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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1화

“불난 집에 부채질하는 격이에요. 문제 해결에 그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요.”

조윤미가 논리 있게 따져 물었다.

“말이 쉽지, 잘못을 인정하면 표절을 했다고 인정하는 거나 다름없잖아요. 그러면 입이 백 개라도 해명할 방법이 없을 텐데 그대로 백초당에게 당할 건가요, 부대표님? 백초당에서 강하게 나오니까 우리도 강하게 밀어붙여야죠. 우리가 절대 만만한 상대가 아니라는 걸 알게 해줘야죠. 아니면 백초당에서는 언젠간 또 우리를 물고 늘어질 거예요.”

태로운이 비꼬며 말했다.

“난 또, 무슨 좋은 방법이 있는 줄 알았죠. 결국 고집을 부려 끝까지 싸우려는 거잖아요. 백초당이 만만해 보여요? 판사님이 만만해 보여요? 끝까지 가면 좋을 것 하나 없어요. 오히려 혜리 그룹과 YH그룹의 평판을 떨어뜨릴 거라고요. YH그룹이야 작은 회사라 평판이 떨어져도 상관없겠지만 우리는 그렇게 뻔뻔하지 않거든요.”

분노가 끓어오른 조윤미는 태로운에게 손가락질을 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누구를 뻔뻔스럽다고 욕하는 거예요? 선은 넘지 말죠?”

두 사람 사이에 당장이라도 싸움이 일어날 것 같았다.

이때 어두운 안색의 공혜리가 말했다.

“저도 먼저 합의를 보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요. 표절 사실을 인정하든 안 하든 백초당이 지금 유리한 상황에 처한 건 사실이에요. 우리는 상황을 뒤집을 기회가 없다고요. 그러면 왜 굳이 끝까지 밀어붙이려고 해요? 돈과 시간을 낭비하는 건 물론, 결과가 달라질 것 같나요? 결국 사과하고 배상금을 내야 해요. 그래서 더는 버틸 이유가 없다고 생각해요.”

양희지는 시종일관 덤덤한 얼굴을 보였다. 그녀도 공혜리의 말에 동의했다.

사실 그녀는 더는 석연고의 특허권에 희망을 품지 않았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양희지는 빤히 알고 있었다. 조제법을 역으로 분해해 알아냈으니 말이다. 다만 상대가 백초당인 게 달갑지 않았을 뿐이었다.

양희지가 한숨을 쉬고는 마침 입장을 밝히려고 했는데 이때 회의실 문이 열렸다.

문 앞에 선 염무현이 무거운 목소리로 말했다.

“표절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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