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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5화

하지만 이게 웬걸, 기회는 예상보다 빠르게 찾아왔다!

물론 돈을 이체하기 위해서는 김기욱의 개인 노트북과 비밀번호 외에 마이크로 칩까지 있어야 한다는 건 그녀도 오늘에야 알게 된 사실이다.

삼중보안을 심어둔 임기욱은 역시 쉽게 볼 인물이 아닌 건 확실했다.

임기욱에게 있어 오늘 납치는 재난과 다름없겠지만 여정연에게는 이보다 호재일 수 없었다.

그녀가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로 칩을 본체에 꽂은 후 임기욱이 가르쳐 준 대로 이것저것 두드리자 모니터에 경악할 만한 숫자가 떴다.

“8, 8천억, 그것도 달러!”

생전 처음 보는 숫자에 여정연은 두근거림이 멈추지 않았다.

이 돈은 화하 상업그룹이 서해시 프로젝트에 투자하기 위해 임기욱의 계좌에 넘긴 것이었다. 사실 임기욱은 아직도 제일 상위 임원 층이 왜 이런 작은 서해시에 관심을 가지는지 알 수가 없었다.

오랜 시간 토의해 온 것이 아닌 급작스럽게 결정 난 안건이었고 뭐라고 물어볼 틈도 없이 바로 8천억 원을 계좌에 보낸 것이었다.

여정연은 가빠진 호흡을 애써 진정하며 탐욕스러운 눈으로 숫자를 바라봤다. 이 정도 액수면 이번 생은 돈 걱정 없이 편히 살 수 있을 것이다.

“하나님, 드디어 저한테도 이런 기회를 주는군요!”

그녀는 하늘을 향해 미친 사람처럼 웃기 시작했다.

“임기욱, 당신은 아마 꿈에도 생각 못 할 거야. 평생 끌어모은 자산이 마지막에는 나 여정연의 주머니에 들어갈 거라는 걸! 하하하!”

그녀는 실성한 듯 웃으며 두 손을 끊임없이 놀리기 시작했다.

그러자 임기욱 계좌에 있던 숫자가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하더니 곧 0이 되어버렸고 이내 그 돈은 모두 여정연의 비밀 계좌에 옮겨졌다.

이제 그녀는 이 돈을 깨끗하게 세탁한 후 부자가 되어 떵떵거리며 살아가기만 하면 된다!

반 시간 후, 흥분을 가라앉힌 여정연은 대포폰을 들어 독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같은 시각, 너무나도 빨리 울린 벨소리에 독사는 의외라는 얼굴을 했다.

“한 시간도 안 지났는데 벌써?”

“그만큼 내 약혼녀가 날 한시라도 빨리 살리고 싶다는 거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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