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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9화

“왜 몸을 움직일 수 없게 되고 기절했는지조차 전혀 모르겠어.”

은소혜는 조용히 고개를 돌려 진도하가 숨어 있는 쪽을 바라봤다. 진도하의 목소리를 들은 순간 그녀는 이미 진도하의 위치를 눈치챈 것이 분명했다.

진도하도 그들이 갑자기 움직이지 못하고 기절한 원인이 분명 저 여섯 형상의 괴물 때문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그게 어떻게 가능했던 걸까?

‘혹시 독을 썼나?’

그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

모두가 수련을 통해 독이 통하지 않을 정도의 내성을 가진 자들이라 흔한 독으로는 전혀 효과가 없을 것이다.

지금은 그 이유를 따져볼 때가 아니었다. 진도하는 은소혜에게 다시 말을 보냈다.

“넌 계속 기절한 척해. 내가 너희를 구할 방법을 생각해볼게.”

은소혜는 그 말을 듣자마자 심각한 표정으로 말했다.

“먼저 안전을 확보해야 해. 절대 무리하지 마.”

“걱정하지 마. 난 알아서 할 테니까.”

진도하가 대답했다.

그러나 은소혜는 여전히 불안해하며 덧붙였다.

“저 이형수 왕이 지금 널 찾고 있는 것 같아. 그러니까 제발 우리를 구하려고 무리하지 마. 널 찾지 못하는 한 우리에게는 손을 대지 않을 거야.”

그 말을 들은 진도하는 순간 크게 놀랐다.

‘여섯 형상의 괴물이 나를 찾고 있다고?’

“그걸 어떻게 알았어?”

진도하가 묻자 은소혜는 단호하게 대답했다.

“그건 중요하지 않아. 어쨌든 지금 이형수 왕이 다른 이형수들을 보내 널 찾고 있는 건 확실해. 네가 지금 해야 할 일은 들키지 않는 거야. 우리를 구하는 건 나중에 더 좋은 기회가 올 때 해도 늦지 않아.”

진도하는 침묵하며 깊이 생각에 잠겼다.

그때 은소혜가 다시 말을 보냈다.

“참, 내 몸속의 기운이 평소의 10분의 1밖에 안 남아 있어. 너에게 말은 보낼 수 있지만 저것들과 싸우는 건 무리야.”

그러고는 말을 덧붙였다.

“다른 사람들도 아마 상황이 같을 거야. 다들 기운이 거의 다 소진됐어. 그러니 네가 우리를 구하기 전에나 구한 후에도 아무도 널 도와줄 수 없을 거야.”

은소혜의 말에 진도하는 멍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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