졌다.아프다고 소리를 치면 낭패하기 그지없었다.“무슨 사람인데 겁도 없이 감히 내 무림 연맹 본부장에서 소란을 피워!”하현도가 잠옷 차림으로 소리
소학천이 급해 났다. 그는 손녀 소정아를 보호하며 한쪽으로는 소리쳤다.“허 연맹장, 이게 바로 무림 연맹이 손님을 대한 태도인가? 소문이 퍼져서 무림계의 사람들이 비웃는 게 두렵지도 않나!”허현도는 아무렇지 않았다.“당신들 주제에 손님이라고 할 수 있을까?”사람 인수만 해도 몇 배나 더 많은 사람들이 호시탐탐 지키고 있는데 이 세 사람은 상대가 안 된다.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잡혔다.“허현도, 이렇게 하면 옥의 신의 제자 염라대왕이 찾아오는 게 두렵지도 않은가!”소학천이 발버둥을 치며 소리쳤다.허현도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감히 온다면 바닥에서 기는 느낌이 어떤 건지 제대로 느끼게 해주겠어! 그 자식이 키워낸 제자가 생각만 해 봐도 뻔하지, 뭐. 이참에 사부의 빚을 제자가 갖게 두 사람이 함께 속죄하게 하겠어! 염라대왕이고 뭐고 20살 좀 넘은 새파랗게 어린 자식이 뭐가 대단하다고! 혼자 뻔뻔스러우면 됐지, 이렇게 사람을 한 무리를 불러서 이런 방식으로 사람의 시선을 끌려고 하는 건 무림을 너무 얕본 게 아니야!”소학천은 심히 화가 났다.“자네 꼭 후회할 거야!”“짝!”누군가 소학천의 얼굴에 따귀를 날렸다.“또 한 번 우리 연맹장님에게 무례한 짓을 한다면 그땐 목숨줄을 잃을 각오를 해야 할 거야.”소학천은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조용히 입을 닫았다.“흥, 주제 파악도 못 하는 놈들!”허현도는 세 사람이 감방에 잡혀가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편해졌다.염무현이 제도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새벽 2시였다.사실상 염무현이 비행기에 타기 전에 이미 여지윤 그들하고 연락이 두절됐다.세 사람의 핸드폰은 모두 통하지 않았다.직감이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알려줬다.염무현은 택시를 잡아서 타고 기사님한테 주소를 말했다.“무림 연맹, 본부장이요.”기사님은 열정적인 말투로 말했다.“밤 열 시가 지나면 무림 연맹은 불이 다 꺼지는데 이미 퇴근을 다 했을 거예요. 이렇게 늦은 시간에 뭘 하루 무림 연맹에 가는 건가요?”염무현이 무표정으
허현도의 말은 거칠었다.여지윤은 표정 관리가 안 됐지만 허현도의 곳에 있으니 가만히 있었다.허미영, 허현도의 동생인데 나이 차이가 20살이나 된다.허미영이 태어난 후 얼마 안 돼 부모님이 병으로 돌아가셔 어린 허미영을 허현도가 키우게 됐다.허현도가 힘겹게 키운 동생이 예쁘게 자랐을 뿐만 아니라 재질이 좋아 무림 인사들의 주목을 받았다.청혼을 하러 오는 사람만 해도 허씨 가문의 문을 부수기 직전이다.허현도가 눈이 가물가물해 날 정도로 고르면서 동생이 부잣집에 시집을 가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을 환상했을 때, 꿈이 산산조각났다.허미영이 늙고 못생긴 남자한테 빠져버렸다.처음에는 동생이 어려서 속았다고 생각했다.잘 다독이고 설득해서 도리를 제대로 알려주면 정신을 차릴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허미영은 자신의 잘못을 깨우치지 못했고 오히려 그 옥의 신에게 흠뻑 빠져 죽도록 사랑한다는 말을 했다.허현도가 얼마나 화가 났을지 알 수 있다.자신이 힘겹게 20년을 키운 동생이 다른 사람한테 뺏기다니?무림에 유망주거나 재벌 집 자식이면 그렇다고 치자.계집애는 언젠가는 시집을 갈 것이니 말이다.하지만 늙고 못생긴 남자를 찾다니. 도대체 무슨 일인가?아버지의 사랑이 부족했는가?오빠가 곧 아버지가 아닌가!허현도가 오빠로서 물심양면으로 오랜 시간 키웠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칠 수 있단 말인가?안된다!절대 안 된다!허현도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을 깨트린다면 자신에게도 하늘에 계신 부모님께서 미안한 일이라고 생각했다.허현도는 허미영이 나가지 못하게 하라고 명령을 내렸다.누가 끝까지 버티는가 보자는 것이다.이렇게 오랫동안 허미영이 밖에 나가지 않아 모두 외계의 잡념을 떨쳐내고 수련에 몰두한다고 생각하고 있다.처음에는 허미영은 각종 방법으로 달아나려고 했다.하지만 매번 허현도에개 잡혀 돌아왔다.삼 년 전부터 허미영이 갑자기 얌전히 뒷산에 머물러 반성했다.허현도는 그 모습을 보며 속으로 기뻐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동생이 옥의 신
솔직히 말하면 염무현은 조금 설렜다.매번 싸우고 할 때면 백희연이 몹시 그립다.청교의 여왕이 자신의 싸움꾼으로 쓰였다.중요한 것은 백희연아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즐거워했다는 것이다.“안돼.”이성이 충동을 이겼다. 염무현이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네가 집에 남아 있어야 내가 안심할 수 있어.”백희연이 시무룩해서 말했다.“알았어.”염무현이 웃었다.“이렇게 말 잘 듣는데 선물이라도 줘야겠다.”“무슨 선물?”백희연이 염무현의 말을 듣고 순간 흥분하면서 눈에서 빛이 나는듯 했다.염무현이 주머니에서 교룡내단을 꺼내며 말했다.“전에 주겠다고 했던 선물, 지금 줄게.”백희연의 눈이 커졌다.“교룡내단!”옛날 같았으면 이런 품질의 내단은 눈에 들지도 않았을 것이다.한눈이라도 더 쳐다본다면 그건 청교의 여왕애 대한 모욕이다.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반지 안에 갇쳐있은지 천년이나 되고 겨우 자유의 몸을 되찾았는데 실력이 많이 감소하였을뿐더러 몸이 많이 허약해졌다.몸보신을 제대로 해야 할 시기였다.교룡내단은 큰 도움이 된다.“주인님, 고마워!”백희연은 보물을 얻은 듯 교룡내단을 손에 품고 있었다.“한 가지 일이 더 있어.”교룡의 남은 신식을 꺼내면서 말했다.“귀신교룡이 되게 수련을 가르쳐줘.”염무현은 교룡과 약속한 일이라고 말하려고 했다.입을 열기도 전에 백희연이 쿨하게 말했다.“문제없어! 내가 받아줄 테니까 앞으론 날 따라다니면 돼.”교룡이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감사합니다, 여왕님!”천년수련이 물거품으로 되었다.이런 결과는 누구에게 일어나든 다 비참한 일이다.하지만 누가 곤난속에서 좋은 일을 마주치게 될 줄 알았겠는가.귀신교룡이 된 후 다시 수련 시간을 계산하면 용으로 승천할 가능성이 높다....제도, 무림 연맹 본주장.“내 동생을 꼬신 자식을 보겠다니, 꿈도 꾸지 마!”한 남자의 목소리가 크게 울렸다.여지윤의 고막은 째질 듯 아팠고 머리도 울리는 것 같았다.하지만 예의를 지킬 수밖에 없어 억지로라
황보정신은 당연히 불복했다.선생님도 실패했는데 학생이 한 번에 성공하다니.이게 운이 좋아 찍어 맞춘 게 아니면 뭔가?염무현은 대꾸를 하지 않고 새로운 천정을 들었다.조금 후, 또 성공했다!황보정신은 눈을 크게 부릅뜨고 놀라움이 가득한 모습이었다.백희연의 얼굴에 숭배하는 기색은 더 짙어졌다.“한 번 더 해봐!”황보정신은 여전히 믿을 수 없었다.이번에는 염무현은 황보정신을 맞춰주지 않고 남은 천정을 다 가져갔다.“무슨 뜻이야?”황보정신이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염무현은 돌아서서 고개도 돌려보지 않고 말했다.“고마워요.”“아니, 제대로 배운 게 확실해? 혹시 안되면 내가 원인을 찾아줄 수 있잖아!”황보정신이 쫓아가서 말했다.“필요 없어, 우리 주인님이 괜찮다고 하면 괜찮은 거야.”백희연이 황보정신을 가로막고 정중히 말했다.순간, 황보정신의 표정은 복잡했다.학생이 너무 출중해 선생님의 체면이 구겨지는 느낌이었다.“염라대왕도 사람이라니 무슨, 그냥 요괴잖아!”황보정신은 완전히 불복하고 맥 빠진 소리로 말했다.“한번은 이겨보는 줄 알았는데 또 한 번 지고 말았군.”황보정신은 테이블에 새로운 천정이 있는 것을 봤다.”이맛살을 찌푸린 채 천정을 쥐고 진원을 주입해 봤다.결과는 실패였다.“왜?”황보정신이 안 그래도 적은 머리카락을 잡으며 소리쳤다.“학생도 배웠는데 선생이 도리어 할 줄 모르다니, 이게 말이 돼?”나가는 길은 순리로웠고 지나가는 길에는 사람마다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방금 도살장군 배학진을 한 방에 죽인 일이 이미 다 퍼진 상태였다.역시 악마는 역마다!많은 사람들이 염무현이 떠난 것에 기뻐했다.드디어 염무현의 그림자 밑에 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사실이 증명하듯 너무 빨리 기뻐한 것이다.이 그림자는 아직도 존재했다.누군가 건드리게 된다면 배학진같은 결말을 맺게 될 것이다.감시실에서 감옥장이 식은땀을 닦고 있었다.염무현이 대문을 나가는 것을 보고 나서야 그는 긴장했던 마음을 내려놓았다.
황보정신은 목을 꼿꼿이 세우면서 최대한 표정을 자연스러워 보이게 하려고 했다.이렇게 자신의 어색함을 감추려고 했다.방금의 시범은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방법은 알지만 오랫동안 조작해 보지 않아 실수가 생기는 것은 정상이다.백희연은 크게 하품을 했다. 눈꺼풀은 무거워 눈을 뜨고 있기가 힘들었다.그렇다, 백희연은 졸았다.황보정신의 강의를 들으면서 백희연은 존 것이다.뒤에 무슨 내용을 말했는지는 머리에 전혀 들어가지 않았고 한쪽 귀로 들어가고 한쪽 귀로 나오는 격이었다.“계속하세요.”백희연은 기지개를 켜고 두 사람더러 자신은 신경 쓰지 말고 계속하라고 눈치를 줬다.황보정신의 실패감을 느꼈다.따귀를 맞는 느낌이었다.학생을 졸게 한 것도 창피한 일인데 심지어 시범도 실패했다.“괜찮아, 내가 해볼게.”염무현이 말했다.황보정신이 진지하게 말했다.“다 기억했다고? 먼저 실천하는 걸 급해하지말고 내가 말했던 내용을 먼저 복습하고 잘 모르겠는 부분을 다 해결하고 시작해도 늦지 않아.”천정의 수량에는 제한이 있으니 말이다.황보정신의 앞에서 제대로 주입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나간 후 스스로 조작을 하면 성공률은 더 낮다.황보정신은 이곳을 떠날 수 없고 염무현의 곁에서 직접 가르친 것이다.용촌 교도소가 지어진 후 염무현은 처음, 그리고 유일하게 범죄자의 신분으로 이곳을 떠난 사람이다.다른 사람은 나갈 수 없다.“다 생각이 있어.”염무현은 황보정신의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만만한 모습이었다.황보정신의 눈에는 허세가 가득했다.근데 뭐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으니 말이다.한번 실패를 하게 되면 성공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거고 자만하는 습관도 주동적으로 고치게 될 것이다.염무현은 시작했다.수법이 확실히 황보정신에 비하면 숙련하지 않았다.한눈 보자마자 황보정신은 염무현이 성공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왜냐하면 황보정신도 실패했기 때문이다.염라대왕도 사람이지 신선이 아니다.사람이라면 실수를 하고 잘못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