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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3화

“대신 우리 셋 안전은 꼭 보장해 준다고 약속해. 아니면 단 한 푼도 못 줘!”

독사는 예상외로 거래가 쉽게 성사되자 입꼬리를 씩 말아 올렸다.

“그건 걱정하지 마. 우리도 약속은 지켜. 돈만 들어오면 바로 풀어주지.”

임기욱은 그의 말에 조금 안심이 됐는지 다시 평정심을 되찾았다.

“하지만 액수가 많아서 내 개인 노트북으로 거래해야 해. 일단 날 풀어주면 호텔에 돌아가는 즉시 돈을 보낼게.”

그 말에 독사가 미소를 지우더니 미간을 무섭게 치켜세웠다.

“널 풀어주면 과연 네가 그 돈을 보낼까? 아니, 아마 넌 풀려나는 즉시 수비대 사람들을 데리고 이곳으로 쳐들어올 거야. 내 추측이 정확하다면 아까 대문 앞에서 들어오려 하지 않으려 했던 그 인간은 서해시 수비대 대장일 테고, 내 말이 틀려?”

임기욱은 다급하게 변명했다.

“절대 그럴 일 없을 거야. 인질들이 두 명이나 잡혔는데 내가 어떻게 경거망동하겠어! 그렇게 못 믿겠으면 날 감시할 사람도 같이 보내면 되잖아!”

독사가 콧방귀를 끼며 말했다.

“널 감시할 인원을 아무리 많이 보내봤자 수비대들이 진을 치고 있는 이상 너는 어떻게든 구조가 되겠지. 그리고 이 두 사람 목숨을 합해도 당신보다는 값지지 않아서 말이야. 네가 이 둘을 버리고 혼자만 살려고 들지도 모르는 일이잖아, 안 그래?”

독사의 말은 임기욱의 생각과 완벽하게 일치했다. 거금을 들여 약혼녀의 목숨을 구하기에는 수지타산이 안 맞았고 도우순은 솔직히 어찌 되든 상관이 없다.

“당신 약혼녀를 보낼 거야. 이 여자라면 수비대들 눈에 띄어도 도망쳐 나왔다는 핑계를 대면 다시 호텔로 돌아갈 수 있을 테지. 그렇게 돈만 보내면 모두가 사는 거야.”

독사의 계획은 그럴싸했다. 임기욱이 죽으면 여정연은 죄인이 될 뿐만 아니라 물려받을 재산이고 뭐고 아무것도 가질 수 없게 되기에 어떻게 하든 그를 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여정연도 물론 그걸 알고 있었고 이내 자신을 믿어달라는 듯 임기욱을 향해 세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임기욱이 커프스단추를 뜯어 이리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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