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끝나자마자 김민식은 거대한 힘으로 손바닥을 내질렀다.하지만 진도하도 결코 주저하지 않고 곧바로 주먹을 내지르며 맞섰다.퍽.손바닥과 주먹이 다시 한번 부딪혔고 엄청난 에너지가 사방으로 퍼졌다.진도하는 체내의 피가 요동치는 것을 억누르며 공중에서 세 번 뒤로 공중제비를 돌고 나서야 자세를 안정시켰다.이번에는 김민식이 열 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는 놀란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진도하는 대부경 2단계, 많아 봐야 3단계 수준일 텐데 자신은 대부경 7단계였다. 비록 막 돌파한 경지이긴 하지만 진도하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여러 번 공격했는데도 그를 제압하지 못한 걸까?그 순간 김민식은 검을 꺼내 들었다.쉭.그는 검을 들고 진도하를 겨누며 말했다.“이 검으로 반드시 네 목을 베어 내 아들의 한을 풀겠어!”진도하는 입가의 피를 닦으며 용음검을 뽑아 들었다.쉭.용음검에서 천지를 뒤흔드는 용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주변 사람들은 그 소리를 듣고 실제로 용이 나타난 줄 알고 하늘을 올려다봤지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김민식은 냉소했다.“하찮은 술수 같으니라고! 절대적인 힘 앞에 모든 것은 거품일 뿐이야!”김민식은 말을 하며 검을 휘둘렀다.“오늘 내가 대부경 7단계의 진정한 힘을 보여주겠어! 목숨을 앗아가는 세 검!”말이 끝나자 김민식이 공격을 시작했다.공중에 갑자기 세 개의 검 그림자가 나타나 진도하를 향해 내려쳤다.진도하는 이를 악물고 한 자 한 자 힘주어 말했다.“오늘 내가 어떻게 경지를 뛰어넘어 그쪽을 베는지 보여주겠어요!”진도하의 기세가 그 순간 폭발했다.이를 본 주변 사람들은 이제야 진도하가 대부경 4단계임을 깨달았다.“그렇다면 진도하가 김민식을 이길 수도 있지 않을까? 어차피 진도하는 천재니까 대부경에서도 경지를 넘을 수 있잖아!”이렇게 생각하자 주변 사람들은 더욱 흥분하며 진도하와 김민식의 결투를 지켜보았다.김민식 역시 놀란 눈빛으로 진도하를 바라보았다. 그는 진도하가 대부경
진도하의 검술은 이미 기력이 소진되어 있는 상태지만 세 개의 검 그림자는 여전히 거대하고 기세가 맹렬했다.쨍.진도하의 손에서 용음검이 떨어졌다.“어?”멈칫한 진도하는 얼굴이 창백해졌다. 이번이 처음으로 ‘안전한 스타트’를 사용해 실패한 것이었다. 그리고 손에 쥐고 있던 검이 충격으로 떨어진 것도 처음이었다.용음검이 땅에 떨어지자 검신 위에 한 마리 용이 빙글빙글 도는 듯했고 검은 끊임없이 떨리고 있었다.진도하가 잠시 멍해 있는 사이 김민식의 세 개의 검 그림자가 진도하의 몸에 직격했다.쾅.세 개의 검 그림자가 진도하의 호신 기운에 부딪혀 엄청난 소리가 났다. 다음 순간 진도하의 호신 기운이 부서지고 그의 몸도 검 그림자에 의해 땅에 쓰러졌다.쿵.진도하의 몸이 무겁게 땅에 떨어지며 옷이 피로 물들었다.김민식은 검을 거두고 일그러진 표정으로 진도하를 보며 말했다.“이제 너와 나의 차이를 알겠어?”진도하는 간신히 말을 꺼내려 했지만 피 한 모금이 입에서 쏟아졌다.“푸우!”이번 부상은 그가 수련을 시작한 이래 가장 심각한 것이었다.김민식은 이 모습을 보며 오만하게 웃었다.“하하하! 네가 무슨 천재란 거야?”말을 돌리며 김민식은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말했다.“천재도 성장하지 못하면 쓰레기일 뿐이야!”쉭.김민식의 검이 진도하의 목을 겨누었다.“이제 너를 저 세상으로 보내주마. 그리고 네 머리를 잘라 성벽에 걸어두겠어. 하하하!”말이 끝나기 무섭게 김민식의 검이 앞으로 나아갔다.“멈춰!”은소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곧바로 뛰어들었다. 그녀의 몸놀림은 매우 빨랐다.팅팅팅.그녀는 순식간에 김민식 옆에 나타나 칼을 들어 김민식을 향해 내리쳤다.김민식은 반사적으로 검을 들어 막아냈다. 그 순간 진도하는 기회를 잡고 땅에서 일어섰다.쨍.칼과 검이 맞부딪혔다. 은소혜는 몇 걸음 뒤로 물러났고 김민식은 미동도 하지 않았다.“너 저놈을 돕겠다는 거냐?”김민식은 은소혜를 비웃으며 말했다.은소혜가 대답하려던 찰나 진도하는 재빨
“하하...”진도하도 따라서 웃기 시작했다.“혹시 그쪽이 우리 스승님을 무서워하는 거 아니에요?”김민식은 잠시 멈칫하며 얼굴에 분노가 스쳤다. 사실 그는 남궁 장로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아들의 원수를 지금까지 참았을 리가 없다.하지만 이제는 두려워할 것이 없었다. 그는 이미 남궁 장로가 일주일 전 청룡성을 떠났다는 확실한 정보를 얻었기 때문이다.‘역시 우리 스승님을 무서워하는 거네요.”진도하는 입가에 피가 맺힌 채로 웃으며 말했다.김민식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음산한 눈빛으로 진도하를 노려보았다.진도하는 계속해서 말을 이어갔다.“생각해 봐요. 우리 사이에 앙금이 있다는 걸 알고 있는 스승님이 왜 굳이 이 시점에 청룡성을 떠났겠어요?”김민식은 순간 당황했다. 마음속에 불길한 예감이 스쳐 지나갔다.‘그러게. 남궁 장로는 나와 진도하의 관계를 알고 있는데 왜 하필 지금 이 시기에 청룡성을 떠났을까?’“혹시 우리 스승님이 떠나기 전에 그쪽을 없앨 수 있는 무언가를 내게 주고 가지 않았을까요?”진도하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김민식은 진도하를 흘깃 보았다. 마음속의 불길한 예감은 더욱 강해졌다.사실 진도하는 김민식을 겁주고 있는 것뿐이었다. 시간을 끌고자 일부러 그런 말을 한 것이다. 남궁 장로는 그에게 김민식을 상대할 만한 무언가를 주고 간 적이 없었다.그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김민식이 무작정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서였고 또 하나는 체내에서 미친 듯이 기운을 돌려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였다.곧 진도하는 품속에서 무언가를 꺼냈다.김민식은 진도하의 손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남궁 장로가 그에게 무엇을 남겨주었는지 확인하려 했다.진도하는 김민식의 반응을 보며 웃었다.“겁낼 것 없어요. 그냥 기운을 보충하는 약일 뿐이에요.”그렇게 말하며 진도하는 약병을 열어 약 한 알을 꺼내 입에 넣었다.사실 이마저도 김민식을 속이기 위한 것이었다. 그가 먹은 약은 부상 치료용이었다. 아까 김민식의 여러 차례 공
용음검은 그동안 진도하가 위기에 처했을 때마다 스스로 적을 향해 공격했다. 그 위력은 상상 이상이었다. 최소한 진도하가 직접 사용할 때보다 몇 배는 강력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아무리 소환해도 용음검은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진도하는 속으로 탄식할 수밖에 없었다. 김민식의 검이 자신에게 점점 다가오고 있는 지금, 그는 절박해졌다.“죽어라!”김민식이 크게 외치며 진도하에게 더 가까이 다가왔다.그때였다.쓱.용음검이 갑자기 날카로운 소리를 내더니 땅에서 튕겨 올라와 진도하의 손에 날아들었다.진도하는 답답한 표정으로 용음검을 바라보며 말했다.“난 네가 알아서 저 사람을 공격하라는 뜻이었는데 내 손에 오면 뭐 하자는 거야? 나도 저 사람 이길 방법이 없어!”그렇게 말하면서도 진도하는 어쩔 수 없이 용음검을 휘둘러 김민식의 공격을 막아야 했다.김민식의 이번 검격은 특별한 검술을 사용한 것이 아니라 단순히 휘두르는 것뿐이었다.쨍.두 사람의 검이 부딪치자 진도하는 손목에 마비가 오는 것을 느꼈고 용음검은 다시 땅에 떨어졌다.이 모든 것은 진도하가 예상했던 일이었기에 놀라지 않았다. 그는 공격을 막자마자 곧바로 환허보를 펼쳐 김민식과 20미터 떨어진 곳으로 몸을 이동시켰다.김민식은 크게 분노했다.“도망가려고? 죽어버려!”김민식은 다시 검을 들고 진도하에게 공격을 개시했다. 이제 그는 남궁 장로가 진도하에게 아무런 도움도 남기지 않았다는 것, 그리고 진도하가 대부경 4단계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대부경 7단계인 그에게 진도하는 그저 미약한 존재일 뿐이었다.그를 죽이는 데 검술을 쓸 필요도 없었다. 물론 진도하가 겨우 세 달 만에 대부경 4단계까지 도달한 것은 천재적인 재능을 보여주는 일이었다. 하지만 그래서 뭐? 김민식은 감히 자신의 아들을 죽인 그를 오늘 반드시 없애버리겠다고 마음먹었다. 진도하가 성장할 기회를 주지 않겠다는 결심이었다.김민식의 검이 진도하에게 점점 가까워졌다. 주변에 있는 모든 사람이 숨을 죽이고 있었고 모두가 알
주위 사람들은 모두 믿기지 않는다는 듯 진도하를 바라보았다.“진도하 씨... 저 사람...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지 않아요?”“검이 당장 몸에 닿으려 하는데도 웃고 있잖아요?”“혹시 저 검의 위력을 모르는 게 아닐까요?”사람들은 저마다 다른 반응을 보였다. 진도하를 걱정하는 이도 있었고 그가 곧 죽을 것이라며 비웃는 이도 있었다. 그리고 어떤 이는 아예 무관심하게 고개를 저으며 지켜볼 뿐이었다.“쓸데없는 수작 부리지 마!”김민식은 고개를 세차게 흔들며 다시 검을 휘두르는 속도를 높였다.“날 겁주려고 해봤자 소용없어!”“난 대부경 7단계지만 너는 고작 대부경 4단계에 불과하잖아!”“어떤 수를 쓰더라도 오늘은 네 목숨을 거두겠어!”김민식은 이제 확신했다. 진도하가 무슨 비장의 수를 숨기고 있든 상관없다고 여겼다. 진짜 무언가가 있었다면 진작에 사용했을 것이 아닌가? 굳이 죽음이 목전에 닥친 이 순간까지 미룰 이유가 없었다.게다가 설사 그가 정말로 무언가를 준비해 두었더라도 이미 늦었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검이 이미 진도하의 몸에 닿았으니까.김민식의 검이 진도하의 몸을 감싸고 있는 기운에 닿자 진도하의 눈에 미묘한 아쉬움이 스쳤다.“내 스승님이 분명 그쪽을 상대할 무언가를 주셨다니까... 정말이야... 거짓말이 아니라고.”진도하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왜 내 말을 믿지 않는 거야?”그가 차마 어쩔 수 없다는 듯 말한 뒤 그의 눈빛에 아쉬움이 더 깊어졌다.“쓸데없는 짓 그만해! 빨리 죽어버려!”김민식은 진도하가 뭐라 말하든 믿지 않았다. 비록 진도하에게 무슨 수가 있다고 해도 과연 자신의 검보다 빠를 수 있을까?하지만 바로 그 순간 김민식의 검이 더는 앞으로 나아가지 않았다. 그는 경악에 찬 표정으로 소리쳤다.“너... 너도 절대 영역을 쓸 줄 알아?”“몰랐어?”진도하는 미소를 지으며 김민식을 바라보았다.주위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두 사람이 나누는 대화를 듣지 못했다. 그저 김민식의 검이 진도하의 목 바로 앞에 멈춰서
훽.그 순간 상자에서 갑자기 황금빛이 번쩍였다.김민식은 심상치 않은 기운을 느끼고 황급히 뒤로 물러났지만 이미 늦었다. 한 줄기 빛이 그의 몸을 강타한 것이다.펑.김민식의 몸은 공중으로 날아오르더니 순식간에 산산조각이 났다. 그는 마지막에 비명 한 번 지를 틈도 없이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주변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모두 경악하며 이 믿기지 않는 장면을 바라보았다. 이 광경은 그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분명 김민식이 우세를 점하고 있었는데 왜 그가 죽음을 맞이한 것일까? 그가 어떻게 죽었는지조차 제대로 본 이가 없었다.진도하는 김민식의 시신을 돌아보지 않았다. 그는 다만 손에 들고 있는 네모난 상자를 애처롭게 바라보고 있었다.이 상자는 그의 스승 남궁 장로가 그에게 준 보물로, 목숨을 구할 수 있는 법기였다. 대부경 9단계의 일격을 막아낼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이 상자는 쉽게 얻을 수 없는 귀중한 것이었다.진도하는 이 상자를 무척 아꼈고 고풍서원이나 대초에 도착해서 큰 위험이 닥쳤을 때나 쓰려 했었다. 그러나 김민식의 날카로운 검술에 중상을 입은 그는 어쩔 수 없이 이 상자를 꺼내야만 했다. 그렇지 않았으면 자신의 목숨이 남아있지 않았을 테니 말이다.진도하가 또다시 일부러 용음검을 버렸던 것도 김민식을 방심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 김민식이 자신에게 가까이 다가오면 절대 영역을 사용해 시간을 벌고 그 사이에 이 상자를 꺼낼 계획이었다.그의 예상은 완벽하게 들어맞았다. 이 상자는 단순히 방어만이 아니라 반격할 수 있는 힘도 있었다.진도하는 스승님이 주신 물건이 아무런 쓸모가 없을 리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스승님이 이토록 자신을 믿고 청룡성을 떠난 것도 그 덕분이었다.진도하는 상자를 조심스럽게 집어넣고 산산조각이 난 김민식의 시신을 바라보며 말했다.“내가 거짓말 안 했지? 스승님이 내게 남긴 게 있다고 했잖아.”그때 은소혜와 하현진, 그리고 여섯 형상의 괴물이 진도하에게 달려왔다.“도하야, 괜찮아?”은소혜가 다급하게 물었다.“응,
멀리서 한 인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은빛 갑옷을 입은 그 인물은 위엄이 넘쳤다.진도하는 그 사람을 바라보며 그가 누구인지 추측했다. 김민식의 가병들은 그를 보자마자 몸을 떨며 즉시 한쪽 무릎을 꿇었다.“성주님을 뵙겠습니다!”주변에서 구경하던 일반인들도 모두 땅에 엎드리며 ‘성주님’이라고 중얼거렸다.진도하는 이내 상황을 파악했다. 자신을 잡으려는 이 사람은 바로 청룡성의 성주 하도현이었다.그와 김민식의 결투가 공정했음에도 불구하고 하도현은 왜 나서서 복수를 하려는 걸까? 하지만 성주와 부성주인 두 사람은 가까운 사이였을 것이니, 하도현이 김민식을 위해 나서는 것도 그리 이상한 일이 아니었다.진도하는 전투를 대비하며 마음을 다잡았다.“일어나라!”하도현은 무릎 꿇고 있는 자들을 향해 고개를 끄덕인 후 천천히 김민식 가병들의 포위망 앞까지 걸어 나갔다.그리고 평온한 목소리로 말했다.“뭘 멍하니 서 있어? 당장 너희 주인을 죽인 범인을 잡아들이지 못해?”“알겠습니다!”하도현의 명령에 가병들은 긴 창을 움켜쥐고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갔다. 포위망이 점점 좁혀졌다.은소혜는 칼을 빼들고 진도하 앞을 막아섰고 하도현을 향해 외쳤다.“성주님, 이게 무슨 짓입니까?”“도하와 김민식의 결투는 공정한 싸움이었습니다! 모든 규정을 준수했어요. 그런데 다들 무슨 권리로 도하를 잡으려 하는 겁니까?”그러자 하도현은 은소혜를 힐끔 보며 차가운 말투로 대답했다.“무슨 권리? 좋아, 알려주지. 진도하는 결투 중 비열한 수법을 썼고 나는 청룡성의 성주이기 때문이야!”이에 은소혜는 차가운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청룡성의 성주라는 이유로 마음대로 행동할 수 있다는 거예요?”하도현의 얼굴이 순식간에 굳어졌다. 그는 은소혜를 노려보며 말했다.“내 눈으로 직접 봤어. 진도하가 암기를 사용해 김민식 부성주를 살해한 것을. 그건 결투 규정을 어긴 거라고! 그러니 진도하를 잡는 것이 당연하지 않아?”“하하...”은소혜는 그를 비웃으며 말했다.“누가 당신과 김민식이 한통
하도현은 은소혜를 향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네가 나의 공무를 방해하려 든다면 네가 아무리 여자라 해도 너를 꺾는 것쯤은 가차 없이 할 테니 그리 알아!”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하도현의 몸에서 엄청난 기운이 뿜어져 나왔다.“대부경 8단계!”“성주님이 대부경 8단계의 고수였어!”주위의 모든 이들이 그 사실을 알아차렸다. 은소혜 역시 마찬가지였다.그러나 은소혜는 여전히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대부경 8단계가 뭐 대단하다고 그래요?”하도현은 평온하게 대답했다.“뭐 별 거 없지. 하지만 너를 죽이기에는 충분해.”그러고는 덧붙였다.“네가 태초서원의 무신이라 해서 내가 감히 손을 못 댈 거라 생각하지 마.”곧 은소혜는 반박하려 입을 열었으나 진도하가 고개를 저으며 만류했다.“소혜야, 너는 물러서.”은소혜는 하려던 말을 삼키고 결국 진도하의 곁으로 내려왔다. 그러나 여전히 분노를 억누르지 못한 듯 그녀의 손에 든 칼은 거두어지지 않았다.진도하는 차가운 눈빛으로 하도현을 바라보며 물었다.“정말로 죽은 사람을 위해 복수할 생각이야?”진도하는 도무지 하도현이 왜 지금 이 순간에 나서서 자신을 잡으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저 김민식의 복수를 위해서일까? 정말로 그 이유뿐이라면 하도현은 즉시 공격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자신을 잡으려 하는 이유가 뭘까?하도현은 진도하를 쳐다보지도 않고 엄숙하게 말했다.“나는 그저 법대로 하는 것일 뿐이야! 네가 김민식과의 결투에서 암기를 사용한 것을 똑똑히 봤거든. 그건 분명 규정을 어긴 행위야.”잠시 말을 멈춘 하도현은 다시 이어갔다.“넌 오늘 나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어. 네가 대부경 8단계의 힘을 갖고 있지 않은 이상 말이야.”“하지만 너는 그렇게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지 않지. 그러니 넌 내 충고를 받아들여 순순히 잡히는 것이 모두에게 좋을 거야.”그러자 진도하는 미소를 지은 채 은소혜와 하현진을 바라보며 말했다.“너희는 잠시 밖에서 기다려줘.”“그럼 너는?”“형님은요?”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