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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6화

“커피는 무슨! 커피가 그렇게 좋아? 안 마시면 일도 못 해? 평소에 야근 좀 했다고 버릇 든 거야?”

비록 겉보기에 부하 직원을 혼내는 듯싶었지만 실상은 자기 사람이 곤경을 벗어나도록 챙겨주는 셈이었다.

“지금 커피를 몇 잔 내려야 하는지 알아? 괜한 시간을 허비한다는 생각은 안 들어? 고작 커피 심부름이나 하라고 회사에서 돈을 주고 직원을 고용했을 것 같아? 앞으로 시켜 먹어, 계산은 내가 할 테니까.”

다시 말해서 커피는 마시겠다는 뜻이고, 다만 방식이 바뀌었을 뿐이다.

통상적으로 대표라면 그들이 입사 첫날이라는 점을 봐서라도 한 발자국 물러서기 마련이라 커피 머신을 치우는 건 말도 안 되었다.

만약 진짜라면 태로운은 물론 영업팀의 망신이지 않은가?

그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생각이 똑같았다.

하지만 다음 순간 다들 넋을 잃고 말았다.

“멍하니 서서 뭐 하죠? 얼른 커피 머신 안 빼요?”

공혜리는 인정사정 따위 없이 말했다.

그리고 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직원 두 명이 커피 머신을 들고 나갔다.

이에 한 방 먹은 태로운은 두 눈에 분노가 이글이글 타올랐다. 하지만 화를 꾹꾹 눌러 담으며 속으로 여자랑 실랑이해봤자 뭐 하겠냐고 스스로 달래주었다.

이게 바로 현실이다. 약자한테 강하기 마련이고, 강자를 만나면 물러설 수밖에 없다.

연봉을 많이 주고 스카우트 해오면 어떠한가?

돈을 달라는 대로 꼬박꼬박 챙겨주는데 굳이 비위까지 맞춰줄 필요가 있겠는가?

그녀는 일할 직원이 필요한 거지, 권세만 믿고 남을 업신여기는 사람은 원치 않았다.

“입사하자마자 기선 제압해서 주권을 선포하려고 급급한 것 같은데...”

공혜리는 어두운 안색으로 주변을 둘러보았다.

“다들 똑똑히 들었으면 좋겠어요. 이 회사의 대표는 저예요! 기선제압 하고 싶어도 제가 해야지, 일개 직원이 웬 말이죠? 매니저님의 능력은 믿어 의심치 않고 팀원들의 의견도 존중하지만 어디 까지나 가는 말이 고와야 오는 말이 고운 법이죠. 이미 입사한 이상 회사 규정과 단체 생활에 복종할 각오는 해야죠. 아니면 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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