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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0화

“자진 스님을 뵙습니다. 저는 줄곧 도를 믿었어요.”

여정연도 짐짓 그럴듯하게 인사를 건넸다.

사실 그녀는 종교에 대한 경외심은 조금도 없었고, 오직 돈만 숭배했다.

그녀가 배우라는 직업을 선택한 것은 돈을 빨리 벌기 위해서이기도 했지만, 재벌과 상류층 사람들과 어울리면서 부잣집에 시집가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였기 때문이었다.

사람 다루는 법을 잘 알고 있었던 도우순이 웃으며 말했다.

“도의 높은 경지에 오르신 자진 스님께선 저희 지역에서 무척 유명하십니다. 보통 사람들은 쉽게 만나 뵙기 어려운 분이죠.”

그가 이렇듯 자진 도인에게 호의를 베푸는 건, 주요하게 덩달아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함이었다.

본인이 얼마나 제대로 준비했는지 보라고!

“과찬입니다.”

자진 도인이 겸손하게 말했다.

임기욱은 마음속으로 오늘 제대로 된 상대를 만났다고 생각했다.

그는 이미 오랫동안 종교에 빠져 집착할 정도였고, 그렇지 않았다면 비싼 값을 주고 불골 사리까지 사서 몸에 걸지 않았을 것이다.

“칠성각과 인연이 닿은 귀인이시여, 서둘러 오십시오.”

자진 도인이 말했다.

“안내 부탁드립니다!”

한편 고진성은 미간을 찌푸리며 가만히 서 있었다.

“고진성 씨, 뭐 이상한 거라도 있습니까?”

도우순이 고개를 갸웃했다.

고진성은 입고 있는 제복을 가리키며 말했다.

“규정상 저 같은 사람은 종교시설에 마음대로 드나들 수 없습니다.”

“누가 보는 것도 아닌데 뭐 어때서요!”

도우순이 꼬드겼다.

“우리만 입 다물면 돼요. 이렇게 열정적으로 맞아주는데, 그래도 들어는 가야죠.”

고진성은 고개를 저었다.

“정말 안 됩니다!”

도우순은 웃으며 말했다.

“대인께서 임 이사님의 안위를 걱정하는 마음은 알겠습니다. 걱정하지 마세요! 안에 다른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저쪽은 도로도 막혀 있는 데다, 헬기를 띄울 사람도 얼마 없으니 제가 따라갈게요.”

고진성은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도우순은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하며 계속해서 임기욱에게 아부했다.

고진성은 심심해서 정문 주변을 서성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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