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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7화

훽.

그 순간 상자에서 갑자기 황금빛이 번쩍였다.

김민식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 황급히 뒤로 물러났지만 이미 늦었다. 한 줄기 빛이 그의 몸을 강타한 것이다.

펑.

김민식의 몸은 공중으로 날아오르더니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났다. 그는 마지막에 비명 한 번 지를 틈도 없이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주변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모두 경악하며 이 믿기지 않는 장면을 바라보았다. 이 광경은 그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분명 김민식이 우세를 점하고 있었는데 왜 그가 죽음을 맞이한 것일까? 그가 어떻게 죽었는지조차 제대로 본 이가 없었다.

진도하는 김민식의 시신을 돌아보지 않았다. 그는 다만 손에 들고 있는 네모난 상자를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었다.

이 상자는 그의 스승 남궁 장로가 그에게 준 보물로, 목숨을 구할 수 있는 법기였다. 대부경 9단계의 일격을 막아낼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이 상자는 쉽게 얻을 수 없는 귀중한 것이었다.

진도하는 이 상자를 무척 아꼈고 고풍서원이나 대초에 도착해서 큰 위험이 닥쳤을 때나 쓰려 했었다. 그러나 김민식의 날카로운 검술에 중상을 입은 그는 어쩔 수 없이 이 상자를 꺼내야만 했다. 그렇지 않았으면 자신의 목숨이 남아있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

진도하가 또다시 일부러 용음검을 버렸던 것도 김민식을 방심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김민식이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면 절대 영역을 사용해 시간을 벌고 그 사이에 이 상자를 꺼낼 계획이었다.

그의 예상은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이 상자는 단순히 방어만이 아니라 반격할 수 있는 힘도 있었다.

진도하는 스승님이 주신 물건이 아무런 쓸모가 없을 리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스승님이 이토록 자신을 믿고 청룡성을 떠난 것도 그 덕분이었다.

진도하는 상자를 조심스럽게 집어넣고 산산조각이 난 김민식의 시신을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거짓말 안 했지? 스승님이 내게 남긴 게 있다고 했잖아.”

그때 은소혜와 하현진, 그리고 여섯 형상의 괴물이 진도하에게 달려왔다.

“도하야, 괜찮아?”

은소혜가 다급하게 물었다.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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