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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6화

곧이어 재판이 열리는 날이 되었다.

위풍당당한 법정 밖으로 차 두 대가 서로 다른 방향으로 달려오고 있었다.

공혜리가 먼저 차에서 내렸다.

그녀는 몸매가 잘 드러나는 심플한 수트 차림이었다. 머리까지 높게 묶고 있어 세련되고 깔끔한 인상을 주었다.

다음으로 차에서 내린 사람은 양희지였다. 롱 트렌치코트에 블랙 힐을 매치해 멋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두 사람은 짧게 눈을 맞춘 후 아무 말도 하지 않고 호흡 척척 안으로 들어갔다.

조윤미는 큰 사이즈의 서류 가방을 크로스로 메고 왔는데 그 안에는 무엇이 들어 있는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다소 다운해 있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확실히 증거가 들어있는 건 아니었다.

만약 가방 안에 증거가 들어있었다면 그 누구보다도 자신만만한 모습을 보여줬을 텐데 말이다.

법정 안, 원고 측은 이미 도착해 있었다.

여지윤은 자리에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강한 카리스마를 풍겼다. 심지어 그녀의 옆에 앉아있는 고급 변호사들마저도 그녀의 기에 눌린 듯했다.

여지윤은 공혜리와 양희지를 발견했을 때 약간 멈칫했다. 두 사람에게서 자신의 젊은 시절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이번 재판은 쌍방을 적대 관계로 만들었지만 여지윤은 예사롭지 않은 두 후배를 먼저 찾아가 만나고 싶었다. 이러다가 서로 친해질지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공혜리와 양희지도 여지윤을 주시했다. 그리고 한눈에 봐도 여지윤이 얼마나 강력한 라이벌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아무도 여지윤의 실제 나이를 몰랐다. 하지만 그녀가 겪어온 풍파는 공혜리와 양희지가 겪은 풍파를 합친 것보다 더 많았다.

“아무래도 오늘 치열한 싸움이 펼쳐지겠는데요?”

양희지가 감탄하면서 조윤미가 건네온 자료를 살피기 시작했다.

공혜리가 심호흡을 하며 말했다.

“그럼 한 번 제대로 싸워보죠!”

양측의 전문 변호인단은 팽팽한 기싸움을 벌이면서 일촉즉발의 상황을 만들었다.

재판이 시작되기도 전에 양희지는 김준휘에게 전화를 걸었다.

“준휘 오빠, 곧 재판이 시작되는데 저를 도울 사람은 찾으셨나요?”

전화기의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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