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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7화

“알겠어?”

태로운은 계속해서 비서한테 화풀이했다.

기승호는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네!”

“빨리빨리 안 움직여? 너 때문에 다들 커피도 못 마시게 생겼잖아. 얼른 휴대폰 어플로 주문해.”

태로운은 씩씩거리며 뒤돌아서 떠났다.

기승호는 마치 억울한 며느리처럼 마지못해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태로운의 성격을 봐서는 오늘 커피값은 청구하기는커녕 자신이 내야 할 듯싶었다.

이 많은 사람이 한 잔씩 시켜도 메뉴마저 다양한지라 몇십만 원은 쉽게 깨지지 않겠는가?

애간장이 타들어 가는 기승호는 이를 바득바득 갈며 휴대폰으로 주문했다.

그리고 결제하기 직전 갑자기 잔머리가 발동해 일부러 하나를 빼고 다시 장바구니에 담았다.

곧이어 배달 기사가 몇십 잔의 커피를 들고 헐레벌떡 도착했다.

“여러분, 커피 마셔요. 여러 가지 메뉴가 있으니까 먹고 싶은 거로 골라요.”

사람들도 사양하지 않고 하나둘씩 찾아가더니 금세 두 잔만 남았다.

기승호는 남은 음료수 중에서 한 잔은 자기 자리에 놓았고, 나머지 한 잔을 들고 싱글벙글 웃으며 우예원을 향해 다가갔다.

“예원 씨 맞지? 자네 이력서를 봤는데 말이야, 인턴에서 정직원이 된 케이스더라고. 애 많이 썼을 텐데, 열심히 노력하는 타입인 것 같군. 이거 마셔. 복숭아 티 크림 라떼야, 여자들의 입맛에 딱이라고 들었어. 한 입 맛 보면 온종일 기분이 좋을 거라 일할 때도 의욕이 넘칠 거야.”

물론 그는 미인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더욱 음흉한 목적이 있었다.

그건 바로 편을 나눠 염무현을 고립시키는 것이다.

우예원이 커피를 받아들이는 순간 태로운 진영에 합류하는 것을 뜻하므로 염무현은 외톨이 신세가 될 게 뻔했다.

다들 커피 한 잔씩 있는데 염무현만 없다니, 이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어찌 모르겠는가?

아까 괜히 말대꾸해서 상사에게 한 소리 듣고도 돈까지 날렸으니 본때를 보여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우예원처럼 똑똑한 여자라면 올바른 선택을 하리라 굳게 믿었다.

“미안한데 저 커피 안 마셔요.”

우예원은 딱딱하게 굳은 얼굴로 딱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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