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현은 은소혜를 향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네가 나의 공무를 방해하려 든다면 네가 아무리 여자라 해도 너를 꺾는 것쯤은 가차 없이 할 테니 그리 알아!”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하도현의 몸에서 엄청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대부경 8단계!”“성주님이 대부경 8단계의 고수였어!”주위의 모든 이들이 그 사실을 알아차렸다. 은소혜 역시 마찬가지였다.그러나 은소혜는 여전히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대부경 8단계가 뭐 대단하다고 그래요?”하도현은 평온하게 대답했다.“뭐 별 거 없지. 하지만 너를 죽이기에는 충분해.”그러고는 덧붙였다.“네가 태초서원의 무신이라 해서 내가 감히 손을 못 댈 거라 생각하지 마.”곧 은소혜는 반박하려 입을 열었으나 진도하가 고개를 저으며 만류했다.“소혜야, 너는 물러서.”은소혜는 하려던 말을 삼키고 결국 진도하의 곁으로 내려왔다. 그러나 여전히 분노를 억누르지 못한 듯 그녀의 손에 든 칼은 거두어지지 않았다.진도하는 차가운 눈빛으로 하도현을 바라보며 물었다.“정말로 죽은 사람을 위해 복수할 생각이야?”진도하는 도무지 하도현이 왜 지금 이 순간에 나서서 자신을 잡으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저 김민식의 복수를 위해서일까? 정말로 그 이유뿐이라면 하도현은 즉시 공격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자신을 잡으려 하는 이유가 뭘까?하도현은 진도하를 쳐다보지도 않고 엄숙하게 말했다.“나는 그저 법대로 하는 것일 뿐이야! 네가 김민식과의 결투에서 암기를 사용한 것을 똑똑히 봤거든. 그건 분명 규정을 어긴 행위야.”잠시 말을 멈춘 하도현은 다시 이어갔다.“넌 오늘 나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어. 네가 대부경 8단계의 힘을 갖고 있지 않은 이상 말이야.”“하지만 너는 그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지 않지. 그러니 넌 내 충고를 받아들여 순순히 잡히는 것이 모두에게 좋을 거야.”그러자 진도하는 미소를 지은 채 은소혜와 하현진을 바라보며 말했다.“너희는 잠시 밖에서 기다려줘.”“그럼 너는?”“형님은요?”은
“하하하!”하도현은 진도하의 말에 웃음을 터뜨렸고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나에게 도전하겠다고? 확실해?”“그래!”진도하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는 오늘 청룡성의 성주 하도현이 자신을 그냥 두지 않을 것임을 알고 있었다.그렇다면 차라리 잡혀가는 것보다는 그에게 도전하는 것이 나았다. 비록 하도현이 대부경 8단계의 고수일지라도 말이다.진도하는 남궁 장로가 자신에게 남겨준 목숨을 지키는 물건을 떠올렸다. 남궁 장로는 진도하에게 네모난 상자뿐 아니라 비취색의 펜던트도 함께 주었다.이 펜던트는 귀일경의 공격을 한 번 막아낼 수 있었다. 하지만 진도하는 그 능력이 단순히 막아내는 것뿐만이 아닐 것이라고 확신했다.남궁 장로를 잘 아는 진도하는 그 펜던트가 귀일경의 전력을 막는 것만이 아니라 귀일경 고수를 죽일 수도 있을 거라고 믿었다.그렇지 않다면 남궁 장로가 그토록 아까워하며 펜던트를 건넸을 리가 없었다.진도하는 이 펜던트가 있었기에 하도현에게 도전하려고 결심할 수 있었다. 그것만이 오늘 그가 무사히 이곳을 떠날 수 있는 방법일지도 몰랐다.그러나 동시에 진도하는 속이 쓰렸다. 스승님께서 분명히 귀일경과 같은 강적을 마주할 때 쓰라고 주신 것이었는데 대부경 8단계인 하도현에게 써야 하다니. 어쩔 수 없었다. 진도하의 눈에 속상한 듯한 기색이 비쳤다.이때 하도현은 진도하를 흥미롭게 바라보며 말했다.“좋아! 네가 나에게 도전하겠다면 받아주마.”그는 흔쾌히 응했다.하도현은 이 절세의 재능을 가진 젊은이가 과연 소문처럼 정말로 두려운 존재인지 확인하고 싶었다.이 순간 하도현의 전투 의지가 불타올랐다. 그는 김민식의 가병들에게 명령을 내렸다.“너희들은 가서 질서를 관리해. 여긴 내가 맡겠어.”“알겠습니다!”김민식의 가병들은 창을 들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자리를 떠났다.은소혜는 걱정스럽게 진도하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진도하가 하도현에게 도전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하도현은 대부경 8단계일 뿐 아니라, 그의 기세로 보아 대부경 8단계의 절정에 다다
진도하는 당연히 알고 있었다. 대부경 7단계와 8단계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 큰 격차가 존재한다. 더구나 그는 고작 대부경 4단계일 뿐이었다. 하도현이 일단 공격을 시작하기만 하면 그는 분명히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그에게는 남궁 장로가 준 비취색 펜던트가 있었지만 그것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 몰랐다. 그것이 자동으로 발동되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직접 사용해야 하는 것인지 스승님께서는 알려주지 않으셨다.그래서 진도하는 하도현이 먼저 공격해 주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 그는 자신이 위험에 처하면 펜던트가 자동으로 발동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이것이 진도하가 하도현에게 먼저 공격하게 하려는 이유였다. 아무리 자신이 먼저 공격한다고 해도 절대적인 힘의 차이 앞에서는 하도현에게 아무런 상처도 입히지 못할 것이 분명했기 때문이다.하도현은 진도하가 끝내 자신이 먼저 공격하기를 고집하자 잠시 고민하고 나서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 네가 그렇게 원한다면 내가 먼저 나서 주마. 나이가 어린 놈을 상대하는 게 좀 부끄럽긴 하지만 어쩔 수 없군.”말이 끝나자마자 하도현의 몸 주변에는 희미한 기운이 서렸다. 그것은 그의 신체를 보호하는 기운이었다.“창이여, 나타나라!”하도현이 외치자 하늘 저편에서 갑자기 눈부신 빛이 나타나 빠르게 그들이 서 있는 쪽으로 날아오기 시작했다.주변 사람들은 모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 장면을 목격한 이들은 수련자건 평범한 백성이건 할 것 없이 하늘에서 날아오는 그 빛을 넋을 잃고 지켜보았다.빛은 점점 더 가까워졌고 마침내 하도현의 손에 닿았다.그제야 사람들은 그 빛이 하도현의 무기라는 것을 알았다. 그것은 은백색의 긴 창이었다.창을 손에 쥐자마자 하도현의 기세는 급변했다. 그 기세는 이전보다 훨씬 더 무시무시했고 사람들을 압도했다.그곳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숨을 멈췄고 심지어 그가 들고 있는 창에서 느껴지는 한기마저 느낄 수 있었다. 먼 곳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조차 하도현의 기운에 질려 진
그 순간 한 사람이 하도현과 진도하 사이에 나타났다.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손을 뻗어 번개처럼 날아오던 긴 창을 단숨에 잡아버렸다.“뭐야?”하도현은 크게 놀랐다. 자신이 온 힘을 다해 날린 창을 한 손으로 가볍게 막아낸 것이다.갑자기 나타난 이 사람은 온몸에서 빛을 내뿜고 있어 얼굴을 제대로 알아볼 수 없었다. 그는 양손을 가볍게 휘둘렀을 뿐인데 진도하와 하도현은 모두 수십 걸음 뒤로 밀려났다.이 장면에 진도하와 하도현은 완전히 충격에 빠졌다. 이 정도의 무공이라면 설마 귀일경일까?진도하는 아무런 저항조차 하지 못한 채 자연스럽게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그는 빛을 내뿜는 그 사람을 바라보며 의문을 품었다.‘도대체 이 사람은 누구일까? 설마 나를 구하러 온 것일까?’하도현 역시 놀람을 금치 못했다. 그는 대부경 8단계의 고수였다. 청룡성에서는 여러 문파의 괴물들을 제외하고는 그와 맞설 자가 거의 없었다.하지만 이 갑작스레 나타난 사람은 한 손으로 그의 전력을 다한 공격을 받아낸 것도 모자라 손짓만으로 그를 저 멀리 날려버렸다. 그것도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할 정도로 말이다.‘이 사람은 대체 누구지?’하도현은 마음속으로 미친 듯이 추측했다.그뿐만 아니라 주변에서 이 장면을 지켜보던 사람들도 하나같이 그 인물의 정체를 궁금해하며 추측하기 시작했다.“저 사람 도대체 누구야?”“왜 얼굴을 가리고 있지?”아무도 답을 알지 못했다.그때 누군가가 말했다.“청룡성에서 대부경 8단계의 전력을 한 손으로 막을 수 있는 사람은 여덟 명도 채 안 될걸?”“그 몇 명 중에서 한번 추측해 보자.”그 말이 나오자 사람들은 갑자기 나타난 고수가 누구일지 생각하기 시작했다. 과연 청룡성에서 대부경 8단계의 전력을 막을 수 있는 이가 누구일지 말이다.하지만 그들은 아무리 생각해도 답을 쉽게 찾을 수 없었다.모두의 머릿속에 동시에 한 사람이 떠올랐는데 바로 태초서원의 첫 장로였던 남궁 장로, 남궁 태일이었다. 그의 실력이라면 분명 이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이
하도현은 얼굴에 여러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그는 아무 말 없이 잠시 생각에 잠긴 듯 보였다.그때 빛을 내뿜는 사람이 말했다.“물론 강요할 생각은 없어. 다만 한 가지 충고를 하자면 진도하의 스승님이 누구인지는 알 만한 사람들은 다 알 거야. 태초서원의 초대 장로 남궁 태일이지. 남궁 장로가 청룡성을 떠나기 전에 제자인 진도하에게 단 하나의 보물만 남겼다고 생각해?”“그럴 리가 없지!”하도현은 무심코 대답했다.“하하...”그 사람은 웃으며 말했다.“잘 알고 있군.”하도현은 순간 마음속에 두려움이 밀려왔다. 특히 아까 진도하가 자신의 창을 마주했을 때 전혀 겁먹지 않았던 것을 떠올리자 그가 분명 다른 보물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빛을 내뿜는 사람은 계속해서 말했다.“내가 충고할 수 있는 건 이것뿐이야. 네가 끝까지 싸우겠다면 나는 그냥 지켜보겠어. 내가 다시 나서는 일은 없을 거야.”“그러니까 이 결투를 계속할지, 아니면 여기서 멈출지는 네가 결정해.”그 말을 남기고 그 사람은 몇 발짝 뒤로 물러섰고 하도현과 진도하 두 사람이 싸움을 계속할 수 있도록 자리를 내주었다.하도현의 표정은 계속해서 변하고 있었다. 그의 입가가 굳게 다물렸다가 다시 풀어졌다.‘만약 내가 계속 싸움을 고집한다면 이 사람이 정말 싸움에 끼어들지 않을까? 만약 이 사람이 나서지 않는다 해도 진도하에게는 남궁 장로가 남긴 또 다른 방어 법기가 있을지도 몰라.’하도현은 진도하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마침 진도하의 손에 들린 초록빛 목걸이가 눈에 들어왔다. 그 순간 하도현은 마치 얼음물 속에 빠진 듯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아, 다행히도 저 사람이 막아줬지. 안 그랬다면 지금쯤 나는 차디찬 시신이 되었겠구나.’하도현은 뒤늦게 후회와 두려움에 사로잡혔다.그는 진도하가 들고 있는 물건의 정체를 이미 알아차렸다.더 이상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하도현은 빛을 내뿜는 사람에게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네가 부탁을 받고 왔다고 했으니 나도 이만 물러가겠
“괜찮아.”빛을 내뿜는 고수는 다시 손을 저으며 거절했다.진도하는 무언가 더 말하고 싶었지만 그가 말을 꺼내기 전에 그 사람이 먼저 그의 말을 끊었다.“이번에는 하도현이 알아서 물러났지만 앞으로 너를 괴롭히지 않을 거라고는 장담할 수 없어. 너 고풍서원으로 갈 예정이지? 내 생각엔 지금 바로 떠나는 게 좋을 것 같아.”진도하는 깜짝 놀랐다. 이 고수가 자신의 계획을 알고 있다는 사실에 경악한 그는 무언가를 말하려 했으나 그 고수는 아무런 설명도 하지 않은 채 몸을 돌렸다.그는 몇백 미터 떨어진 곳으로 단번에 이동했고 이내 그의 모습은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그러나 청룡성의 한 구석에서 백발의 노인이 홀연히 나타났다....빛을 내뿜는 고수가 떠난 후에도 진도하는 그 자리에 멍하니 서 있었다.은소혜와 다른 사람들이 다가와 물었다.“아까 그 사람은 누구였어?”“모르겠어.”진도하는 고개를 저었다.사실 진도하만 모르는 것이 아니었다. 그곳에 모여 있던 모든 사람들 역시 그가 누구인지 알지 못했다. 하지만 그가 매우 강력한 인물임을 느낄 수 있었다.하도현도 그의 정체를 알지 못했다. 그는 저택으로 돌아가 한동안 굳은 표정으로 말없이 있었다.청룡성 밖에 있던 구경꾼들도 하나둘씩 흩어지기 시작했다. 사람들은 방금 벌어진 일에 대해 논쟁하며 입을 모았다.만약 진도하와 하도현이 실제로 싸웠다면 누가 이겼을까에 대해 토론이 벌어졌다.어떤 이는 하도현이 이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도현은 대부경 8단계의 강자였기 때문이다.그러나 다른 이들은 진도하가 이겼을 것이라 주장했다. 진도하는 남궁 장로의 제자로서 수많은 방어 수단을 가지고 있을 터였다.그러나 누구도 상대방을 설득하지 못했다. 물론 그들은 그 외에도 다른 문제를 논의하고 있었다.바로 그 빛을 내뿜는 고수의 정체였다. 그는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가 누구일지 끊임없이 추측했다.하지만 아무도 확신을 가질 수 없었다.그
은소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그럼 지금 바로 출발하자!”“그래!”진도하는 은소혜를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하현진에게 말했다.“현진아, 청룡성에 가서 우리가 길에서 필요한 물건들을 좀 사 와. 한 시간 뒤에 청룡성 밖에서 모이자.”“알겠습니다!”하현진은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서서 가려 했다.“잠깐만...”“왜 그래요?”하현진은 걸음을 멈추고 진도하를 의아하게 쳐다보았다.“마차도 하나 준비해 줘.”진도하는 잠시 생각한 후 덧붙였다.청룡성은 동쪽에 있고 현무성은 북쪽에 있었기 때문에 두 주성 간의 거리는 꽤 멀었다. 게다가 급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에 쫓기지 않고 천천히 가면 되었다.진도하는 길에서 경치를 감상하고 가끔씩 수련도 병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무엇보다 그는 반드시 수련해야 했다. 김민식과의 대결에서 느낀 바, 대부경 7단계의 고수라면 자신을 죽이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남궁 장로가 남겨준 방어 수단이 아니었다면 그는 아마 진작 성벽에 걸린 시체가 되었을지도 모른다.따라서 진도하는 고풍서원에 도착할 때까지 대부경 5단계까지는 반드시 돌파해야 한다는 결심을 굳혔다. 5단계에 이르면 그의 실력으로 대부경 7단계의 상대를 넘어설 수 있을 것이고 대부경 8단계와도 일전을 벌일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그래도 확실하게 하려면 대부경 6단계까지 도달하는 것이 가장 안전할 것이었다.하현진이 떠난 후 진도하는 은소혜에게 물었다.“너는 뭐 준비할 게 없어?”은소혜는 잠시 생각하더니 대답했다.“집에 가서 갈아입을 옷 몇 벌만 챙겨올게.”“그래, 한 시간 뒤에 여기서 다시 모이자.”진도하가 말했다.은소혜는 고개를 끄덕이고 돌아섰다.몇 걸음 걸어나가던 그녀는 다시 멈추고 물었다.“너는? 너는 뭘 하러 가는 건데?”은소혜는 진도하가 갑자기 사라져서 그들을 일부러 따돌리려는 건 아닐까 걱정이 들었다.하지만 진도하는 전혀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나는 청의 씨를 찾으려고 해. 청의 씨가 오늘 하루 종일 보이지 않더라고.
한 시간 뒤 청룡성 밖.하현진이 한 대의 마차를 몰고 나왔다. 진도하는 성 밖에서 일찍부터 기다리고 있었다.“이거 괜찮을까요?”진도하 앞에 도착하자 하현진은 마차에서 내리고 물었다.“괜찮아.”진도하는 마차를 한번 훑어보았다.절제된 고급스러움이 느껴졌다. 뒤에는 가마도 하나 달려 있었고 진도하의 마음에 쏙 들었다.바로 그때 은소혜와 독고 청의도 청룡성 안에서 걸어나왔다. 둘은 신법을 발휘해 마차 옆으로 다가왔다.진도하가 물었다.“다들 준비됐나요?”“준비됐어.”“준비됐어요.”은소혜와 독고 청의는 고개를 끄덕였다.진도하는 다시 하현진에게 물었다.“참, 가족들에게 멀리 간다고 말은 해뒀어?”“네, 아까 마차를 살 때 집을 지나가면서 한마디 했어요.”하현진은 진도하가 자신을 데리고 가지 않을까봐 급하게 대답했다.진도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좋아, 그럼 출발하자.”그는 마차 위로 뛰어올라 가마 안으로 들어갔다. 은소혜와 독고 청의도 뒤따라 마차에 올랐다. 하현진과 여섯 형상의 괴물은 마차 밖에 남았다.셋이 자리를 잡고 앉은 후 하현진도 마차에 올라타 채찍을 휘둘렀다. 그러자 말이 높이 앞발을 들며 출발했다.진도하는 마차가 달리면서 말굽 소리가 타닥타닥 울리는 소리를 듣자 상쾌한 기분을 느꼈다.하지만 그는 이번에 고풍서원으로 가는 여정이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이 여정이 위험한 이유는 그의 경지가 너무 낮기 때문이었다.지금 그의 실력이 대부경 5단계였다면 전혀 걱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길을 가는 동안 충분히 대부경 6단계, 심지어 7단계까지 돌파할 수 있었을 테니까. 그러나 지금은 대부경 4단계에 불과했다.진도하는 고개를 저으며 더 이상 이 문제를 걱정하지 않고 집중해서 수련하기 시작했다. 은소혜와 독고 청의도 진도하가 수련에 들어가는 것을 보고 따라서 수련을 시작했다.셋은 말을 하지 않았지만 이번 여정이 매우 위험하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었다.시간은 빠르게 흘렀고 눈 깜짝할 사이에 3일이 지났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